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사립대학병원장이 지역 국립대학병원 중심의 필수의료 거버넌스 방안 제안에 민간 의료를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며 2차 병원의 중요성을 언급해 주목된다.

더불어민주당 김윤 의원(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은 6월 25일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 제3 세미나실에서 ‘국민 중심 의료개혁 완수를 위한 연속토론회 : 지역필수의료특별법 제정을 중심으로’를 주제로 1차 토론회를 개최했다.

응급실 뺑뺑이, 소아‧분만 진료대란 등 지역‧필수의료 위기가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무한경쟁‧각자도생의 의료공급체계와 취약한 공공의료, 지역 간 의료 격차, 실손보험을 매개로 한 비급여 진료 증가 등 대한민국 의료체계의 근본적인 구조 개편이 시급한 실정이다.

이에 1차 연속토론회에서는 지역필수의료 책임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지역완결형 전달체계‧거버넌스‧재정을 주제로 신현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선임연구원의 발제를 시작으로 △의료생활권(진료권)별 국립대병원 중심 지역필수의료 책임 네트워크의 의의 △책임 네트워크 내 인력 전담 배치 방안 △지역완결형 재정 확보 및 지역수가‧기금 운용 방안 등이 논의됐다.

이날 자신을 30년 넘게 외과 의사로 일하면서 국립의료기관과 수도권 사립대학병원 경영자, 지금은 지방 사립대병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소개한 김재화 병협 총무부위원장은 우리 의료가 20년간 땜질식 처방으로 인해 결국 현재와 같은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국립대병원 중심의 필수의료 거버넌스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지역의 기존 사립대병원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앞서 발제를 맡은 신현웅 선임연구원은 “지역에서 맹주 역할을 할 수 있는 국립대병원들을 선도 권역으로 해서 필수의료 네트워크 센터 등 네트워크 모형을 만들어 타 권역과 협력하는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고 제안했기 때문이다.

김재화 총무부위원장은 “오늘 논의의 기본적인 틀 구조가 공공의료 중심으로 돼 있는 것 같은데 우리나라 의료는 민간 의료에 상당히 의존하고 있다”면서 “비수도권의 사립대학병원은 29개로 전국에서 이 의료기관들을 제외할 경우 의료가 온정하게 돌아갈 수 있을까”라고 반문했다.

이어 김 부위원장은 “운영 형태만 다를 뿐이지 절대 민간 의료 부분을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며 “함께 손을 잡고 상생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안한 대로 필수의료 거버넌스가 제대로 발휘하기 위해 고민되는 부분은 민간 의료에 어떻게 권한을 행사할 수 있을지 라며 그게 키(key)가 될 것이라고 했다.

김 부위원장은 “특히나 실제적으로 필수의료 네트워크가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인력이 문제인데 파견이나 통합 등 4가지 모델을 소개했지만 과연 구체적으로 실현이 가능할까”라고 의문을 던졌다.

예를 들어 지역에서 심근경색 환자가 발생할 경우 공공의료만 생각할 수 없는데 우선 가까운 병원 찾을 텐데 권역별로 권한이 있고 인력 관리를 한다고 해서 과연 거버넌스가 가능할지 회의적이라는 것.

또한 의료전달체계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1차, 2차 전달체계가 제대로 가능할 때 최종단계인 3차가 제대로 기능을 발휘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김 부위원장은 “제일 중요한 건 중증도와 3차를 연결하는 2차 병원의 역할로 2차 병원은 단순한 3차 병원의 작은 모양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기준으로 보면 2차 병원들은 3차 병원이 되기 위해 똑같이 경쟁을 하고 있다”면서 “사회적인 기회비용과 매몰 비용을 낭비하면서 3차 병원이 되기 위한 도전을 계속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서 “왜 그럴까? 실제 병원을 운영해 보면 3차 병원이 안 될 경우 병원경영 입장에서 굉장히 치명적이기 때문”이라며 “의료전달 체계가 제대로 조정돼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 달라”고 희망했다.

그는 “정말 최극단의 중증도와 아주 희귀한 질환들은 차라리 그 질환만 보는 병원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2차가 3차 따라가는 흉내만 내는 형태는 서로 상생 구조가 되기에는 굉장히 곤란하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의료분쟁에 대해서도 언급한 김 부위원장이다.

김 부위원장은 “30년 의사 생활 동안 시설과 환경 모든 게 좋아졌다는 걸 느끼기도 하고 개인적으로 정말 험악한 경험도 많이 했지만 실제 의료분쟁 문제에 대해선 솔직히 손이 오그라들고 겁이 날 정도”라며 “누구의 잘잘못을 떠나 모두가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는 만큼 의료분쟁 문제는 반드시 해결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전체적인 의료전달체계 정립 작업을 준비 중이라면서 상급종합병원 체질 개선을 위한 혁신 방안을 빠르게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정민 보건복지부 의료개혁추진단 의료체계혁신과장은 “기본적으로 전체 의료전달체계를 정립하는 작업을 하려고 준비 중인데 크게 기능, 성과, 협력, 지역이라는 4가지가 핵심 키워드”라며 “사실 1차부터 시작할지, 중간 허리부터 강화할지, 3차부터 할지에 대해 여러 가지 논의를 다했다”고 말했다.

이어 유 과장은 “전공이 집단행동 이후로 상급종합병원이 구조 전환이 필요한 시기로, 이제 기회와 계기가 마련된 부분도 있다”며 “지금 과밀화가 완화된 부분들, 그러면서도 여전히 중등도 이하의 환자를 가지고 있는 문제점 등을 보완하면서 상종 체질 개선 혁신 방안에 대해 빠른 시일에 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