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보다 재미 한국인이 더 건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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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보다 재미 한국인이 더 건강하다
  • 최관식
  • 승인 2007.05.29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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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보험자 비율 높은 미국보다 한국의 의료보장이 더 취약한 것으로 평가
한국인과 한국계 미국인의 건강수준을 비교 분석한 결과 재미 한국인의 상태가 더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국민 의료보장이 제공되고 있는 한국인이 미국 사회에서 무보험자의 비율이 가장 높은 재미 한국인과 유사한 미충족 의료(치료를 받지 못했거나 지연된 경우)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나 한국의 의료보장이 취약한 것으로 평가돼 눈길을 끌었다.

허순임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부연구위원팀(조영태·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은 "한국 거주민과 재미 한국인의 건강상태, 건강행태 및 의료이용에 대한 비교 연구"에서 "고소득층에 비해 저소득층의 미충족 의료가 높게 나타난 것은 한국에서 의료 이용 시 본인부담 비용이 높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며 "한국 건강보험이 의료에 대한 보장을 충분히 제공하고 있지 못하며, 이 부분이 우선 해결 과제임을 확인시켜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에 따르면 미국 전체 무보험자 비율은 2004년 현재 16%에 불과하지만 재미 한국인은 28.9%가 무보험자로 집계됐다는 것. 이에 비해 한국인은 100% 의료보장 혜택을 누리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충족 의료 경험은 두 집단 모두 17%로 비슷했지만 한국 거주민에서는 소득이 낮을수록, 직장 가입자에 비해 지역 가입자나 의료급여 대상자의 미충족 의료 경험이 많았고 남성에 비해서는 여성의 경험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재미 한국인의 경우는 65세 이상 노인과 미혼자의 미충족 의료 경험이 낮은 것 외에 유의한 설명력을 갖는 변수는 없었다고. 다만 문화적 적응도가 낮은 경우 남성은 이러한 경험이 적은 반면 여성은 오히려 많다는 점이 차이점으로 꼽혔다.

또 두 집단을 비교한 결과 만성질환의 경우 당뇨병은 유사했지만 고혈압과 천식 유병률은 재미 한국인이 더 높았다. 또 한국 거주민이 재미 한국인보다 과체중에 해당하는 경우가 많았으며 두 집단 모두 남성이 여성에 비해 비만 가능성이 높고 재미 한국인의 경우 더욱 두드러졌다고.

흡연율은 재미 한국인이 한국 거주민에 비해 낮았고 음주율은 한국 거주민이 월등히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한국의 식생활이 서구화되면서 비만이 증가한 부분과 운동시설의 부족, 여가 활용 여건 부실, 잦은 회식에 수반되는 음주 등이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인다는 것.

또 흡연과 음주 측면에서는 재미 한국인의 건강행위가 더 바람직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그 원인은 한국에서의 스트레스 해소방법으로 흡연과 음주가 보편화돼 있고 특히 취업자의 음주가 많아 직장을 중심으로 음주문화가 폭넓게 형성돼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재미 한국인의 건강상태가 좋은 것은 미국 사회에서 활발하게 실시되고 있는 건강증진프로그램의 영향과 공공장소에서의 금연, 자가운전의 필요성, 음주 문화의 차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지적이다.

이 연구는 한국 거주민에 대해서는 2만5천196명을 대상으로 시행된 전국 단위의 2005년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사용했고 재미 한국인에 대해서는 캘리포니아 건강조사(CHIS) 2003년 자료를 이용해 이뤄졌다. 2003년 CHIS 자료에서는 19세 이상 재미 한국인 485명이 포함됐다.

한편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강은정 부연구위원과 김나연 선임연구원이 수행한 "한국인의 건강관련 삶의 질과 건강보정 기대여명"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질병을 제거한 건강보정 기대여명을 산출한 결과 암의 부담이 가장 크고 이어 뇌졸중, 허혈성심질환, 당뇨, 고혈압 순으로 조사됐다.

이를 2003년 캐나다에서 이뤄진 연구결과와 비교해 봤을 때 한국과 캐나다 모두 암으로 인한 사망과 상병의 부담이 제일 컸으며 차이점은 한국남자가 캐나다 남자보다, 한국 여자가 캐나다 여자보다 암으로 인한 부담이 더 큰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한국 남자의 폐암으로 인한 조기사망과 캐나다 여자의 유방암으로 인한 조기사망이 비교집단에 비해 높기 때문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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