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국내제약계 <불안 속 호황>
상태바
2006 국내제약계 <불안 속 호황>
  • 최관식
  • 승인 2006.12.26 11: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장사 잘 됐지만 미래는 어두워.. 내수시장 안주 말라는 충고도 나와
2006년 국내 제약계는 "불안 속 호황"의 시기를 보냈다. 결과적으로 대다수 중견 ETC 업체들의 매출은 크게 늘어났지만 포지티브리스트제도와 한미FTA 협상 진행 과정에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떨칠 수 없었고, 생물학적동등성시험 자료 불일치에 따른 가짜약 파문 등으로 가슴을 졸였다.

그 과정에서 한국 제약산업의 미래 전망을 밝게 할 뉴스도 많았다. 우선 동아제약의 토종 발기부전치료제 신약 "자이데나"가 1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고 역시 동아제약의 위염치료제 "스티렌"이 지난해 3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 데 이어 올해도 꾸준한 매출증가세를 지속했다. 또 유유의 복합신약 "맥스마빌"과 SK케미칼의 관절염치료제 "조인스정"도 100억원대 이상의 매출을 보이며 국산 신약이 내실 단계에 접어들었음을 입증했다.

개량신약도 여기에 한 몫 했다. 한미약품의 아모디핀은 올해도 20% 이상의 고성장세를 이어가며 연말까지 매출 500억원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그 외에도 각종 제약관련 지표들은 올해 국내 제약사들의 경기가 예년에 비해 크게 나아졌음을 앞다퉈 발표하고 있다.

이같은 호황에도 불구하고 제약사들이 웃지 못하는 것을 "표정관리" 차원으로만 여길 수 없는 것은 올해 제기된 다양한 약가인하정책 및 관련 이슈들이 하나같이 "만만찮은" 사안들이기 때문이다.

우선 포지티브리스트제도의 경우 기존 등재약은 제외한다는 단서를 달긴 했지만 결국 규제개혁위원회를 통과하고 공표절차만 남겨뒀다. 기존 등재약의 경우도 정부가 지속적으로 약가인하를 해나간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또 제약협회는 최근 한미FTA 협상 진행 경과를 볼 때 제약계가 타 산업분야의 희생양이 될 공산이 크다는 입장을 밝히는 등 제약계의 미래를 어둡게 전망하고 있다. 앞으로 먹고 살 길이 막막하다는 푸념이 여기저기서 들려오고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국내 제약사가 카피약으로 큰 이익을 거둬들였지만 정작 판매관리비에 죄다 쏟아부었지 연구개발에 투자한 비용은 생색내기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실제로 지난해 국내 상장제약사의 R&D 투자 비중은 매출액 대비 5.3% 수준에 그쳤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조재국 선임연구위원은 "다국적제약사들은 M&A를 불사하고라도 신약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는데 반해 국내 제약사들은 내수시장에 안주해 마케팅 경쟁에만 치중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며 "제약산업이 명실공히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국가 핵심산업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는 다소 부족하며 본격적인 글로벌 경쟁에 뛰어드는 "용기"를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