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데스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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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데스워터
  • 윤종원
  • 승인 2007.05.25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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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호러"로 표현되는 일본 공포영화의 팬이 꽤 있다. 할리우드에서 리메이크할 정도로 탄탄한 구성력과 스멀스멀 전해지는 두려움으로 무장한 일본 공포영화는 여름 시즌 단골 소재.

"데스워터"는 "링" "주온" "착신아리" 등 숱한 인기작을 만들어낸 가도가와사의 신작. 가도가와 시리즈라는 점 때문에 호기심을 가질 만하지만 기대만큼 만족스럽지는 못하다. 물에 관한 전설을 바탕으로, 인간의 생에 필수불가결한 물을 공포의 근원으로 내세웠다는 점이 눈에 띄지만 영화는 공포물답지 않게 지루하다.

인물마다 나름대로 캐릭터를 부여하려 했으나 인물 간의 충돌이 구태의연한 데다 이야기를 풀어가는 솜씨가 매끄럽지 못한 탓. 너무 복잡하게 꼬아놓은 까닭에 공포의 근원을 찾는 것도 헷갈린다. 현실에서 일어날 것만 같은 느낌을 전해줘야 하는 게 공포감을 느끼는 가장 확실한 방법인데도 관객과의 공감대를 형성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역시 물을 소재로 한 나카타 히데오 감독의 "검은 물밑에서"의 강한 흡인력과 대비되는 대목이다.

신문기자 교코는 평소 친분 있던 사학자 모리카와 교수의 자살을 접한다. 그는 가위로 스스로 자신의 눈을 찌른 채 숨졌고, "데스워터"라는 쪽지를 손에 쥐고 있었다. 그의 유품에 "죽음의 물을 마시지 마라"는 뜻을 알 수 없는 메모가 가득한 수첩이 있다.

교코는 수질연구원인 전 남편 유이치를 찾아간다. 유이치는 첫딸이 태어나자마자 아무런 설명 없이 이혼을 요구했다. 교코는 "수돗물에 있는 어떤 바이러스가 사람을 미치게 하거나 죽게 할 수 있느냐"고 묻지만 유이치는 허무맹랑한 소리라고 일축한다.

교코는 미스터리한 여고생 유미를 만난다. 유미는 모리카와 교수가 자신을 도와줬다고 한다. 친구들이 "목이 마르다"며 물을 벌컥벌컥 마신 후 눈을 찔러 자살하는 사건을 잇달아 맞은 데다 교수마저 자살했다는 소식을 들은 유미는 눈에 핀을 꽂아 자살을 시도하려 한다.

교코는 잇달아 벌어지는 자살사건이 어떤 한 댐을 상수원으로 하는 지역에서 주로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알아낸다. 그곳은 모리카와 교수가 생전 물을 마시면 죽는다는 전설에 나오는 유미샘이 있다고 판단해 연구하던 곳이었다.

유이치는 교코의 말을 무시했지만 자신에게도 환각이 자주 보인다는 것을 깨닫고 과학적으로 설명하기 위해 친구에게 산 몸의 해부를 맡긴다.

무섭다기보다는 잔인한 장면이 몇 대목 등장하지만 명치 끝부터 저며오는 공포심은 맛볼 수 없어 그저 잔인하다는 인상만을 준다.

교코 역을 맡은 주연배우 이가와 하루카는 인기 드라마 "하늘에서 내리는 일억 개의 별"로 국내에도 잘 알려져 있는 재일교포 3세로 조수혜라는 한국이름도 갖고 있다.

공포물 작가로 활동해온 야마모토 기요시가 메가폰을 잡았다.

31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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