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간호조무사 임금‧근로 조건 실태조사’ 결과 발표
병협, 표준 근무 지침‧직무 중심의 임금체계 등 도입 필요
의협, 저수가가 문제…적정수가 보상 없인 적정 임금 보상 어려워
간호조무사의 절반 이상이 최저임금을 받고 있고 근로기준법이 보장하는 휴가도 자유롭게 사용하지 못하는 등 여전히 간호조무사들의 근로환경이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보건복지위원회 간사)과 더불어민주당 김주영‧이수진‧김윤 의원, 조국혁신당 신장식 의원은 7월 26일 오후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간호조무사 근로환경 개선을 위한 전문가 좌담회’를 공동 주최했다.
이날 노무법인 상상 홍정민 대표는 대한간호조무사협회 의뢰로 지난 2월 20일부터 3월 4일까지 2주간에 걸쳐 6,450명의 간호조무사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2024년 간호조무사 임금‧근로조건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시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초 노동법 준수와 관련해 근로계약서 작성 및 교부 위반(20.2%), 임금명세서 교부 위반(17.0%), 최저임금 미지급(11.8%), 연차휴가수당 미지급(37.6%) 등 법 위반율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근로계약서 작성 및 교부는 간호조무사들이 근로조건 보호를 위한 기초 고용 질서에 속하고, 위반 시 처벌 조항이 있어 매년 개선되고 있으나 20.2%의 위반율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는 것.
홍 대표는 “최저임금 미만율이 11.8%로 최저임금위원회의 최저임금 미만율 최대값(12.7%)과 유사한 이유는 직업군 중 간호조무사에 대한 최저임금 미만율이 가장 높다고 볼 수 있어 최저임금에 대한 교육 및 홍보를 강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휴가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없는 이유가 인력의 부족(68.1%), 분위기(26.8%)로 나타난 점은 근무기관에 우선 책임이 있다”며 “휴가로 인력의 공백이 발생할 경우 지역 등의 단위에서 간호조무사 인력을 공급할 수 있는 정책 등을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특히 최저임금 미만율(11.8%), 기본급 수준(최저임금 이하 비율 55.0%), 월임금평균(237만원, 보건사회복지업 평균 대비 73.7%) 등 모든 임금지표가 열악하다고 밝혔다.
홍 대표는 “간호조무사의 대부분이 정규직임에도 근속기간이 짧은 이유는 근속 및 경력에 따른 보상이 이뤄지지 않아 근로의욕을 저하시키기 때문”이라며 “경력과 근속기간 등에 대한 정당한 대우를 위해서 간호조무사에 대한 역량 강화 교육 및 전문 교육기관 설립 그리고 노동조합의 적극적인 조직화와 현장활동이 필요하고 제도적으로는 건강보험 수가 적용 시 근속 및 경력에 대한 수당 반영 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성희롱 및 괴롭힘 피해 여부와 관련해 성희롱 피해 경험 17.6%, 괴롭힘 피해 경험 23.3%로 높게 나타났다.
이같은 열악한 간호조무사들의 근로 여건의 문제에 대해 조승연 대한병원협회 경영위원장은 보건의료인력의 분류체계로부터 기인하고 있다면서 표준 업무 지침이나 직무중심 급여체계 수립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조 위원장은 “간호조무사의 문제는 조무사의 문제가 아니라 모든 보건의료체계의 문제로 협력하는 조직문화를 만들어야 한다”면서 “특히 병원에서는 행위별 습관을 빨리 없애야 된다”고 말했다.
행위별 수가라는 것이 쉽게 말해 수가에 규정되거나 법적으로 규정된 인력 말고는 해결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조 위원장은 “병원 자체가 포괄적인 가치를 지향해 가치 지향적 수가 제도로 바꾸는 것을 지금 정부에서도 추진하고 있는 과제인데 이 문제가 해결되면 아마 제가 본 지역 간의 격차나 이런 것들이 상당히 완화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중요한 것은 직무급으로 이는 가장 강력한 노동조합이 있는 서구에서 대부분 취하고 있는 형태”라며 “나이가 많다고 월급을 많이 받는 것은 물론 중요하긴 하지만 사실은 나이가 많을 때 그 업무에 숙련도가 올라간다는 전제 조건으로 급여를 받는 거지 단지 한 직장에서 끝까지 버티고 있다가 월급이 올라가는 것은 공정하지 않은 체계이기 때문에 이 부분을 앞으로 간호조무사협회에서 조무사들의 표준 급여와 표준 교육, 표준 직무에 대해 보상을 하는 쪽으로 운동을 전개시켜 나가면 좋겠다”고 제시했다.
반면 대한의사협회는 간호조무사의 평균 임금이 다른 보건업이나 사회복지 서비스 사업의 평균 임금의 73.7% 수준이라는 간호조무사협회의 조사 결과에 대해 믿을 수 없다면서 오히려 저수가로 인해 급여가 낮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강대식 대한의사협회 상근부회장은 “현재 적정한 수가 보상이 되지 않으면 적정한 임금을 보상하지 못한다”며 “수가가 제대로 보상되지 않기 때문에 임금을 법적 기준만큼 맞추려면 더 다른 수익을 창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 상근부회장은 “그러나 1차 의료기관의 경우 또 다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여지가 점점 더 줄고 있어 최저임금, 근속기간 등 이런 부분만 계속 부각하면 실제 의료기관의 운신의 폭은 줄어들 수 밖에 없다”며 “전체적, 유기적으로 봐야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