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편들은 고혈압, 대사증후군, 당뇨병 등 심뇌혈관질환, 아내들은 우울중, 불면증 등의 정신질환에 시달리며 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김영식 교수팀은 40대 이상 부부 500쌍을 대상으로 건강습관과 질병양승을 비교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11월30일 밝혔다.

김영식 교수는 가정의학회에서 일차의료 가족 코호트 책임연구를 맡고 있으며 가족의 환경과 개인의 건강습관이 건강과 질병발생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하기 위해 지난해 4월 전국 24개 병의원 가정의학과를 방문한 40-74세 부부 500쌍을 대상으로 건강습관과 질병양상을 비교했다.

연구대상인 남편들의 평균나이는 59.2세로 아내들보다 3.4세 많았고 교육수준이 다소 높았다.

건강습관을 분석한 결과 남편들의 격렬한 신체활동은 31.6%로 여성 20.5% 보다 많았으나 흡연은 남편 23.2%, 아내 1.6%, 음주는 남편 31.4%, 아내 2.9%으로 평소 식습관이 좋지 않았다.

또한 남편들이 아내들보다 우유 등 유제품과 과일 섭취가 적었고 외식과 야식은 더 많았다.

위암검진은 부부 간 비슷했지만 대장암 검진은 남편들이 70.4%로 아내들의 53.9% 보다 많이 받았는데 이는 직장 건강검진 때문으로 추정된다.

부부들의 질병상태를 분석한 결과 고혈압, 대사증후군, 당뇨병의 유병률이 남편들에서 각각 46.3%, 46.1%, 27.2%로 아내들의 33.0%, 34.9%, 12.0% 보다 높았다.

또 정신건강에 해당하는 우울증과 불면증 유병률은 아내들에서 각각 19.4%, 46.3%로서 남편들의 10.5%, 33.7% 보다 높았다.

김영식 교수는 "국내에서 생활습관병의 발병요인을 규명하기 위한 가족코호트가 거의 없는 실정이며 일차의료 가족 코호트 구축 연구를 시작으로 세대 간 생애에 걸친 건강위험 요인의 가족 내 전파경로를 추적 관찰해 가족과 건강의 상호작용을 규명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박현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