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아동의 페스탈로치, 안진공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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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아동의 페스탈로치, 안진공 원장
  • 윤종원
  • 승인 2006.05.04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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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째 장애아동의 치아 건강을 남몰래 보살펴 온 치과의원 원장.

경남 김해시 서상동에서 치과의원을 운영하는 안진공(42) 원장은 5년전부터 매주 화요일마다 지역내 정신지체 및 정서장애아동 전문교육기관인 경남은혜학교를 방문한다.

안 원장은 매주 화요일 오전이면 이 학교 구강보건실로 출근해 장애아동들의 충치 점검 치료와 치석 제거를 비롯해 필요할 경우 신경까지 무료로 치료하는 봉사활동을 벌여오고 있다.

안 원장이 한번 방문할 때마다 전교생 300여명중 20-30명의 학생들의 구강상태를 점검해 진료하기 때문에 이 학교에서는 학생들의 치아질병으로 인한 고민은 사라졌다는 것이 학교측의 전언이다.

이 학교 전수미 교사는 "장애아동은 비장애아동에 비해 치과진료가 굉장히 힘든데도 안 원장은 일년내내 한 주도 거르지 않고 장애아동의 구강건강을 책임지고 있다"며 "특히 자기 의사표현을 할 능력이 부족한 장애아동은 병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처럼 무료 진료활동을 해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안 원장이 이처럼 장애아동에 대한 봉사에 나선 것은 부산대 치과대를 졸업한뒤 "장애아동의 사회경제적 배경과 구강상태 비교 분석"이라는 제목의 석사논문을 작성하면서 장애아동의 구강건강에 관심을 갖고 있었던 것이 계기다.

그러다 자신이 공중보건의로 근무하며 알게 된 김해보건소장이 2002년께 경남은 혜학교에서 장애아동의 치아질병을 살펴볼 것을 권유, 흔쾌히 응하면서 고생을 자처했다.

안 원장은 "별 것 아닌 진료활동이 알려져 부끄럽지만 사실 진료 초기에는 4-5명의 간호사와 학교직원이 1명의 장애아동을 당하지 못할 정도로 진료 자체가 힘들었다"며 "그러나 횟수를 거듭할수록 장애아동들이 자신을 믿고 따라주는데다 구강상 태도 획기적으로 좋아져 보람이 크다"고 말했다.

장애아동 진료를 권유한 김진삼 김해보건소장은 "장애아동의 치과진료는 돌발적 사고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 일반 치과에서는 선뜻 치료에 나서길 꺼리는 추세를 감안하면 안 원장은 고마운 분"라고 칭찬했다.

가정환경이 어렵지만 치아질병이 심한 장애아동은 아예 자신의 병원에 데려가 완치시킬 정도로 남다른 장애아동 사랑을 실천하는 김해의 "치아 페스탈로치" 안 원장의 보람찬 화요일에서 우리 사회의 숨겨진 희망을 엿보게 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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