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먼지진드기, 피부장벽 기능 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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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먼지진드기, 피부장벽 기능 억제
  • 박해성
  • 승인 2008.06.2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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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피부장벽, 진드기·바퀴벌레 알레르겐 접촉시 기능 저하
모든 가정에서 쉽게 발견되는 집먼지진드기와 바퀴벌레가 사람들의 피부장벽을 약화시켜 각종 피부질환을 유발시킬 수 있으며, 특히 아토피 환자와 같은 피부염증이 있는 이들에게 더욱 치명적인 것으로 밝혀졌다.

영동세브란스병원 이승헌 교수(피부과)는 최근 국제 피부과학분야의 저명한 학술지인 ‘Journal of Investigative Dermatology’에 집먼지진드기와 바퀴벌레 등에서 유래한 알레르겐이 피부의 장벽 기능을 약화시킨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논문에 따르면 피부의 장벽 기능이 손상되어 있는 부위에 집먼지진드기와 바퀴벌레 알레르기 물질이 접촉할 경우 피부장벽의 회복이 현저히 억제된다는 것.

실험에서 정상피부에 셀로판테이프를 수차례 반복하여 붙여 피부장벽을 인위적으로 손상시킨 뒤 집먼지진드기 유래물질을 도포했을 때 3시간 뒤 아무것도 도포하지 않은 피부는 약 46.3%의 회복을 나타내는데 비하여 진드기 유래물질을 도포한 피부는 겨우 28.4%의 회복만을 나타냈다.

마찬가지로 무모생쥐의 피부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생쥐의 피부 장벽을 손상시킨 후 3시간 뒤에 정상 피부는 약 72.5%의 회복을 나타내는 데 비해 바퀴벌레 유래 물질을 도포한 피부는 약 58.7%의 회복만을 나타냈다.

이승헌 교수는 “피부장벽이 손상된 피부를 통해 집먼지진드기와 바퀴벌레의 알레르기 물질이 들어오면 피부장벽 기능의 회복이 늦어지고, 회복이 덜 된 피부로 이들 알레르기 물질이 다시 침입하는 일종의 악순환이 나타나게 된다”고 밝혔다.

이런 현상은 아토피와 같은 피부염증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더욱 심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이들 벌레들의 피부접촉으로 인한 피부장벽 기능저하가 심한 알레르기 반응이나 호흡기 알레르기로 여겨지는 천식 등의 원인인 것으로 예측됐다.

피부의 가장 바깥쪽에 있는 각질층인 피부장벽은 인체의 체액의 손실을 막고, 유해 환경으로부터 신체를 보호하며, 독성물질이나 미생물·기계적인 자극·자외선에 대한 가장 중요한 일차 방어선 역할을 담당한다. 또, 피부를 통한 수분과 전해질의 손실을 억제함으로써 피부가 정상적인 생물학적 기능을 유지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이러한 피부장벽 구조는 때를 심하게 민다던가, 가렵다고 긁거나, 세제나 일부 화장품사용 등에 의해서 쉽게 손상이 되기에 주의가 필요하며, 손상되면 일반적으로 피부가 건조하고 거칠어지게 되며 유해 환경에 쉽게 노출되기도 한다.

이승헌 교수는 “생활 속에서 우선 피부장벽 기능 손상 및 악화를 피하기 위해 자주 보습제를 발라 피부를 보강하고, 바퀴벌레 및 집먼지진드기 퇴치를 위해 적극적으로 생활환경을 개선할 것”을 제안했다. 또한 “습도가 높은 장마철에는 틈나는 대로 침구류를 일광소독하고 음식물찌꺼기를 관리해 이들 해충에 대한 주의를 더욱 기울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과거 단순 면역질환으로 알았던 아토피가 최근 피부장벽기능 이상에 의해서 생긴다는 이론이 대두되고 있는 시점에서 이번 연구는 매우 의미 있는 연구결과로 부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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