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회 선도적 치매 관리체계 발전 견인 목표
“지역사회에서 대학병원급 치매 관리를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중앙대학교광명병원의 개원은 큰 의미를 지닙니다. 앞으로 선도적인 치매 관리체계의 발전을 견인할 계획입니다.”
한상원 중앙대광명병원 신경과 교수가 경기도 광명시 유일의 대학병원이라는 장점을 살려 지역사회 치매 관리를 위해 앞장서겠다는 의지를 보이며 건넨 첫 마디다.
급격한 고령화로 인해 치매에 대한 정책적·의료적 지원과 사회적 관심 등이 날로 증가하는 추세이지만, 양질의 치매 관리를 보장하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는 목소리가 있다.
치매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치료, 가족에 대한 교육 등도 치매 관리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는데, 이 때문에 대학병원의 존재가 지역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생각보다 크다.
특히 대학병원은 해당 지역의 치매 관리체계의 전반적인 발전은 물론 주관적 인지 저하나 경도인지장애 단계에서 조기 관리가 가능해진다는 점에서 지역민들의 편의성을 한층 높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광명지역 최초이자 유일의 대학병원인 중앙대광명병원을 통한 치매 관리의 특징과 장점은 무엇이고, 향후 치매 관리체계 발전에 어떤 영향을 미칠 예정인지 한상원 교수를 통해 들여다봤다.
중앙대광명병원 ‘치매클리닉’으로 초기 관리 및 치료 가능
VR 활용한 인지재활치료 사업 및 조기검진사업 구상 중
인지기능장애는 수개월에 걸쳐 진행되거나 다른 종류의 인지장애가 동반된 경우에도 치매로 진행될 수 있으므로 전문의의 상담은 필수적이다.
일반적으로 치매라고 하면 기억장애를 먼저 떠올리지만, 기억장애 없이 이상 행동 또는 판단력 장애로 증상이 시작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경도인지장애는 치매로 진행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고 치매 발병기전에 대한 통찰력을 제공할 수 있어 임상적으로 매우 중요한데, 이를 초기에 감별하고 적절한 치료 계획을 세우는 과정에서 대학병원의 강점이 발현된다는 것이다.
한상원 교수는 “치매는 질병이 진행한 후에는 치료가 어렵다는 특징이 있고 우울증 등에 의한 증상도 치매로 오인할 수 있어 이들을 잘 감별하고 초기에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심뇌혈관 특화 병원을 표방한 중앙대광명병원의 치매클리닉을 통해 이 같은 위험인자들을 효과적으로 조절, 대학병원급 치매 예방 및 대응 체계를 갖출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한 교수는 “위험인자를 지닌 경도인지장애 환자를 대상으로 혈액검사, APOE e4 유전자 검사, 뇌 MRI 검사, PET 검사 등 맞춤형 검사를 시행해 최적의 치료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부언했다.
아울러 치매는 가족구성원의 삶의 질에도 큰 부담을 주는 사회적인 질병이므로 체계적인 관리를 거쳐 환자가 살아있는 동안 병의 진행을 지연해 환자 가족의 경제적 부담, 국가의 사회적 부담 등을 줄이는 데 중앙대광명병원의 치매 관리 시스템이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게 한 교수의 설명이다.
광명시 치매안심센터 및 치매 관리 사업 활성화를 돕기 위한 다양한 협업과 연계 사업 등이 그 예다.
실제로 현재 광명시는 치매 친화적 환경조성을 위해 △치매파트너 및 파트너플러스 양성 △치매극복선도단체 선정 △치매안심마을 운영 △치매예방 교육 △인지강화교실 운영 △치매치료관리비 지원 △치매등록관리 등의 사업을 진행 중이다.
한 교수는 “향후 치매안심센터의 활성화, 지역자원 연계 및 인프라 강화사업 등을 통해 광명시의 각종 치매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나갈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며 “중앙대광명병원 치매클리닉에서 광명시 코호트를 활용해 치매조기검진 사업을 운영함과 동시에 인지 강화의 일환으로 VR을 이용한 인지 재활치료 사업을 구상 중”이라고 설명했다.
‘치매 관리 트렌드’ → 예방 중심으로 개선 필요
‘치매 가족 상담수가 도입’ → 치매 관리의 핵심 열쇠
한상원 교수는 완치가 어려운 질병인 치매 환자와 가족 모두의 어려움을 덜어주는 ‘맞춤형 치매 관리’를 위한 정책적 변화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고 전했다.
중앙대광명병원처럼 한두 병원의 노력만으로는 치매의 근원적 치료를 이끌 수 없으니 치매 관리의 트렌드를 예방 중심으로 개선해야 하다는 것.
즉, 사회 시스템이 치매에 대응할 수 있도록 치매 관리나 예방을 위해 다방면에서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게 한 교수 의견의 핵심이다.
한 교수는 “아직도 치매안심센터는 치매의 진단에 편중돼 있다”며 “점차 예방중심 체계로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인지 재활 시스템이나 뇌파기기 기반 프로그램의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 구축 등을 과학적으로 검증한 후 치료적 접근성과 순응도를 높인 맞춤형 교육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며 “환자뿐만 아니라 가족도 함께 치유 프로그램에 참여해 우울증을 개선하고 치매 예방의 효과를 증대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외에도 한 교수는 전문성을 지닌 인력의 지속적인 관리 및 체계적인 교육 방안의 마련, 취약계층을 위한 방문 치매 관리 서비스 확대, 다양한 증상을 보이는 초기 치매 환자들의 시설 이용 서비스 정비 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끝으로 치매는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질병이기 때문에 예방을 위한 전인적 삶의 질 개선, 특히 신체적·정신적 스트레스와 고통에 놓인 환자 가족의 건강 관리를 목적으로 한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그다.
한 교수는 “치매 환자를 돌보는 가족이 스트레스에 쌓이면 환자를 포함한 가족 전체가 힘들어질 수 있으므로 환자 가족들도 건강 관리를 해야 한다”며 “이를 위한 핵심 열쇠가 치매가족 상담 수가”라고 언급했다.
그는 “치매국가책임제를 필두로 치매안심센터 확충, 의료비 지원, 장기요양서비스 인지 지원등급 신설, 치매공공후견제도 등 많은 지원 제도가 환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했지만 여전히 많은 치매 환자 가족들이 돌봄에 의한 피로 누적과 지원 부족을 호소한다”며 “사회적 손실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치매 가족에 대한 지원 확대는 꼭 필요한 영역”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