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대 가톨릭 간호대 동문, 평생 모은 재산 CMC에 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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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대 가톨릭 간호대 동문, 평생 모은 재산 CMC에 기부
  • 오민호 기자
  • 승인 2024.05.30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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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자의 뜻 기려, 간호대학 3301호실 ‘김미지 대강의실’로 명명
가톨릭중앙의료원은 지난 5월 20일 기부자 김미지 동문과 배우자 이성걸 씨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는 감사패를 전달했다. 왼쪽부터 이재열 병원경영실장 신부, 이화성 가톨릭중앙의료원장, 이성걸 씨, 김미지 동문, 유양숙 간호대학장
가톨릭중앙의료원은 지난 5월 20일 기부자 김미지 동문과 배우자 이성걸 씨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는 감사패를 전달했다. 왼쪽부터 이재열 병원경영실장 신부, 이화성 가톨릭중앙의료원장, 이성걸 씨, 김미지 동문, 유양숙 간호대학장

미국 뉴욕에 거주 중인 80대 할머니가 ‘모교와 후배를 위한 나눔을 통해 희망을 주는 선배로 기억되고 싶다’며 평생 모은 재산을 가톨릭중앙의료원(이하 CMC)에 기부했다.

그 주인공은 만 82세의 김미지 가톨릭대학교 간호대학 동문으로 1966년 가톨릭대학교 간호대학을 졸업(9회)한 후 미국으로 건너가 50여 년 동안 이민 생활을 하며, 현재 남편 이성걸 씨와 뉴욕에서 거주하고 있다.

모교와 후배들에 대한 남다른 관심과 애정으로 지난 2018년 가톨릭대학교 옴니버스 파크 건립을 위해 1만 달러를 기부한 바 있다.

특히 김미지 동문은 슬하의 두 자녀를 먼저 하늘로 떠나보낸 아픈 사연을 가슴에 묻고 살았다.

막내딸인 이은숙 씨가 2021년 생을 마감한 것. 이은숙 씨는 뉴욕대 로스쿨 졸업 후 의료사고 전문 변호사로 활동해 왔으나, 희귀 뇌혈관질환인 모야모야 증후군 증세를 겪고 갑작스레 숨을 거둔 것이다.

딸을 떠나보낸 슬픔을 추스르지 못한 상황에서 1달여 만에 이번에는 아들마저 코로나19로 숨졌다. 아들 이영주 씨는 30여 년 전 한국어 공부를 위해 한국에 교환학생으로 왔다가 서울에서 사고를 당해 척추를 다친 후 하반신 마비의 삶을 살았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버팔로대 로스쿨 졸업 후 변호사로 활동했지만 코로나19 합병증으로 안타깝게 생을 마감하게 된 것이다.

슬픔에 잠겨 살던 그녀는 먼저 떠난 자녀들을 기억하고 어려운 아이들의 교육에 도움이 되고자 50여 년의 이민 생활에서 모은 재산 100만 달러를 뉴욕 성바오로 정하상 퀸즈한인천주교회에 기부했다.

이어 2023년 가톨릭대학교 간호대학과 후배들을 위하여 36만 달러를 추가로 가톨릭중앙의료원에 기부했다. 이전 가톨릭대학교 옴니버스 파크 준공 시 기부한 1만 달러와 합쳐 총 37만 달러를 전달한 것.

김 동문은 “희망을 주는 것이 선배의 진정한 역할이고 나눔을 통해 희망을 주는 선배로 기억되고 싶다”며 “이 생각을 실천하고자 기부를 결심했다. 간호대학 후배들이 훌륭한 환경에서 교육받기를 바라고 먼저 주님의 곁으로 떠난 두 남매가 기억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화성 가톨릭대학교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은 “평생을 모은 재산을 흔쾌히 기부해 주신 김미지 동문의 결정에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각박한 세상에서 어려운 분들의 기부는 더욱 값진만큼 그 뜻을 기려 간호대 학생들의 교육을 위한 발전 동력으로 삼아 최고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CMC는 기부자를 예우하는 차원에서 김 동문에게 감사패를 전달하고 가톨릭대학교 옴니버스 파크 L층에 마련된 아너스 갤러리에 이름을 등재했다. 아울러 옴니버스 파크 3층 간호대학 3301호실을 ‘김미지 대강의실’로 명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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