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을지대병원, 암수술 등 4건 동시 협진 성공적 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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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을지대병원, 암수술 등 4건 동시 협진 성공적 시행
  • 박해성 기자
  • 승인 2024.04.08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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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세 환자 대동맥류·신장암·대장암·담낭염 동시 수술
혈관이식·대장항문·간담췌외과·비뇨의학과 협진 성공 사례
의정부을지대병원에서 4건의 협진 수술을 받은 최 씨와 김지일 교수
의정부을지대병원에서 4건의 협진 수술을 받은 최 씨와 김지일 교수

경기북부 동두천에 거주하는 69세 남성 최 모씨는 최근 복부대동맥류와 신장암·대장암·담낭염 등 수술 4건을 한 번에 받고 입원 10일 만에 합병증 없이 퇴원했다. 지역거점병원 4개 진료과의 협진이 빛난 사례였다.

의정부을지대학교병원에 따르면 최 씨는 올해 초 건강검진 대장내시경에서 대장암이 발견돼 대장항문외과에 첫 내원했다. 대장암 크기가 2.5cm 정도로 크지 않아 처음에는 평범한 대장암 사례로 생각됐으나 최 씨의 심장수술 과거력 때문에 수술 전 평가를 위한 검사를 진행했고, 복부 CT에서 복부대동맥류, 신장암, 담낭염이 한꺼번에 발견됐다.

이중 가장 위험한 상황으로 수술이 시급했던 질환은 복부대동맥류였다. 복부대동맥류는 심장의 혈액을 전신으로 뿜어내는 복부의 큰 동맥 혈관벽에 이상이 생겨 정상보다 직경 50% 이상 팽창하는 질병이다. 특별한 증상이 없다가도 대동맥 벽이 터지면 50%는 사망에 이르는 등 생명을 위협할 수 있어 미리 발견한 것은 최 씨에게 천운이었다.

의정부을지대병원 혈관이식외과 김지일 교수는 “대동맥 직경이 6.2cm로 정상보다 3배 이상 커져 있었고 언제 터질지 몰라 위험한 상황이었다. 해부학적 이유로 대동맥 스텐트시술이 불가능한 상태였으며 관상동맥이 폐쇄돼 있어 수술을 여러차례 받는 것은 위험할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장항문외과, 비뇨의학과, 간담췌외과 의료진과 협진해 대동맥류, 대장암, 신장암, 그리고 담낭염을 동시에 개복수술하기로 결정했고, 서둘러 수술일을 잡아 3월 22일 오전 8시 최 씨의 수술 네 건이 시작됐다.

혈관이식외과 김지일 교수, 비뇨의학과 박진성 교수, 대장항문외과 권윤혜 교수, 간담췌외과 최현화 교수(사진 왼쪽부터)
혈관이식외과 김지일 교수, 비뇨의학과 박진성 교수, 대장항문외과 권윤혜 교수, 간담췌외과 최현화 교수(사진 왼쪽부터)

우선 김지일 교수가 복부대동맥류 수술을 집도했다. 대동맥류가 신동맥(신장동맥) 부위를 침범하고 있어 신동맥 상부를 고정시킨 뒤 인조혈관을 이용해 대동맥과 양측 장골동맥간 우회술을 시행했다.

정오부터는 비뇨의학과 박진성 교수가 신장암을 맡았다. 신장암은 4.3cm 정도 크기로 종양 내부에 괴사가 동반돼 있고 혈관 신생으로 주변 조직으로부터 혈관 공급을 많이 받고 있는 양상이었다. 박 교수는 주변 조직과 유착도 심해 박리가 쉽지 않았지만 문제없이 신장을 완벽히 적출했다고 설명했다.

오후 2시 40분부터는 간담췌외과 최현화 교수가 담낭절제술을 진행했다. 최 교수는 담낭의 염증과 담석으로 담낭절제술을 시행했는데, 결론적으로 한번 개복했을 때 같이 진행하는 편이 환자에게 훨씬 이로운 선택이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오후 3시 30분 권윤혜 교수가 대장암 부위를 절제하고 명치부터 배꼽 아래까지 길게 개복한 수술 부위를 꼼꼼히 봉합했다. 다행히 신장암, 대장암은 모두 원발암으로서 많이 진행되지 않았고 전이도 없었기에 수술이 모두 순조럽게 마무리됐다.

약 7시간에 걸친 네 건의 수술은 성공적이었다. 최 씨는 중환자실을 하루 경유해 입원실로 이동해 회복의 시간을 가졌고 며칠 복통이 있었으나 이내 괜찮아졌다. 이후 9일간 경과 관찰 후 3월 31일 무사히 퇴원했다.

최 씨의 보호자는 “특별한 증상이 없었는데 내시경 결과로 병원을 찾았다가 이렇게 여러 질환이 발견돼 성공적으로 수술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최 씨 역시 아직 컨디션이 100% 돌아오지는 않았지만 특별한 통증도 없고 잘 회복하고 있다며 감사하다는 뜻을 전했다.

김지일 교수는 “암과 심뇌혈관 등 중증·응급 질환은 시간과의 싸움이기도 하다”며 “경기 북부는 의료 취약지로 멀게는 연천, 포천에서 환자들이 오시는데, 의정부을지대병원은 여러 진료과별 협진을 통해 경기 북부 주민들이 신속하고 안전하게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항상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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