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삼국지: 용의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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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삼국지: 용의 부활
  • 이경철
  • 승인 2008.03.26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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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자본과 기술+홍콩 프로덕션+중국 촬영. "삼국지:용의 부활"은 말 그대로 글로벌 프로젝트다.

태원엔터테인먼트가 제작비 200억 원 중 90%인 180억 원을 대고, 기획과 컴퓨터그래픽 기술 등을 전담했다. 홍콩에서는 감독과 배우가 참여했다. "성월동화" "흑협"을 만들었던 리옌쿵(李仁港) 감독과 배우 류더화(劉德華), 훙진바오(洪金寶), 그리고 할리우드에서 활약하는 매기 큐가 주인공. 중국은 로케이션과 관련한 작업을 진행했다.

흔히 합작영화라 하면 한국 배우가 양념처럼 들어가는데 이를 피하고 아시아 시장 전체를 겨냥한 영화로 진일보했다. 한국영화의 개념이 확대된 셈이다.

내용은 어떨까. 적당히 한국 관객의 입맛에 끼워 맞춘 중국영화가 아니다. 가장 큰 시장인 중국을 타깃으로 했다는 것을 분명히 밝힌다. 한국 관객이 좋아하는 촘촘한 드라마 전개보다는 블록버스터의 외형을 갖춘 채 중국인의 관점에서 접근한다.

"삼국지:용의 부활"은 "삼국지"의 주인공 격인 유비, 관우, 장비가 아닌 조운(조자룡)을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청년 시절부터 멋있게 늙은 조자룡을 연기하는 배우는 류더화. 이제는 배우로서는 한켠에 물러나 무술감독으로서 주로 활동해온 훙진바오가 모처럼 중요 배역으로 출연한다.

여기에 조자룡과 맞붙는 조영이라는 존재에 상상력을 발휘했다. "삼국지"에서 조영은 조조의 사위지만 여기서는 조조의 손녀로 설정해 극적 재미를 불어넣으려 했다.

유비의 뜻을 받들어 천하를 통일하려 했지만 결국 원점으로 돌아왔다며 인생무상을 느끼는 조자룡의 캐릭터가 생생히 살아 있다는 점이 영화의 상상력을 구현시킨다.

컴퓨터그래픽도 볼 만하다. 총 500여 컷에 달하는 CG는 100% 순수 국내 기술을 자랑한다. 장판교 전투를 비롯한 몇 차례의 전투신에서 대규모로 등장하는 병사들이 모두 컴퓨터그래픽으로 만들어낸 것. "인조인간"이란 것을 전혀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완벽하다.

상산 출신의 조자룡(류더화)은 군대에서 고향 선배 나평안(훙진바오)을 만난다. 조자룡은 혈혈단신으로 유비의 아들을 구하는 과정에서 위나라 조조의 군대와 맞닥뜨리고 조조에게 잊을 수 없는 패배를 안긴다. 이를 지켜보는 꼬마는 조조의 손녀 조영.

이후 각종 전투에서 혁혁한 공을 세운 조자룡은 오호장군(五虎將軍)에까지 오르지만, 나평안은 군인으로서 전과도 세우지 못한채 거의 잊혀진 존재가 돼간다.

세월이 흘러 유비, 관우, 장비를 비롯해 오호장군이었던 황충과 마초가 다 죽고 조자룡만 남는다. 제갈량은 위나라를 무너뜨리고 통일을 이루기 위해 조자룡을 사지로 몰아넣는다. 그와 맞붙는 조조군의 총대장은 다름아닌 조영이다. 이들의 목숨을 건 한판 승부가 펼쳐진다.

블록버스터지만 동양적 사상을 담고 있는 게 인상적이다. 조자룡, 즉 류더화에 집중된 내용은 단선적이지만 인간 내면의 갈등을 충실히 표현하는 것으로 이를 만회하려 한다. 그만큼 류더화의 매력에 많이 기대는 영화이기도 하다.

다음달 3일 한국을 비롯해 중국, 홍콩 등지에서 동시에 개봉한다. 15세 이상 관람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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