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의학 세계화의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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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의학 세계화의 비결
  • 박현
  • 승인 2009.03.31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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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엘쉐링 임상의학상 수상계기로 살펴본
2009년 3월19일 대한의학회에서 주관하고 바이엘쉐링제약에서 후원하는 바이엘쉐링임상의학상의 수상자로 서울대학교병원 핵의학과 정준기 교수가 선정된 것은 개인의 업적과 더불어 지난 50년간 임상핵의학 분야의 비약적 발전을 이룬 핵의학에 대해 의학계가 그 공로를 인정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와 같은 성취는 서울의대 핵의학교실의 환상적인 팀플레이의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서울의대 핵의학교실은 이명철 교수-정준기 교수-이동수 교수로 이어지는 드림팀으로 각자의 역할분담이 철저하게 이루어져 있다.

이명철 교수는 기반구축 및 외부협력, 정준기 교수는 정착과 내실 추구, 이동수 교수는 진료 및 연구의 심화를 담당해 왔다. 특히 지난 30년간 이 분야 토대를 구축하고 세계화를 선도한 이명철 교수의 숨은 노력이 결정적이었다.

▲핵의학 토대 구축일지

핵의학의 발전과정을 보면 △1993 이명철 교수 우리나라 핵의학 진료과목 성립 △1994 이명철 교수 우리나라 최초 PET 도입 △1995 이명철 교수 우리나라 핵의학 전문의 제도 설립 주도 △1997 이명철 교수 서울의대 핵의학교실 창립 △2000 이명철 교수 세계핵의학회 회장(2002-2006) 으로 리더십 발휘 △2001 이명철 교수 아시아지역핵의학협력체 창설 초대의장 △2002 이명철 교수 대학원 협동과정 방사선응용생명과학 전공 창설 △2002 이명철 교수 한국 PET협의회 창립 △2003 이명철 교수 사단법인 원자력응용의학진흥협회 창립 △2006 세계핵의학회 서울 개최 △2008 이명철 교수 제6차 세계동위원소대회 조직위원장 등으로 대별된다.

▲첨단 학문분야에서 임상일선의 진료과로 변화에 성공

핵의학은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이문호-고창순 교수에 의해 국내에 도입됐다.

1959년 방사성동위원소가 국내 최초로 의료에 이용되고 1960년 방사성동위원소진료실이 창설되고 1961년 대한핵의학회가 창립될 시기만 해도 핵의학은 내과학 또는 방사선과학 전공학자들의 세부 전공으로서 첨단의 학문 분야일 뿐이었다.

그러나 현재 핵의학은 매년 1천500만 건의 검체검사와 55만 건의 일반영상검사, 20만 건의 PET, 2만 건의 방사성동위원소 치료가 이루어지는 중요한 임상 일선의 진료과가 됐다.

이러한 발전에는 무엇보다도 당시 대한핵의학회 이사장 이명철 교수가 전문의추진위원장으로서 혼신의 노력으로 주도한 1993년 의료법 개정에 의한 진료과목 독립, 1995년 핵의학 전문의 제도 도입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이로써 핵의학분야의 전문의를 양성할 과정이 비로소 확립됐고 핵의학은 전문성을 확보해 더 깊이 있고 신뢰할 수 있는 진료가 가능해졌다. 현재 전국 160개의 의료기관에서 200 여명의 핵의학 전문의와 73명의 전공의가 국민 건강에 기여하는 방사성동위원소의 의학적 이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신의료기술 도입 및 대중화의 모범, PET

현재 거의 모든 암 환자들에게 핵의학과는 너무나 익숙한 진료과이며 그 배경에는 PET(양전자방출단층촬영)의 대중화가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1994년 서울대학교병원에 국내 최초로 PET 장비가 도입됐을 때 도입 자체에 수많은 난관이 있었다. 750만 달러라는 엄청난 투자와 운영 노하우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당시 서울대학교병원 핵의학과 과장이던 이명철 교수는 PET이 국민건강 수준의 향상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장비라는 강력한 의지로 도입을 이루어냈고 이후 PET은 그 유용성을 인정받고 확산되어 15년이 흐른 현재 국내에 130대가 넘게 보급되기에 이르렀다.

2002년 11월에는 한국PET협의회를 창립하고 기획심의위원장으로 이명철 교수가 협의회회장으로 정준기 교수가 활약해 PET의 임상적용 확대 및 새로운 PET용 방사성의약품의 도입에 크게 기여했다. PET 검사는 매년 꾸준히 성장해 이제 한 해 20만여 건이 넘는 검사가 시행되고 있으며 우리나라 사망원인 제1위인 암과의 싸움에 있어 없어서는 안 될 무기가 됐다.

▲마법총알을 구현하고 있는 방사성동위원소 치료

갑상선암은 6대 암 중의 하나로서 최근 증가율이 가장 높은 암이며 특히 젊은 여성에게서 호발해 건강을 위협하는 암이다. 그런 반면 갑상선암은 가장 치료성적이 좋은 암으로서 ‘암’이라는 일반적 인식에 걸맞지 않게 90%가 넘는 사람이 10년 이상 생존하는 암이다.

이는 다른 암과 달리 갑상선 암에 있어서는 수술, 항암화학요법, 외부방사선조사 치료 이외에 방사성옥소 치료라는 강력한 치료수단이 있기 때문이다. 방사성옥소 치료는 약제가 표적을 찾아가 선택적으로 치료하는 ‘마법총알’을 구현하고 있는 치료법이다.

