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의는 하나마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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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의는 하나마나입니다."
  • 최관식
  • 승인 2009.06.04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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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준선 제약협회장, 안국약품 연루 부당판촉 관련해 사과
"결의는 하나마나입니다. 6월 25일 다시 만나 회장으로서 부탁과 각오를 말할 계획입니다."

어준선 한국제약협회 회장은 최근 안국약품이 협회 내 공정경쟁준수위원회에 부당판촉 건으로 내부고발된 것과 관련해 이날 상위 10개사 사장단 회의를 가진 직후 이같이 말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어준선 회장이 공식적으로 사과를 한 후 사후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었으나 참석자들이 모두 굳게 입을 다문 가운데 특별한 결론 없이 25일 다시 회의를 갖기로 하고 헤어졌다고 어 회장은 전했다.

어 회장은 "회장에 취임하면서 리베이트 문제를 가장 우선적으로 해결하겠다고 강조했던 사람이 주주로 있는 회사가 걸렸는데 할 말이 뭐가 있겠느냐"고 운을 뗀 뒤 "공정경쟁준수위원회에서 철저하게 조사해 결론이 나면 그 결과를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1969년 부회장 때 거래질서위원장을 맡아 수차례 결의대회를 가진 적이 있으나 아무리 다부지게 결의해도 나중엔 안 지키더라"며 "결의는 아무리 해도 소용이 없으며 25일 결의 차원이 아닌 다른 형태의 결론을 이끌어 낼 구상을 갖고 있다"며 여운을 남겼다.

어준선 회장에 따르면 내부제보자는 회사 감사실에 비리혐의가 적발돼 법인카드 사용한도가 절반으로 줄어들자 돌연 사표를 쓰고 퇴사한 부장급 직원으로 알려졌다.

동아제약 유한양행 한미약품 녹십자 대웅제약 중외제약 보령제약 등 상위권 제약사들이 대부분 참석한 4일 회의에서는 또 7월 11일부터 적용되는 부당거래행위에 대한 보건복지가족부장관 직권 20% 범위 내에서의 약가인하가 제약산업을 위축시키는 법안이라는 데 의견을 모으고 제약계의 의견을 모으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회장사의 내부고발 건은 차치하더라도 최근 K제약이 무차별적인 리베이트를 살포했다는 내용이 방송을 통해 알려진 데다 불과 몇 달 전에는 국내 굴지의 제약회사가 거액의 리베이트를 제공해 물의를 빚은 바 있어 제약계를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이 곱지 않아 당국을 설득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 최근에 전재희 보건복지가족부장관까지 초청한 가운데 대국민 결의대회를 가진 바 있는 제약계가 당시 외친 구호가 채 잦아들기도 전에 또다시 리베이트 파문에 휩싸이면서 제약계의 자정노력은 한계를 드러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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