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스파이더맨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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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스파이더맨 3
  • 윤종원
  • 승인 2007.04.27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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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냄새 물씬 풍기는 화려한 CG와 영상 볼거리

스파이더맨이 3년 만에 다시 돌아왔다. 더 많은 제작비와 더 많은 악당, 더 긴 상영시간을 갖고서.

1, 2편과 마찬가지로 샘 레이미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스파이더맨3"은 전편의 높은 인기에 힘입어 올해 개봉되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중 가장 기대작으로 꼽혀왔다.

마블코믹스의 만화를 원작으로 한 스파이더맨 시리즈 1, 2편은 전세계적으로 약 16억 달러(약 1조5천억 원)를 벌어들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영화 역사상 가장 많은 3억 달러(약 2천800억 원)의 제작비가 투입됐다는 그럴 듯한 홍보문구도 대중의 눈길을 잡아끌었다. 그러나 3억 달러의 제작비는 홍보를 위해 과장된 것이라는 이야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스파이더맨3"의 기본적인 플롯은 1, 2편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젠 완전히 스파이더맨으로 자리잡은 주인공 피터 파커(토비 맥과이어)는 애인인 메리 제인(커스틴 던스트)과 거미줄 위에 누워 달콤한 데이트를 즐기면서 스파이더맨 역할도 병행하지만 악당들의 등장으로 그들의 연애관계는 위기를 맞게 된다.

"스파이더맨3"에는 3명이나 되는 악당이 등장한다. 피터의 절친한 친구이자 스파이더맨을 아버지의 살인자로 여기는 해리(제임스 프랑코)는 아버지가 남긴 장비를 업그레이드해 하늘을 날아다니는 악당 뉴 고블린이 된다.

피터의 삼촌을 죽인 탈옥수 플린트(토머스 헤이든 처치)는 경찰에 쫓겨 도주하던 중 과학실험에 잘못 휘말려 몸이 모래처럼 부서지고 뭉쳐지는 샌드맨이 돼 스파이더맨과 대결한다.

슬픈 사연을 안고 있는 샌드맨의 존재는 "스파이더맨3"의 가장 인상적인 부분이다. 영화 말미에 그가 피터의 삼촌을 죽이게 된 사연이 밝혀지면서 스토리는 새로운 양상을 띠게 된다.

스파이더맨 특종사진을 놓고 피터와 경쟁하던 프리랜서 사진기자 에디(토퍼 그레이스)는 외계에서 온 정체불명의 검은 찐득이(심비오트)에 감염된 뒤 스파이더맨과 비슷한 모습의 악당 베놈이 돼 샌드맨과 합세한다.

"스파이더맨3"의 가장 큰 특징은 블랙 스파이더맨의 등장이다. 인간 내면의 마성(魔性)을 활성화시키는 속성이 있는 심비오트에 감염된 피터는 한층 힘이 세지고 폭력적이 돼 주위 사람들을 놀라게 한다.

평소 내성적이고 숫기가 없던 피터가 심비오트의 영향으로 여자들 앞에서 우쭐대고 거들먹거리며 "터프 가이"처럼 나대는 모습이 코믹하게 그려진다.

뉴욕의 고층빌딩 숲을 날아다니며 3명의 악당들과 벌이는 스파이더맨의 액션신은 여전히 박진감 넘치고 현란하지만 1, 2편에서 보아왔던 것들과 크게 다르지 않아 식상한 측면도 있다.

악당들이 보기만 해도 아찔한 고층빌딩 위에 메리 제인을 인질로 잡아놓고 스파이더맨을 유인해 벌이는 현란한 공중전은 이제는 많이 써먹은 수법이라서 그다지 새롭게 느껴지지 않는다.

다만 막대한 제작비를 쏟아부은 영화답게 1, 2편에 비해서는 특수효과의 정교함이 다소 업그레이드된 느낌이다.

악당이 3명이나 돼 오락영화로서의 볼거리는 많이 늘어났을지는 몰라도 한두 명의 확실한 악당이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전편에 비해 장황하고 산만한 느낌이 드는 것은 "스파이더맨3"의 장점이자 단점이다.

최근 썩 끌리는 개봉영화가 없어 "볼 만한 영화"에 목말라하던 영화팬들에게는 오락영화의 최대치를 보여주는 "스파이더맨3"의 개봉이 가뭄의 단비같이 느껴지겠지만 사실 냉정하게 이 영화만 뚝 떼어놓고 본다면 흠잡을 곳이 한두 가지가 아니라는 것은 자명하다.

영화팬들의 관심은 이제 "스파이더맨4"로 옮겨가고 있다.

5월1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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