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터로 속빈 두피, CO2레이저로 모발 이식
상태바
흉터로 속빈 두피, CO2레이저로 모발 이식
  • 윤종원
  • 승인 2007.07.04 10: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성공률 4배까지 증가, 뇌수술 흉터 등에 도움

흉터가 생겨 모발이 자라지 않고 "뻥" 뚫린 두피에 머리칼을 효과적으로 이식하는 방법이 국내 의료진에 의해 개발됐다.

서울대병원 피부과 권오상.은희철 교수와 오준규 임상교수(리치피부과 원장)는 두피 흉터에 CO2레이저를 쏘아 두피조직의 재생을 유도한 뒤 모발이식수술을 시행한 결과 이식한 모발의 80% 이상이 살아남아 성장하는 결과를 확인했다고 3일 밝혔다.

수술이나 화상으로 두피에 흉터가 생긴 경우 모발을 이식하더라도 모발이 살아남는 비율이 일반 모발이식 생존률(약 90%)에 비해 훨씬 낮은 20~60%에 불과했으나 이번 수술법으로 흉터 환자들의 모발이식 생존율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권 교수팀은 우선 CO2 레이저로 두피의 흉터에 지름 1~2㎜, 깊이 4~5㎜의 "상처"를 3~5㎜ 간격으로 규칙적으로 만들었다. 4~8주가 경과한 후 CO2레이저로 만든 상처가 다시 아무는 과정에서 새로 혈관.신경이 생성되고 세포성장을 유도하는 VEGF 등의 세포성장인자들이 분비되는 순간을 활용해 모발을 이식했다. 상처가 회복되는 과정에서 분비되는 성장인자가 모발 생존에도 영향을 미쳐 이식한 모발의 생존률이 높아진 것으로 연구진은 추정했다.

권 교수팀이 환자의 두피를 분석한 결과 CO2레이저를 사용한 쪽의 두피에는 그렇지 않은 쪽보다 혈관 생성과 성장인자 분비가 활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새 수술법은 ■큰 흉터에는 곧바로 적용할 수 없고 ■빽빽이 이식하는데 한계가 있어 만족할 만한 수술결과를 얻으려면 2, 3차례 재수술을 받아야 하며 ■두껍고 딱딱한 흉터에는 효과적이지만 염증으로 얇아진 흉터에는 적용할 수 없는 등의 한계가 있다고 오준규 원장은 설명했다.

그동안 뇌수술 환자처럼 두피에 깊은 흉터가 남은 환자는 모발 이식을 받더라도 20% 이상 남지 않아 만족도가 매우 낮았다.

오 원장은 "흉터로 머리카락이 빠지면 치료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게 정설이었으나 이번에 CO2레이저 수술법이 개발돼 흉터가 깊은 사람도 효과적인 모발이식을 받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치료법은 지난 4월 피부과 분야 주요 국제학술지인 "피부과 아카이브(Archives of Dermatology)"에 게재됐으며 최근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제5회 국제모발연구학회에서도 발표됐다.

<연합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