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불법 행동에 국민은 생명 위협에 재정 부담까지 ‘피해’
자구 노력없는 의료계에 일방적 건보 지원 재검토하라 촉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이 정부의 의료계에 대한 일방적인 건보 지원을 철회하고 재검토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의사들의 진료거부로 인해 환자는 생명의 위협뿐 아니라 재정 부담까지 이중 고통을 떠안게 됐다면서 전공의 병원 이탈에 이어 교수들은 사직서를 내며 불법행동에 가담하고 있는데 이들을 관리‧감독해야 할 병원은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고 사태를 키우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경실련은 4월 9일 발표한 성명서를 통해 진료 현장의 혼란은 환자를 떠난 전공의의 불법행동으로 초래된 만큼 정부는 전공의 복귀 등 사태수습을 위한 병원과 의료계의 노력을 요구하고, 자구 노력 없는 건보재정의 일방 지원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고는 의사가 치고 뒷감당은 국민 몫인가’라고 반문한 경실련은 현장 의료인력 보상과 대체인력 투입비로 활용한 1,285억 원의 예비비 투입까지 합치면 정부는 2개월간 약 5,000억 원을 상회하는 천문학적 비용을 국민의 세금과 건강보험료로 비상진료체계 유지에 사용하고 있다며 불법 집단행동으로 의료현장의 혼란을 초래한 것은 의사들인데 그 불편과 재정 부담까지 국민에게 전가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과거 의약분업 추진에 반대하며 진료를 거부하는 의사를 달래기 위해 수가를 대폭 인상했고 이후 건보재정은 적자로 돌아서 국고지원이 불가피했다면서 어떤 이유로도 의사가 환자 곁을 떠나서는 안 되며 그로 인해 발생한 피해에 대해서는 의료계가 책임지도록 해야 재발을 방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조속한 의료 사태 해결 위해 병원과 의료계가 직접 나서라고 촉구했다.
경실련은 “빅5 병원 중 서울아산병원은 일반 직원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면서 “떠난 의료진을 복귀시킬 자구책 없이 병원 적자에 행정 일손을 줄이는 방식을 택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병원에는 소속 의사와 전공의를 관리해야 할 책임이 있음에도 전공의 복귀 요구 등 사태 해결에는 수수방관하면서 건보재정 지원에 기대고 희망퇴직 등으로 땜질하는 것은 무책임한 자세라는 것이다.
경실련은 “의료기관은 민간 기업과 달리 공익적 기능을 수행하고 병원 재단은 공익법인으로 사회적 책무를 다해야 한다. 정부가 비상진료체계를 통해 의료공백을 최소화하고 병원 운영을 독려하기 위해 한시적 수가 인상을 추진 중이지만 비상시국이 장기화하면서 건강보험 재정 부담은 날로 커지고 있다”며 “병원은 환자 피해와 사회적 갈등, 그리고 경영난 등의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소속 교수가 전공의의 복귀를 지도하고 진료를 정상화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현재의 의료 사태를 키운 정부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가 매번 의사들의 불법행위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집행하지 않고, 달래기용 재정지원이나 민원 해소 정책으로 문제를 손쉽게 해결했다며 근본적 해결 없는 임기응변식 정부 대책이 의료체계를 왜곡했고, 입장을 관철하기 위해서라면 본분도 잊은 채 환자를 버리고 떠나는 공룡집단으로 키워냈다는 것이다.
경실련은 “전공의의 불법 집단행동으로 인한 비상진료체계 유지비용을 왜 국민이 낸 보험료로 부담해야 하는가?”라며 “국민은 의사 불법행동의 피해자이지 가해자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경실련은 “전공의 복귀를 독려해야 할 교수조차 사직서를 제출하며 진료파행을 악화시키고 있는데, 보상을 강화하는 것은 타당하지도 사태 해결에 도움 되지도 않는다”며 “정부는 자구 노력 없이 진료 공백 사태를 수수방관하는 병원에 대해서는 건보재정 지원을 재검토하여 그 책임을 피해자인 국민이 아닌 의료계가 부담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