방사성옥소 치료는 이문호, 고창순 교수의 선구적 업적을 바탕으로 국내에서도 50여 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처음부터 현재의 형태와 같았던 것은 아니다.

여러 핵의학자들에 의해 고용량 요법, 안전영역의 외래치료 요법, 갑상선 절제술 후의 방사성옥소 절제술, 방사성옥소를 이용한 환자 모니터링 방법 등이 개선되고 적용되어 왔다.

특히 정준기 교수는 레티논산 병용요법 및 최대안전용량치료법 등을 도입, 적용하여 난치성 갑상선암 환자의 치료에 크게 기여해 왔으며 갑상선암 이외의 환자들을 위한 방사성동위원소 치료를 꾸준히 연구하고 있다.

▲세계 핵의학의 중심, 대한민국 핵의학

지난 50여 년간의 발전에 힘입어 대한민국 핵의학은 국제 핵의학계에서도 이제 지역에서 중심으로 위치를 옮겼다.

1984년 제3차 이문호, 고창순 교수의 아시아대양주 핵의학회의 개최를 시발점으로 국제 핵의학계에서 중추적 위치를 차지하기 시작한 대한민국 핵의학은 2000년 세계핵의학회(WFNMB) 회장국으로 선출되어 세계 핵의학의 중심에 서게 됐다.

이명철 교수는 세계핵의학회를 유치하기 위해 선정 10년 전부터 주요 학회 때마다 각국 대표를 초대하는 한국의 밤을 열어 한국의 위상을 알렸고 2002년부터 2006년까지 세계핵의학회 회장으로 재임하면서 세계 핵의학계의 상호협력과 특히 후진국 핵의학의 발전을 지원하는 데 노력을 기울였다.

이 노력의 일환으로 이명철 교수는 2001년 아시아지역 개발도상국의 핵의학을 지원하기 위한 아시아지역핵의학협력체(ARCCNM)를 창설해 그 정신을 수립하고 초대의장을 역임했으며 현재는 정준기 교수가 2대 의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아시아지역핵의학협력체는 산하에 아시아핵의학학교(ASNM)를 설립해 개발도상국 의사들의 교육을 지원하고 있다.

이명철교수는 2003년 8월에는 사단법인 원자력응용의학진흥협회를 창립해 핵의학전문인에 대한 체계적인 리더십교육과 포럼을 통한 핵의학 진흥에 힘썼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서울대학교병원의 이명철 교수를 중심으로 한 핵의학교실의 노력을 인정해 2004년 세계 유일의 ‘핵의학분자영상 협력센터’로 서울대학교병원을 지정하였고 국제적 교육 활동을 하고 있다.

세계 핵의학계의 주요 연구성과가 종합되는 미국 핵의학회(SNM)에서 대한민국은 지난 10여 년간 발표 논문 수가 급격히 증가해 현재 130여 편을 발표해 미국, 일본, 독일에 이어 세계 4위 수준에 있다.

이를 기반으로 최근에는 전세계적으로 첨단의학의 대명사가 된 분자영상학 분야에도 대한민국 핵의학은 선도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명철 교수, 정준기 교수, 이동수 교수는 미국핵의학회지, 유럽핵의학회지의 편집위원이며 정준기 교수는 아시아분자영상협의회(FASMI) 설립을 주도했고 세계분자영상학회(WMIC)에도 집행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학제간연구의 선두주자, 핵의학

이러한 기반에는 핵의학 의사들의 노력도 컸지만 기초과학과 임상의학의 접점이라는 핵의학의 기본적 특성에 충실하게 운영되어 온 핵의학계의 모범적 연구환경이 큰 기여를 했다.

이명철 교수는 일찍이 의용생체공학회, 방사선방어학회, 뇌기능매핑학회, 대한핵의학회의의 회장, 방사선생명과학회, 방사성동위원소협회의 부회장을 맡거나 창설에 주도적 역할을 했으며 정준기 교수는 대한분자영상학회, 대한혈관영상연구회, 핵의학영상 및 기기연구회를 창설했다.

이명철 교수는 1997년 서울의대 핵의학교실 및 2002년 대학원 협동과정 방사선응용생명과학전공을 설립을 주도해 주임교수로서 오랫동안 후진 양성에 매진함으로써 여러 분야의 융합적 연구와 인적교류를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현재 핵의학 분야에는 260 여명의 의사(전문의, 전공의)와 더불어 110여 명의 기초과학 전공자들이 연구에 참여하고 있으며 이들은 방사화학, 물리학, 전자공학, 분자생물학 등 다양한 전공분야에 바탕해 핵의학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이와 같이 대한민국 핵의학은 지난 50 여년 간 수준 높은 진료, 선도적인 연구, 국제협력 활동 등 모든 면에서 뛰어난 성과를 보여 왔으며 이러한 발전의 배경에는 이명철, 정준기 교수 등의 열정적인 노력과 故 이문호, 고창순, 박용휘 등 원로 핵의학자들의 선구자적 역할이 있었다.

이제 바이엘쉐링임상의학상의 수상으로 그간의 공로와 기여를 인정받은 핵의학은 더욱 훌륭한 진료와 연구, 국제활동 등으로 국민건강의 향상과 의학의 발전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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