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칠줄 모르는 구급간호사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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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칠줄 모르는 구급간호사의 하루
  • 윤종원
  • 승인 2006.09.15 08: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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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 소방본부는 10년전인 지난 97년 실무경험이 있는 간호사 20명을 채용, 사고현장과 119 구급차에 배치함으로써 응급의료의 질을 한단계 높였다.

그러나 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구급차에 응급환자의 생명을 책임지는 간호사가 활동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다.

하지만 남자대원들도 힘들어하는 24시간 격일제 근무를 하면서도 지칠줄 모르는 이들 구급간호사의 활약은 촌각을 다투는 응급환자의 생명을 보호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시 소방본부 관계자는 설명했다.

올해로 10년째 근무하고 있는 베테랑 구급간호사인 부산 중부소방서 중앙파출소 소속 이태경(李太京.47.여) 소방교의 하루 근무일지를 통해 구급간호사의 활약상을 엿볼 수 있었다.

지난달 17일 오전 8시30분께 출근해 업무 인수인계를 받고 있던 그는 부산시 중구 모 의원에 응급환자가 있다는 신고를 받고 곧바로 구급차에 올라탔다.

수술이 시급한 급성맹장 환자의 상태를 살피며 원하는 병원까지 이송해주고 소방서로 돌아온 것은 오전 10시19분이었다.

4분뒤인 10시23분에는 폭행사건으로 부상자가 발생한 부산역 광장으로 출동했고, 11시45분에는 추락사고가 발생한 부산시 중구 남포동으로 출동해 응급환자를 이송한 뒤 낮 12시14분께 소방서로 복귀했다.

점심식사를 하고 있던 낮 12시37분께는 영도대교에서 물에 빠진 사람이 있다는 신고가 들어와 긴급 출동했고, 오후 1시53분에는 부산시 중구 모 병원으로, 3시22분에는 부산시 서구 동대신동의 한 주택가로 각각 출동명령이 떨어졌다.

이후에도 오후 10시까지 출동명령은 거의 30-40분 단위로 계속됐다.

자정이 넘어서도 긴급출동과 구조활동은 이어졌다.

다음날 0시2분에는 부산시 중구 남포파출소로, 오전 1시55분에는 중구 신창동 한 가게로, 5시44분에는 중구 영주동의 한 주택가로 각각 달려갔고, 7시22분께 중구 동광동 모 아파트로 출동해 한 복통환자를 돌보고 나서야 하루일과가 끝났다.

이처럼 이틀에 한번꼴로 찾아오는 숨가쁜 활동 때문에 퇴근할 때마다 몸이 거의 초주검 상태에 이르지만 가끔 자신의 응급처치 덕분에 자칫 목숨을 잃을 뻔한 환자가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했다는 소식을 전해들으면 피로가 한순간에 풀린다며 이태경 소방교는 환하게 웃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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