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영화> 엘렉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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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영화> 엘렉트라
  • 윤종원
  • 승인 2005.01.14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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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명의 여전사가 나타났다. `터미네이터"의 린다 해밀턴이나 `에일리언"의 시고니 위버, 혹은 `툼레이더"의 안젤리나 졸리 등의 계보를 잇지만 훨씬 강력하다. 단적으로 직업이 아예 전문 킬러다.

제니퍼 가너(33). 요즘 미국인들은 그녀를 `최고의 건강 미인"으로 꼽는다. 전형적인 미인은 아니지만 군살을 바싹 태운 호리호리하면서도 단단한 몸매의 그녀는 TV 인기 시리즈 `앨리어스"와 영화 `데어데블"에서의 시원하고 파워풀한 연기로 요즘 확실하게 주가를 날리고 있다.

와중에 탄생한 `엘렉트라"는 현재 대중을 사로잡고 있는 가너의 이미지를 최대한 부각한 영화다. 주인공 엘렉트라는 무예의 달인이자 동물적 감각을 타고난 인간살인 병기. CIA 비밀공작원으로 출연 중인 `앨리어스"에서의 날렵하고 지적인 이미지를 더욱 강화해 액션 스타로 거듭났다. 마치 기름기 한방울 없는 닭가슴살을 연상시킬 정도(미국인들은 닭가슴살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아는 사람은 알 것이다).

이미 `데어데블"에서 맹인이면서도 무술의 고수로 출연했던 그는 `엘렉트라"에서는 시력이 좋은 것은 물론, 미래를 내다보는 `키마구레"라는 능력도 갖고 있다. 또 눈깜짝할 사이 스르륵 위치 이동을 하기도 한다.

이러한 `엘렉트라"는 `데어데블"을 통해 그녀가 인기를 얻자 할리우드가 발빠르게 기획한 영화. 확실하게 액션을 선보인다. 여느 액션 영화와 다른 점은 주인공이 여자라는 것. 새빨갛고 섹시한 의상으로 몸매를 드러낸 채 긴머리를 휘날리며 삼지창을 양손으로 휘두르는 그녀의 모습은 쿨하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내용은 단순 그 자체. 절대악을 위해 싸우는 영웅의 이야기는 지극히 1차원적이다. 그나마 좀 차별화를 이루는 것은 그녀가 처음부터 영웅은 아니라는 것. 원래는 사람을 죽이는 것을 업으로 삼고 있다가 어느날 한 부녀를 만나면서 절대악과의 싸움에 뛰어든다. 영화에서 절대악은 암살자 집단 `핸드"로 묘사된다(핸드가 `킬 빌"의 암살자 집단 "데들리 바이퍼"를 떠올리게 하는 것은 제작사로서도 어쩔 수 없었을 것 같다).

액션 블록버스터답게 컴퓨터그래픽(CG)에도 공을 들였다. 그중 가장 신선한 장면은 동물 문신에서 동물이 실제로 튀어나오는 것. 암살자 중 `타투(tatoo)"는 온몸에 각종 동물 문신을 새겨넣고 필요할 때마다 동물을 불러낸다. 검은 표범들이 몸에서 뿜어져나와 한줄기 섬광처럼 이동하는 모습은 대단히 인상적이다.

제니퍼 가너의 활약을 즐기는 와중에 핸드의 리더인 한국계 2세 윌윤리(한국명 이상욱)의 등장이 반갑게 느껴진다. `007어나더데이"에서 북한군문 대령 역으로 출연했을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훨씬 인물이 살아난 그는 주조연을 맡아 관객의 뇌리에 확실한 흔적을 남긴다. 사무라이 같은 이미지라 한가닥 아쉬움이 들기도 하지만 극중 무술의 고수인 그는 깔끔하고 섹시한 이미지로 어필한다. 이 영화가 발판이 됐는지 얼마 전 그는 2천만 달러가 투입되는 할리우드 액션 영화의 단독 주인공으로 캐스팅됐다.

21일 개봉, 15세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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