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대병원 파업.. 타결 불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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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대병원 파업.. 타결 불투명
  • 윤종원
  • 승인 2006.09.15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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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24일 보건의료노조의 산별교섭이 원만히 타결됨에 따라 전국 지부 교섭도 잇따라 타결되고 있지만 대구 영남대병원에서는 오히려 갈등과 대립이 더욱 심해지고 있다.

보건의료노조 소속 노조 간부 300여명은 13일부터 영남대병원 로비에서 농성중인 이 병원 노조원들과 합류해 병원측에 성의있는 협상 태도를 보일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타결 전망이 불투명하다.

병원측은 외부 노동단체의 개입이 노사간 자율 타결 의지를 희석시키고 노사관계 불균형과 혼란을 초래한다면서 노조측에 집회를 중단할 것을 요구하는 한편 직원식당을 폐쇄하는 등 외부 노조원들이 편의시설을 사용하지 못하게 했다.

노조측은 파업이 계속되는 원인이 일차적으로 병원측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2004년 주5일제 도입에 따라 노사간 합의를 통해 인력충원을 약속했으나 3년째 전혀 충원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임신 중인 직원마저 야근에 동원되고 있다는 것이다.

한 여성 노조원은 "3~4일에 한번씩 야근을 하게되는 업무특성상 생체리듬이 무너지기 마련인데, 임신을 하고서도 주간근무로 전환이 되지 않아 지난 3월께 임신 2개월인 한 간호사가 유산하는 등 유산이 잦다"고 말했다.

올해 초 영남대병원 노조가 여성 직원들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결과 1번 이상 유산을 경험한 직원이 55명이고 2번 이상이 9명, 3번 이상 1명씩으로 이 병원 직원 중 13.3%가 유산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주장이다.

노조는 팀제 실시 여부를 좀 더 시간을 두고 협의하기로 한 약속도 일방적으로 파기하는 등 병원측이 합의사항을 전혀 지키고 있지 않으며 지난해 말엔 직원들의 미사용 연차수당마저 지급하지 않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노조는 "상황이 이런데도 병원측은 이번 파업 기간에 한 번도 교섭안을 내놓지 않은 채 오히려 여성이 대부분인 노조원들의 집으로 징계위협 경고장을 보내 가정불화를 일으키는 등 교섭보다는 뒷공작에 더 열을 올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이에대해 병원측은 "협상안을 내려해도 기본적으로 어느정도 입장이 맞아야 하는데 노조가 무리한 요구를 해와 교섭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노조측은 병원이 지난해 100억여원의 순수익을 올리고서도 직원의 희생만 강요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병원측은 고가의 의료장비 구입과 심하게 노후된 병원건물 개축 및 신축에 들어가는 비용을 고려하면 노조의 요구를 수용할 여유가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따라서 이처럼 양측의 입장이 극명하게 맞서 있는 현 상태로는 극적인 양보나 타협책이 나오지 않는 한 파업사태는 당분간 더 계속될 것으로 보여 환자들에 대한 의료서비스의 질이 떨어지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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