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인크레더블 헐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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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인크레더블 헐크
  • 이경철
  • 승인 2008.06.09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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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안(李安) 감독의 "헐크"를 비난했던 원작 만화의 팬들은 아마도 "인크레더블 헐크" 같은 영화를 기대했을 것이다.

"헐크"가 이중적인 자신의 존재에 대해 고민하는 한 남자의 심리를 탐구한 영화였다면 "인크레더블 헐크"는 돌연변이 녹색 괴물이 진정한 시민의 영웅으로 재탄생하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인크레더블 헐크"는 포인트 자체가 다른 "헐크"의 뒤를 잇는 속편이 아님을 도입부부터 선언한다.

주인공 브루스 배너가 감마선 실험의 부작용으로 녹색의 헐크가 되고 해외로 달아나기까지 과정을 재빠른 영상으로 요약 정리하는 이 장면은 영화가 전편의 존재를 의식적으로 지우고 주인공의 역사를 새로 고쳐쓰기 위한 것이다.

뤽 베송 제작의 "더 독", "트랜스포터-엑스트림"을 만들었던 루이스 리테리어 감독은 자신을 기용한 마블 엔터테인먼트의 의도를 충분히 파악하고 큰 규모와 빠른 속도의 액션 연출에 집중한다.

주인공이 군인들과 남미의 골목길에서 상당히 긴 시간 추격전을 펼치는 장면이나 대학 캠퍼스 잔디 위에서 군의 탱크를 집어던지는 장면, 어둠 속의 대도시에서 숙적 "어보미네이션"과 한판 승부를 벌이는 장면은 마블 코믹스의 만화를 대형 스크린에서 보기를 원했던 관객의 바람을 충분히 만족시킬 것이다.

게다가 에드워드 노턴과 리브 타일러, 팀 로스, 윌리엄 허트 등 이름난 배우들은 컴퓨터그래픽을 덧입히기 전의 파란색 벽을 배경으로도 출중한 연기를 펼쳐 나무랄 데가 없다.

어려운 과학 용어를 잔뜩 갖다 붙였으나 보통 관객이 보기에도 어딘지 미심쩍은 설명이나 느닷없는 심경 변화, 너무나 전형적인 로맨스만 눈 감고 넘어갈 수 있다면 더할 것도, 뺄 것도 없는 즐거운 상업영화가 될 것이다.

특히 마블 코믹스, 또는 할리우드 "맨 시리즈"의 팬이라면 마지막 한 장면을 기대해도 좋다.

브루스 배너 박사(에드워드 노턴)는 실험중 감마선 노출로 분노를 조절 못하면 녹색 괴물 헐크로 변신하게 되는 이중적 존재가 된다. 그는 사고 이후 사랑하는 연인 엘리자베스 로스 박사(리브 타일러)의 곁을 떠나 브라질의 음료수 공장에서 일한다.

헐크를 군의 병기로 이용하려는 선더볼트 장군(윌리엄 허트)은 배너의 뒤를 끈질기게 쫓는다. 한편 선더볼트 장군의 부하인 에밀 블론스키(팀 로스)는 헐크의 파괴적인 힘을 탐하고 결국 배너의 피를 수혈받아 헐크보다 더 괴력의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어보미네이션"이 된다.

12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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