안질환에 시력잃고 아내는 대장암
상태바
안질환에 시력잃고 아내는 대장암
  • 윤종원
  • 승인 2005.04.20 08: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안질환으로 두눈의 시력을 잃어가는데다 설상가상으로 최근 아내마저 말기 암 판정을 받은 경찰관의 사연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있다.

강원도 춘천경찰서 신북지구대 최승찬(36) 경장이 난치성 포도막염(베체트병)에 걸린 것은 지난 97년 3월.

이후 매달 서울을 오가며 통원치료를 받고 있는데도 마땅한 치료법이 없는 탓에 왼쪽 눈의 시력을 거의 잃고 오른쪽 눈도 상태가 점점 악화돼 바로 앞 사람도 알아보기 어려운 정도가 됐다.

업무가 어려울 정도로 상태가 나빠졌지만 근속연수가 10년 남짓한 최 경장으로서는 연금혜택도 받을 수 없고 공상(公傷)처리도 기대할 수 없어 확대경에 의존하며 근무를 계속해왔다.

그러나 언제까지 근무할 수 있을 지는 기약할 수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최 경장의 아내 김영자(38)씨는 만약을 대비해 2년전 스포츠 마사지 자격증을 취득해 생계를 돕고 있었다.

그러던 김씨가 최근 아랫배의 통증을 호소하며 쓰러졌고 병원으로부터 대장암 4기라는 청천벽력같은 판정을 받게 됐다.

이미 간으로까지 전이돼 손쓸 수 있는 시기가 아니었다.

현재 김씨는 서울대병원에서 항암치료를 받고 최 경장은 휴가내 아내를 간호하고 있다.

초등학교 4학년과 2학년인 최 경장의 딸과 아들은 현재 시골에서 올라온 할머니가 돌보는 상황이다.

평소에도 최씨의 딱한 사정을 안쓰러워하던 동료들은 설상가상으로 부인마저 말기 암 판정을 받았다는 소식을 듣고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동료 경찰관은 "불편한 눈으로도 가족을 생각하며 열심히 근무하던 최 경장에게 왜 이런 불행이 겹쳤는지 모르겠다"며 "어린 아이들을 생각해서라도 최 경장이 힘낼 수 있는 실질적인 도움이 주어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19일 신북지구대 직원들은 십시일반으로 주머니를 털어 모은 70만원을 최 경장 가족에게 전달했고 춘천경찰서도 전직원을 상대로 모금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