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과 체형에 따라 당뇨병 치료효과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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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과 체형에 따라 당뇨병 치료효과 달라
  • 박현 기자
  • 승인 2013.03.19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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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민 교수팀, 국제논문 발표된 1만8천328명 당뇨병환자 분석
DPP4 억제제가 서양인에 비해 한국인 포함한 동양인에 더욱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나
당뇨병 치료제인 DPP4 억제제의 치료효과가 서양인에 비해 동양인에서 더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동양인이 서양인에 비해 비만도가 낮기 때문인데 당뇨병 치료제가 인종이나 체형에 따라 효과가 달리 나타날 수 있음을 밝힌 것이다.

DPP4 억제제란 식사 후 위장에서 분비되는 인크레틴 호르몬(인슐린 분비를 돕는 역할)을 분해하는 DPP4 효소를 억제하는 함으로써 인슐린 분비를 돕는 약이다.

서울대학교병원 조영민(내과)·한서경(의학연구협력센터) 교수 연구팀은 국제논문에 발표된 55개의 임상연구에 참여한 1만8천328명의 당뇨병 환자를 재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이중 54개의 임상연구를 동양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13개)와 서양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41개)로 나눈 후 각각 DPP4 억제제를 사용했을 때 당화혈색소가 얼마나 떨어지는지 분석했다. 당화혈색소는 당뇨병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지표이다.

그 결과 서양인(비교군 : 7천639명, 대조군 : 6천145명)에서는 DPP4 억제제를 투여 받은 비교군이 투여 받지 않는 대조군에 비해 최근 3개월 간의 평균 혈당조절을 반영하는 당화혈색소가 평균 0.65% 떨어진 반면 동양인(비교군 : 2천50명, 대조군 : 1천357명)에서는 평균 0.92% 떨어져 동양인에서 당화혈색소를 0.27% 더 유의하게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뇨병 환자의 혈당조절 목표치인 당화혈색소 수치를 7% 미만으로 조절하는 비율도 동양인이 서양인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동양인에서는 DPP4 억제제를 투여 받은 비교군이 투여 받지 않은 대조군에 비해 당화혈색소 수치 조절에 성공한 비율이 3.4배 높은 반면 서양인에서는 1.9배에 그쳤다.

연구팀은 동양인이 치료효과가 더 우수한 것은 낮은 비만도와 관련 있는 것으로 해석했다. 인종과 관계없이 당뇨병 환자의 비만도(BMI)가 낮을수록 DPP4 억제제 치료 후 당화혈색소 수치가 잘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동양인이 서양인에 비해 비만도가 더 낮게 나타났다.

조영민 교수는 “한국 의사들이 DPP4 억제제를 사용하면서 서양인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연구결과보다 이 약제의 효과가 더 강력함을 피부로 느껴 왔는데 이번 연구를 통해 그 생각이 옮았음이 증명됐다”며 “이번 결과들이 한국인에 특화된 당뇨병 맞춤치료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국내 당뇨병환자 수는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2012년 대한당뇨병학회의 연구보고서에 의하면 성인 10명 중 1명은 당뇨병환자, 2명은 고위험군으로 성인 10명 중 3명이 당뇨병으로부터 위협 받고 있다.

최근 당뇨병 치료에 많이 이용되고 있는 DPP4 억제제는 위장관에서 나오는 인크레틴의 효과를 증강시킴으로써 인슐린(혈당을 낮춤) 분비는 증가시키고 글루카곤(혈당을 올림)분비는 감소시켜 혈당을 조절한다. 특히 이 약제는 저혈당의 위험이 낮고 치료에 따른 체중증가가 적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이번 연구결과는 저명한 국제 학술지인 '당뇨병학술지(Diabetologia)' 4월호에 게재됐다.

DPP4 억제제

식사를 하면 위장관에서 인크레틴이라는 호르몬이 나와서 인슐린 분비를 돕는데, 이러한 인크레틴은 DPP4라고 하는 효소에 의해 급속히 분해됨. 따라서 DPP4 억제제를 투여하면 인크레틴의 효과를 증강시켜 인슐린 분비를 더욱 촉진할 수 있다.

현재 국내DPP4 시장에는 다국적 제약회사 제품이 4종(자누비아, 가브스, 온글라이자, 트라젠타 이상 발매순) 국내 제약회사 제품이 1종(제미글로) 출시되어 있으며 전체 연매출이 2012년 기준 1천억을 상회할 정도로 많이 처방되고 있다.

당뇨병이란?

당뇨병은 인슐린의 분비량이 부족하거나 정상적인 기능이 이루어지지 않는 등의 대사질환의 일종으로 혈중 포도당의 농도가 높아지는 고혈당을 특징으로 하며 고혈당으로 인해 여러 증상 및 징후를 일으키고 소변에서 포도당을 배출하게 된다.

당뇨병은 제1형과 제2형으로 구분되는데 제1형 당뇨병은 '소아당뇨'라고도 불리며 인슐린을 전혀 생산하지 못하는 것이 원인이 되어 발생하는 질환이다.

인슐린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제2형 당뇨병은 인슐린 저항성(insulin resistance ; 혈당을 낮추는 인슐린 기능이 떨어져 세포가 포도당을 효과적으로 연소하지 못하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

제2형 당뇨는 식생활의 서구화에 따른 고열량, 고지방, 고단백의 식단, 운동부족, 스트레스 등 환경적인 요인이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이 외에 특정 유전자의 결함에 의해서도 당뇨병이 생길 수 있으며 췌장수술, 감염, 약제에 의해서도 생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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