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할 확대‧재정립, 관리시스템 정보화사업, 안전관리체계 구축 중점 추진
지난 국정감사에서 방만한 조직 운영이 문제로 지적돼 곤혹을 치렀던 한국공공조직은행이 새로운 미션과 비전을 선포하고 빠르게 안정을 되찾아 가는 분위기다.
미흡했던 제규정을 재정비하고 명확한 규정과 절차에 따라 업무 수행 기반을 마련하는 등 그동안 조직 분위기 개선에 매진해온 강청희 한국공공조직은행장은 취임 1주년을 기념해 경기도 성남시에 위치한 한국공공조직은행에서 진행된 대한의사협회 출입기자단과의 간담회를 통해 향후 중점사업으로 △공공조직은행의 역할 확대‧재정립 △인체조직 관리시스템 정보화사업 △인체조직 분배 안전관리체계 구축사업을 제시하고 국내 유일 공공조직은행으로서 민간 조직은행과 적극 교류하고 사업 역량과 연구 성과를 확산시켜 ‘공공과 민간 협업의 대표 사례’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먼저 지난 국감에서 제기된 한국장기조직기원과 한국공공조직은행간의 통합문제로 운을 뗀 강 은행장은 일단은 각자의 역할을 잘하는게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강 은행장은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인체조직 기증관리기관으로 인체조직 구득부터 시작해서 기증 활성화와 관리, 장기와 조직에 대한 자료를 모두 수집‧관리하고 있다면 한국공공조직은행은 인체조직 기증 후 채취‧가공‧분배 연구개발 등 인체조직 전문 관리기관으로 역할이 다르다”며 “각자의 역할이 안된다고 해서 하나로 합치는 것은 무리가 있고 공공조직은행의 업무 수준을 국가 공무원 수준에 맞춰 향상 시킨 후에나 생각해 볼 문제다”고 선을 그었다.
특히 업무수준 향상을 위해선 조직의 쇄신과 혁신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강 은행장은 공공조직은행의 미션을 ‘인체조직의 공익적 관리를 통한 국민보건 증진 및 삶의 질 향상’으로, 비전은 ‘안전한 인체조직의 이식재의 안정적 공급 및 관리체계 구축’으로 정하고 소통과 상생협력, 변화와 도전, 창의와 혁신을 핵심 가치로 제시했다.
강 은행장은 “직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비전과 전략목표, 경영방침을 새롭게 정립해 향후 기관과 사업 운영의 방향성을 명확히 제시했다”면서 “그간 제규정이 미흡하였기 때문에 30여 개의 제규정을 재정비해 모든 임직원이 명확한 규정과 절차에 따라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조직 분위기를 개선하는 데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직군 간의 갈등과 낮은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 맞춤형 복지제도를 도입하고, 보수개선TF를 구성해 보다 나은 근무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언론, 학회, 의료계, 연구단체 등과 우호적인 관계 구축을 통해 기관의 대외적인 위상 제고를 위해서도 힘쓰고 있지만 이를 위해선 예산 확보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강 은행장은 “중요한 것이 예산 확보다. 자체적으로 부족한 예산 확보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던 것 같은데 올해는 처음으로 예산 확보를 위해 노력을 하고 있어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모르겠다”면서 “업무 전산화와 안전한 배송시스템 예산을 최소한 확보하는게 제 소임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향후 중점 추진 사업으로 우선 공공조직은행의 역할 확대·재정립을 꼽았다.
강 은행장은 “국내 기증 인체조직을 공익성과 비영리성의 원칙 아래 관리하는 국내 유일의 공공조직은행으로서, 기존의 생산·분배사업을 통한 국내 자급률 제고와 함께 연구사업을 활성화할 것”이라며 “향후에는 국내 인체조직사업 전반으로 그 역할을 확대해 130여 개의 국내 인체조직은행에 대한 정도관리, 종사자 인력 양성·교육, 연구개발 및 성과 확산을 통해 민간 조직은행과 적극 교류하고, 협력하는 기관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밝혔다.
인체조직 관리시스템 정보화사업도 강조했다. 인체조직의 채취부터 분배까지의 업무와 데이터 수집·관리의 유기적 연계로 생산성과 정확성을 향상하고, 안전한 인체조직의 통합관리체계 구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강 은행장은 “2023년 5.5억원, 2024년에는 6.5억원 등 총 12억원의 예산을 들여 ISP(정보화 전략계획) 컨설팅을 통해 인체조직 관리시스템을 개발하고 경영지원시스템과 통합 연계까지 생각하고 있다”면서 “다만 예산확보가 잘 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인체조직 분배 안전관리체계 구축사업도 중점사업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강 은행장은 “인체조직 분배 시, 배송용기 안전성, 온도 관리, 배송시스템 개선을 통해 인체조직의 품질과 신뢰성 확보하겠다”며 “배송용기 교체 및 지방권역 직배송 개선하고 콜드체인 기반 배송을 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에 필요한 내년 시범사업 예산은 1억8,000만원이고 본사업이 들어갈 경우 최대 3억5,000만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강 은행장은 “장기적인 계획은 연구 활성화 부분으로 현재 연구개발실장과 직원 2인으로 구성돼 많이 미미한 만큼 연구개발 기능의 확대가 필요하다”며 “국내 유일 공공조직은행으로서 민간 조직은행과 적극 교류하고 사업 역량과 연구성과를 확산시켜 ‘공공과 민간 협업의 대표 사례’를 만들어 내겠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강 은행장은 한국공공조직은행이 ‘인권을 위한 기관’이라며 ‘살아있는 사람의 인권’과 ‘기증자의 인권’ 모두 중요하다고 여겼다.
그는 “살아있는 사람의 인권은 누구나 완전체로 회복할 수 있는 권리”라며 “예기치 못한 사고와 질병에 따른 손상에 대해 다른 사람이 기증한 인체조직을 통해 본인의 신체를 복구할 수 있는 권리”라고 설명했다.
한국공공조직은행은 앞으로 ‘인권을 위한 기관’이라는 위상에 걸맞게 국민이 신뢰하고, 직원들이 행복하게 일하며, 의료진이 만족할 수 있으며, 국민에게는 건강과 기쁨을 전달하는 기관으로 거듭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공공조직은행은 지난 국정감사에서 지적된 문제와 관련해서도 개선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했다. 방만한 조직 운영에 대해선 인적 요인과 조직문화, 그리고 경영시스템의 문제라며 인력에 대한 문제는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교육 강화와 내부 조직문화 조성을 통해 개선하고 있고, 직원들의 처우개선도 병행한다는 계획이다.
강 은행장은 “시스템의 문제는 효율적이고 원활한 업무 수행이 가능하도록 정보화사업을 추진하고, 이를 통해 관리체계를 개선하여 향후 운영상의 미비점이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하게 관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