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병원, 노사상생의 바람 훈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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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병원, 노사상생의 바람 훈훈
  • 박현
  • 승인 2008.01.29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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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발전 위한 교직원들의 자발적 헌신 잇따라
최근 고려대 구로병원 원내 일반업무직모임인 일심상조회에서 병원발전기금 200만원과 불우이웃돕기 성금 200만원 등 총 400만원을 병원에 기탁해 훈훈한 감동을 선사했다.

직종별 모임인 일심상조회는 영양팀, 중앙공급실, 중환자실, 이송반, 총무팀 등 대부분 병원의 음지에서 묵묵히 땀 흘려 자신의 과업을 수행하는 직원들로 구성되어 있다. 병원 개원 때부터 줄곧 병원의 희노애락을 함께 하며 오로지 병원발전을 위해 헌신해 온 이 모임은 병원내 뿐만아니라 오래전부터 보이지 않은 곳에서 사회봉사활동을 꾸준히 펼쳐왔다.

병원의 수목관리를 담당하고 있는 최영렬 일심상조회장은 "비록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않은 회원들이 많지만 마음만은 늘 부자이다"라고 말했다.

병원에 근무하면서 우리보다 더 어려운 사람들이 살기 위해 몸부림치는 것을 보고 조그마한 힘이라도 되어주고 싶어 시작했다는 봉사활동은 이미 횟수로 8년째에 접어들었다.

매달 월급날 직원들은 십시일반으로 모은 돈으로 마련한 양곡과 생필품을 어깨에 짊어지고 병원 주변의 장애인시설을 비롯해 영세민들의 집을 찾아나섰다. 이제는 구청 사회복지과와 연계해 봉사할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라도 찾아간다. 지역뿐만아니라 지방의 기도원, 장애인 시설 등 소외된 이웃들을 찾아 이웃사랑을 실천해왔다. 그동안 이웃돕기에 들인 비용도 3천여만원이 넘는다.

근무시간이 다 제각각이라 다함께 모이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늦은 저녁시간에 만나 회의하고 주말이면 봉사활동에 나선다. 정년이 얼마 남지 않은 직원들의 열정은 젊은이 못 지 않다. 남을 도울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의 기쁨과 행복을 선사해 준다고 한다.

수년간 사랑을 전파하며 고대병원의 민간사절단 역할을 톡톡히 해 온 일심상조회의 자신이 몸담고 있는 직장인 고대병원에 대한 자긍심과 발전에 대한 욕심은 그야말로 대단했다. 이번에 발전기금을 기탁한 것도 이 때문.

최영렬 회장은 “제가 고대병원에서 일할 수 있다는 자체가 참 영광이고 자랑스럽다. 또 병원이 발전해야 우리가 발전할 수 있는 거 아닌가? 국내 어느 병원에도 뒤지지 않은 오히려 부러워하는 환자들이 믿고 건강을 맡길 수 있는 병원, 전 직원이 신바람나게 일할 수 있는 좋은 직장이 됐음 하는 바람이다”라고 말했다.

일심상조회 뿐만아니라 10년만에 신관신축을 재개할 때도, 본관 리모델링을 추진될 때도 가장 큰 힘이 됐던 것은 바로 교직원들의 단합과 화합 때문. 의료기술직과 간호사들을 비롯한 교직원들이 자발적으로 병원발전기금을 선뜻 내놓았고, 먼지와 소음이 가득한 열악한 근무환경속에서도, 주차장을 이용하지 못해 대중교통을 이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어느 누구하나 불평불만하는 교직원들을 찾아볼 수 없었다.

변관수 구로병원장은 “구로병원의 강점중에 하나가 일류병원으로의 도약을 향한 구성원들의 열정과 결집력이다. 또한 본인의 어려움보다는 타인에 대한 어려움을 먼저 보고 배려할 수 있는 넉넉한 마음이 병원의 발전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노사상생의 움직임은 구로병원뿐만 아니라 고려대의료원 전체에서 일고 있다. 지난해 오동주 의무부총장이 취임하고부터 줄곧 강조해온 것이 섬김경영이다. 내부고객만족을 통한 교직원간의 화합이 바로 병원의 경쟁력이자 발전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오동주 의무부총장의 이같은 경영철학은 의료원 곳곳에서 하나둘 실천되고 있다.

고대병원의 최고 수장인 오동주 의무부총장부터 권위의식을 버렸다. 매일 아침이면 교직원들의 생일을 체크해 직접 축하문자메시지를 보내고, 모든 교직원들에게 공개한 자신의 이메일을 확인하는 것으로 하루일과를 시작한다.

왼쪽 주머니에 항상 넣고 다니는 수첩에는 그날그날의 스케줄과 정책구상, 그리고 수시로 병원현장 곳곳을 돌며 청취한 교직원들의 고충과 애로사항, 개선안들이 빼곡하게 적혀 있다.

얼마전 오 부총장은 전 교직원들에게 한 장의 편지를 보냈다. 병원발전과 신바람나는 직장문화를 위한 교직원들의 모든 의견을 듣겠다는 것이다. 수백통의 편지와 메일이 답재했고 오 부총장은 일일이 다 확인해 병원경영에 반영하고 있다. 인사시스템 개선과 직원화합의 장 마련, 개인 역량강화를 위한 교육 등이 이에 포함된다.

이에 대한 교직원들의 반응은 매우 긍정적이다. 특히 어느 정도 거리감이 있었던 사측과 노동조합의 관계도 상당부분 유연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항상 열려있는 노사간의 다양한 대화창구와 병원발전을 위한 하나된 마음이 열린 노사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기업과 마찬가지로 노사화합이 병원의 도약과 경쟁력을 좌지우지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고려대의료원에 일고 있는 상생의 노사문화의 기류는 날로 치열해지는 의료환경에서 고대병원이 일류 의료기관으로 거듭날 수 있는 시금석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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