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연소 심장이식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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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소 심장이식 성공
  • 김명원
  • 승인 2005.03.24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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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kg 아기에 40kg 뇌사자 심장 이식
체중 40kg의 뇌사자 심장을 10kg의 아기에게 이식하는 고난도 심장이식 수술이 국내 처음 성공했다.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윤태진(소아심장외과) 교수와 김영휘(소아심장과) 교수는 최근 확장성 심근증으로 생후 30개월 만에 생과 사의 갈림길에 있던 체중 10kg의 정모 아기(여, 3세)에게 40kg인 뇌사자의 심장(남, 9세)을 성공적으로 이식했다고 밝혔다.

이번 성공은 지난 2002년 12월 서울아산병원에서 세운 42개월 남자 어린이 국내 최연소 심장이식 수술 기록을 갱신한 것.

기증자의 몸무게에 비해 수혜자의 몸무게가 1/4 밖에 안 되는 이번 심장이식 수술의 성공은, 기증자-수혜자 사이 몸무게 차이가 최대 절반을 넘지 못한다는 지금까지의 의학적 한계를 극복했다는 점에서 학계로부터 주목을 받고 있다.

뇌사자 심장 기증이 열악한 우리나라의 장기기증 문화에서 심장이식을 기다리는 많은 심장이식 대기자들에게 기증과 수혜의 기회의 폭을 획기적으로 넓혀 말기 심장 질환자들에게 큰 희망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평가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모 아기는 수술 후 안전한 예후 관찰기간인 2주가 지난 현재 매우 양호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윤 교수는 정모 아기가 태어나면서부터 선천적인 확장성 심근증 때문에 심장 기능이 정상의 20%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고 말하고, 유일하게 정모 아기를 구할 수 있는 심장이식을 위해 뇌사자 가운데 심장 기증자를 기다려 왔다.

지난 10일 인천의 모 종합병원에서 뇌사자가 생겨 심장을 기증한다는 소식을 듣고 의료진이 급히 달려갔으나 기증자의 몸무게가 40kg으로 10kg 밖에 안 되는 정모 아기에게 심장을 이식하기에는 매우 곤란했다.

일반적으로 기증자의 체중이 수혜자 보다 2배 이상 많이 나갈 경우에는 과혈류증후군이 나타나 생명이 위험할 수 있고, 심장의 부피가 커서 수술 부위를 정상적으로 닫지 못해 감염증으로 인해 사망에 이를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윤 교수팀은 그러나 여기에서 포기하지 않고 기증자의 심장 크기를 비교해 정모 아기에게 이식할 수 있는지에 대한 정밀한 연구 끝에 가능할 것이라는 판단을 내리고 곧바로 심장이식 수술을 시행하게 된 것이다.

다행이 정모 아기가 확장성 심근증으로 인해 심장이 차지하고 있던 공간이 정상보다 확대되어 있어서 기증자의 심장을 정모 아기에게 이식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리게 된 것이다.

윤 교수는 "정모 아기의 경우 확장성 심근증으로 인해 심장 근육의 탄력성이 떨어지고 박동 능력이 저하돼 정상 심장에 비해 20%의 기능만 유지된 채 의학적으로 연명되고 있었다"며 "심장이식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끝내 사망할 수밖에 없어 새로운 생명을 얻은 경우"라고 말했다.

또 윤 교수는 "수술 받기 전에는 말기 심장병에 의한 호흡곤란으로 24시간 내내 눕히지 못하고 만삭인 어머니가 안고 지내야 했으나, 수술 후 정상적인 생활과 성장 발육이 이루어질 수 있게 되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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