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료주의에 발 묶인 카트리나 구호 자원봉사 의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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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료주의에 발 묶인 카트리나 구호 자원봉사 의사들
  • 윤종원
  • 승인 2005.09.06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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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케인 카트리나 이재민 사이에서 전염병 발병 조짐이 나타나고 있으나, 자원봉사를 위해 피해지역에 온 외지 의료인들마저도 주정부의 `관료주의"로 인해 현장 접근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시시피주 농촌지역에 덩그러니 `고립된" 최첨단 노스캐롤라이나 이동병원의 외과의사 100여명도 발이 묶여 있는 수백명의 의료진들 가운데 일부이다.

노스캐롤라이나대 병원의 프리스턴 리치는 "일손을 놓고 오는데 30시간이 걸렸다"면서 "정부 관리들이 수마일 떨어져 있는 의료인력에 구호 임무를 부여하는 것은 상상하기 힘든 일"이라고 통탄했다.

9.11테러 후 국토안보부로부터 수백만 달러의 예산지원을 받아 설립된 이 이동병원은 113개의 침상을 갖추는 등 부상자 대량발생에 알맞게 고안됐다. 카트리나가 강습하기 며칠 전에 `첫 출동"이 거론됐다.

그러나 지난 1일까지도 `출동" 여부를 놓고 루이지애나와 노스캐롤라이나 주정부 관리들이 협의를 계속하다가 결국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결론이 났고, 이어 병원은 미시시피주 빌럭시로 향한 것.

그러나 3일밤까지도 이동병원은 미시시피주 주방위군 부대의 막사에서 대기하면서 수술실, 중환자실, 약국 등을 설치할 기회를 갖지 못했다.

오하이오주의 한 의사는 자원봉사 의사가 필요하다는 미국의료협회 웹사이트의 고지를 보고 미 보건부에 e-메일을 보냈다가 어이없는 답신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날 밤 CNN방송에 마이클 리빗 보건장관이 출연, 데이터베이스에 의사들의 이름을 입력할 수 있는 웹사이트 주소를 알려줄 것이라는 내용의 답신을 놓고 그는 "미친 짓 아니냐"라고 분개했다.

한 의사는 병원들로부터 환자를 받아야 하나, 관료주의를 뚫고나갈 수 없다는 하소연을 들었다고 전했다.

루이지애나 주도인 배턴 루지에도 자원봉사에 나설 수 있는 의료인력이 몰려 있고 4일에도 다수가 도착했다. 이들 대부분은 루이지애나주 주정부 관리들을 통해서 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들과 달리 정부 관리들로부터 도와주겠다는 요청을 외면당했다고 불만을 터뜨리는 의료인도 상당수에 달하고 있다.

한편 테러공격에 대비해 구축된 특별 의료팀들이 이번 카트리나 피해자들을 돌보는데 활용되고 있다고 ABC뉴스 인터넷판이 4일 보도했다.

9.11테러 직후 워싱턴과 뉴욕에서 구성된 한 이동병원이 처음으로 미시시피주 잭슨에서 구조활동을 벌였으며, 이밖에 대형 대학병원들도 이동진료팀을 새롭게 구성해 피해지역으로 파견해 구호 대열에 동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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