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인 치매 인식수준 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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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노인 치매 인식수준 낮아
  • 박현
  • 승인 2009.08.17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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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인식도 점수 100점 만점에 60점으로 매우 낮아
2008년도 보건복지가족부가 65세 이상 한국 노인 8천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치매 인식도 조사에서 한국노인의 치매에 대한 인식수준이 100점 만점에 약 60점 수준으로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분당서울대병원(원장 정진엽) 신경정신과 김기웅 교수에 따르면 “이는 일본 등의 선진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점수로 치매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 홍보가 절실하다”고 피력했다.

또한 연구결과 “치매 인식도는 학력이 낮고 연령이 높을수록 저조했으며 도시지역 거주자에 반해 저학력 고령자의 비율이 높은 농촌 지역 거주자 및 여성에게서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치매 인식도 점수는 15개 문항에 대한 15점 만점으로 점수가 높을수록 치매에 대한 인지가 높다는 것을 의미하며 연구결과 전체 평균 점수는 9.3점(표준편차 1.9점)이었고 100점으로 환산하면 61.9점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김기웅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우리나라 사람들이 치매에 대해 잘못 알고 있는 지식으로 인해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음을 지적했다.

치매 인식도를 묻는 15개 문항 중 5문항(노인은 100명중 한 명 꼴로 치매에 걸릴 수 있다, 부모가 치매 환자면 자식도 치매에 걸리게 된다, 옛날 일을 잘 기억하면 치매가 아니다, 치매는 치료가 불가능하다, 치매환자는 모두 장애인으로 등록할 수 있다)의 정답률이 50%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항목별로 자세히 살펴보면 “노인은 100명 중 한 명꼴로 치매에 걸릴 수 있다”라는 문항에 대한 정답률은 31.1%로, 치매가 얼마나 흔한 병인지에 대해 일반인의 상식을 알아보기 위한 질문인데 100명중 한명은 실제 유병률에 비해 매우 낮은 수치임에도 불구하고 치매가 노인인구에서 매우 흔한 병임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김기웅 교수는 “이런 인식의 결과는 치매의 조기발견 및 치료에 부정적인 영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며 “치매는 노인에서 매우 호발하는 질병으로 65세 이상의 노인들은 자신과 배우자의 인지기능에 대해서 늘 주의 깊게 관심을 가지고 이전과의 작은 변화에도 전문가와 상담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또한 “부모가 치매환자면 자식도 치매에 걸리게 된다”라는 문항의 정답률은 32.8%로 실제 치매는 유전적인 경향성은 있지만 유전병은 아님에도 불구하고 환자와 자녀들은 막연한 불안과 공포감을 느끼면서 병을 피할 수 없는 운명처럼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또한 병의 적극적인 조기발견과 치료에 방해가 되는 요인으로 나타났다.

“옛날 일을 잘 기억하면 치매가 아니다”라는 문항의 정답률은 26.8%로 가장 잘못 알고 있는 지식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최근 일에 대한 기억력 저하가 있더라도 과거 일에 대한 기억을 유지하고 있으면 치매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으나 이는 잘못된 지식이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김기웅 교수는 “이런 잘못 알고 있는 지식으로 인해 기억력 저하가 상당히 진행된 후에야 치매에 대한 평가를 받기 때문에 치매에 대한 조기진단의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또한 “치매는 치료가 불가능하다”라는 문항의 정답률은 39.2%로 치매의 치료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60% 이상이나 될 정도로 치매치료에 대한 일반인의 생각이 매우 부정적임을 시사했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실제 모든 치매 중 약 10% 정도는 완치가 가능하고 30% 정도는 치매의 진행을 멈출 수 있으며 또 나머지 60%는 증상을 완화시켜 병의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으므로 치매인식에 대한 적극적인 대국민 홍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치매교육을 받은 사람들의 치매인식도 평균점수는 9.5점(표준편차 1.8점)으로 치매교육을 받지 않은 사람들의 9.3점(표준편차 1.9점) 보다 유의하게 높았다. 그러나 조사대상의 3.8%만이 치매교육을 받은 적이 있고 나머지 93.7%는 치매에 대한 교육을 받은 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치매에 대한 지식습득 경로는 방송이 45.3%로 가장 높았으며 그 다음으로 이웃을 통한 경우가 19.1%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 외 신문, 보건소, 병원을 통한 정보습득은 각각 10% 미만이였으며 치매에 대한 지식을 전혀 얻지 못한 경우는 14.3% 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웃과 같은 비전문적 경로를 통해 치매지식을 습득한 경우는 치매인식도 평균점수가 9.1점으로 전체 평균점수 9.3점보다 유의하게 낮게 나와 비전문가를 통한 정보습득은 오히려 치매에 대한 편견과 오해를 조장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따라서 분당서울대병원 신경정신과 김기웅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 치매에 대한 잘못된 지식은 치매의 조기진단 및 치료의 방해 요인으로 작용한다”며 “치매에 대한 적극적이고 체계적인 교육과 홍보를 통해 치매에 대한 올바른 지식을 전달해 치매 인식도를 높이는 과정이 절실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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