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협, 21대 국회 간호법안 통과 안되면 정부 시범사업 ‘보이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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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협, 21대 국회 간호법안 통과 안되면 정부 시범사업 ‘보이콧’
  • 오민호 기자
  • 승인 2024.05.24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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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향해 간호법안 제정 약속 무시한 채 희생만 요구…의협 비판도
탁영란 회장, “22대 국회 개원, 의대 증원 문제 해소되면 간호사들 범법자로 내몰려”
5월 23일 여의도 의사당대로에서 열린 전국 간호사 간호법안 제정 촉구 결의대회
5월 23일 여의도 의사당대로에서 열린 전국 간호사 간호법안 제정 촉구 결의대회

대한간호협회(이하 간협)가 21대 국회에서 간호법안이 제정되지 않을 경우 의료공백 사태로 인해 정부가 진행 중인 간호사 업무 관련 시범사업을 보이콧하겠다고 선언했다.

간협은 5월 23일 국회 앞 의사당대로에서 ‘전국 간호사 간호법안 제정 촉구 결의대회’를 열고 이같이 경고했다.

간호계를 대표해 간호법안 제정을 이끌어 온 신경림 간협 간호법제정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한 결의대회 참석자들은 ‘국회와 정부의 간호법 제정 약속 미이행 시 강력 투쟁 선언문’을 채택하고 보이콧 사유로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여야 정치인들이 간호법안 제정이라는 약속을 지키기 위한 노력없이 간호사들에게 희생만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탁영란 간협 회장은 이날 대국회 성명서에서 “간호법안은 21세기와 2024년을 관통하는 ‘시대정신’임을 명명백백하게 천명한다”며 “더 나아가 간호법안을 반대하는 자와 지연시키려는 세력은 먼 훗날이 아니라 바로 오늘, 이 자리에서 그리고 머지않은 장래에 반드시 역사적 심판을 받게 되리라고 굳게굳게 확신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여야 국회의원들을 향해 “국민들 앞에 한 간호법안 제정 약속을 지켜달라”면서 “약속한 시간은 이제 일주밖에 남지 않았고, 간호사들은 오늘도 위기의 의료 현장을 지키고 있다”고 호소했다.

특히 탁 회장은 “22대 국회가 열리고 의대 증원이 부른 의료 상황이 해소되면 간호사들은 또다시 범법자로 내몰리게 된다”면서 “간호와 관련 법이 없어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한 채 과중한 업무와 불법에 간호사들이 내몰리는 열악한 상황을 이대로 보고만 있을 거냐”고 반문했다.

대한의사협회를 향해서도 비난했다.

탁 회장은 “의정갈등이라는 황당한 국면을 만들어놓고, 고통 속에 신음하는 환자를 나 몰라라 팽개치고, 병원을 뛰쳐나간 스스로의 과오에 대해 왜 반성하지 않고는 국민들의 건강을 더 잘 보살피고, ‘노인돌봄·간호사 처우개선’을 지향하는 간호법안에 대해 왜 무조건 반대하냐”면서 “반대하기에 앞서 스스로 기억상실, 양심불량이 아닌지 성찰부터 하길 권한다”고 꼬집었다.

전국 간호사 간호법안 제정 촉구 결의대회
전국 간호사 간호법안 제정 촉구 결의대회

손혜숙 간협 제1부회장은 대국회 호소문에서 “언제 어디서나 환자 곁을 지킬 것이라 선서했던 간호사가 지난 두 번의 사계절 동안 국회 앞 여의도 길을 지켜야 했던 이유와 봄의 꽃샘 추위와 한여름의 뙤약볕, 가을의 스산한 바람과 겨울의 눈보라 속에서도 국회 앞에 모이고, 하루도 빠짐없이 1인 시위를 전개한 이유를 아냐”면서 “전국 65만 간호인이 때로는 거세게 때로는 간절하게 염원한 간호법안 제정 때문”이라고 말했다.

의료법의 간호사 업무 중 ‘진료의 보조’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어떤 업무를 어떤 기준으로 해야 하는지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은 모호한 ‘진료의 보조’로 의료 현장의 간호사는 의료기관장으로부터 불명확한 업무를 무분별하게 지시받고 수행하도록 강요받고 있다며 우리가 다시 시작한 4번째 도전이 또다시 끝나지 않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전국 17개 지부와 10개 산하단체를 대표해 대국회호소에 나선 대구광역시간호사회 서부덕 회장도 “지금 현장의 간호사들은 매우 지쳐 있다. 이렇게 소진되어 가면서도 현장을 떠날 수 없는 간호사를 이렇게 외면하냐”며 “간호사들은 필요할 때만 쓰고 버려지는 소모품이 아니다. 국민들의 절실한 요구에 귀 기울여 달라”고 요구했다.

국회 앞 의사당대로를 가득 메운 간호사, 발령 대기 중인 신규간호사, 간호대학생 등도 간호사가 법적 보호 속에서 국민과 환자에게 최선의 간호를 제공할 수 있도록, 여야와 정부가 합의한 간호법안을 21대 국회에서 반드시 제정해 달라고 촉구했다.

한편, 이날 결의대회에는 의사 집단행동으로 인한 의료공백 속에서도 환자 곁을 끝까지 지킨 전국 각지의 간호사들이 흰색 상의를 입고 모여 의사당대로를 가득 채웠으며 간호사들은 간호사를 소모품으로 사용하지 말라는 의미의 ‘NO! TISSUE! 간호법 약속을 지켜라’와 간호법안 제정을 통한 의료개혁 성공을 담은 ‘국민 곁을 지키기 위해 간호법 투쟁’이 적힌 보라색 손피켓으로 국회를 압박하고 국민의힘 당사와 더불어민주당 당사까지 행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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