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일 참사가 국제 법의학 기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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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일 참사가 국제 법의학 기준 제공
  • 윤종원
  • 승인 2005.01.1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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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시아를 강타한 지진ㆍ해일 참사가 국제적인 법의학 기준을 마련하는 발판으로 작용하고 있다.

해일의 물살에 휩쓸려 목숨을 잃은 사체의 신원을 확인하기 위해 태국에 모인 전세계 22개국 약 300명의 법의학 전문가들은 엄청난 혼란의 와중에서 국제적인 법의학 기준에 대한 공감대를 넓혀가고 있다.

태국에는 외국인 관광객 피해자들이 유난히 많기 때문에 해일 피해국 중 유일하게 외국 법의학 전문가들로 북적이고 있다. 지금까지 태국에서 신원이 확인된 사망자 5천305명 중 1천329명이 외국인이며, 아직 2천구가 넘는 사체가 신원 미상으로 남아 있다.

태국에 모인 세계 각국 법의학 전문가들은 DNA 검사, 머리카락과 치아 확인 등 나라별로 다른 시신 확인 방법과 절차 때문에 엄청난 혼란을 겪었고, 뜨거운 논쟁을 벌였으며, 때론 처음부터 다시 검사해야 하는 상황에 분노를 터뜨리기도 했다.

그러나 이스라엘 국립경찰 법의학팀의 샬롬 차룸은 "여기서 엄청난 혼란상을 겪을 것이라 확신했다. 그러나 며칠 만에 우리는 통일된 방법론을 찾았다"며 "우리가 과거 결코 볼 수 없었던 규모의 국제적인 활동인 만큼 흥분마저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해일 사태 후 우리는 회의를 열어 이번 일들을 기록할 것이며, 이같은 참사 발생시 국제사회가 협력하는 법에 대한 새로운 방식을 갖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지난 1999년 터키 대지진 참사를 지원했던 경험이 있는 차룸은 "우리는 상대방으로부터 너무나 많은 것을 배웠으며, 특히 거대한 국제적인 법의학팀 활동을 감독하는 태국으로부터 정말 많은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팡아주 절에 마련된 임시 사체안치소에서 일하고 있는 영국 경찰청 간부인 하워드 웨이는 매우 참혹한 상황에서 국가간 협력이 긍정적인 요인으로 떠올랐다며 "항상 딸꾹질하듯 문제가 일어나지만 늘 해결된다"고 말했다.

웨이는 2001년 9.11 테러와 2002년 인도네시아 발리 폭탄테러 때도 이와 비슷한 제적인 협력활동이 있었다며 "가장 끔찍한 사실은 희생자의 시신을 확인하는 작업이 1년은 못돼도 몇 개월은 걸릴 것이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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