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의대생에 조기 임상환경 노출 및 간호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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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의대생에 조기 임상환경 노출 및 간호체험
  • 윤종원 기자
  • 승인 2016.10.07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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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의대, 쾰른대 의대생과 의학교육 학생 토론회 개최
고려대학교 의과대학(학장 이홍식)이 최근 의대 문숙의학관 윤병주홀에서 ‘고대의대-쾰른의대 의학교육 학생 토론회’를 개최했다.

고대 의대는 올해부터 학생들이 밀도 있게 다져야 할 의학지식의 뼈대에 세상을 품을 수 있는 따뜻한 의사로서의 역량을 키워 글로벌 리더 완전체로 성장하도록 돕고자 ‘Global Leadership Project in Medicine’을 신설했다.

지난 6월 첫 번째 시리즈로 열린 ‘2016 의대생 비정상회담’은 여름방학임에도 불구하고 교수진과 외국인 교환학생을 비롯해 약 80여명이 방청하는 등 인기가 뜨거웠다.

이번 토론회는 고대의대생 사회자 1명과 패널 3명, 국제 임상실습 학생교류 프로그램을 통해 고대안암병원에서 실습 중인 독일 쾰른대학교(Universität zu Köln) 의대생 Peter Jeong, Maria Seeah, Marian Ge-Hwan Liegl 3명의 패널로 ‘독일의 의학교육’을 주제로 토론을 진행했다.

특히 고대의대 측 사회자와 패널은 세계의대생협회, 아시아의대생협회에서 한국 대표로 활동하고 있거나 활동 경험이 있는 학생들로 구성돼 유창한 영어실력과 글로벌 감각을 뽐냈다.

막이 오르고 양측 패널 소개와 양교 의과대학 및 의학교육 시스템 발표가 이어졌다.

독일은 의대생을 병원의 임상환경에 조기 노출시키고, 환자를 배정받아 지속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하는 등 여러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학생과 환자의 합성어인 ‘StudiPat’ 프로그램은 학생 한 명당 환자를 한 명씩 배정해 6년 동안 돌보도록 하며, 학생은 학기마다 담당 교수에게 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또한 ‘Nursing Clerkship’은 간호사의 지도 아래 주말마다 환자의 목욕이나 식사 등 간병인처럼 환자를 돌보게 한다.

이 과정을 모두 필수적으로 이수해야만 총 3차로 이뤄진 독일 의사국가고시 중 1차 시험 응시자격이 주어진다.

이처럼 의대에 입학하면서부터 학생을 병원 환경에 노출시키고 환자와 접촉하도록 하며, 학생의 신분으로 의사 및 간호사 등 다양한 직종 관계를 체험하게 하는 독일의 의학교육이 어떠한 의의를 갖는지, 한국에서의 적용 가능성 등에 대한 본격적인 토론이 시작됐다.

고대의대생은 “신입생 시절부터 병원 환경을 접하고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은 장점이지만 전문가가 아닌 학생들에게 도움을 받는 환자들은 당황할 것이다”라며 “우리나라의 경우, 전문적인 간병인이나 가족, 친지들이 환자를 돌보기 때문에 적합하지 않다”고 말했다.

또한 “전문적인 의료 서비스를 바라는 우리나라의 특성상 환자와 가족들이 이러한 프로그램에 동의할지 의문”이라고 언급했다.

이에 쾰른의대생은 “혈압을 재거나 차트를 쓰는 등 의사라면 꼭 알아야 하는 것들을 미리 접하고 익힘으로서 환자를 대하는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고 반문했다.

이어 “환자를 치료한다는 것은 결국 간호사 등 여러 동료들과의 팀워크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본격적인 실습 전 의사로서의 생활을 알 수 있는 첫 단계로서 적합한 활동이라고 생각한다”며 “환자와의 1대1 인간관계가 6년 간 이어지면서 오히려 가족에게 하지 못하는 자신의 이야기를 서로 나누기도 하며 친밀해지고, 질병이 치유되는 과정을 함께 하는 기간 동안 따뜻한 교감이 이루어져 환자를 대함에 있어 많은 감동을 느끼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방청객으로 참석한 고대의대 본과 3학년생은 “실습 중에 간호사 선생님들께 궁금한 것을 여쭤보려고 해도 다들 너무 바쁘시기 때문에 질문 자체가 쉽지 않다”며 “한국에도 독일과 같은 프로그램이 있다면 간호사의 역할과 업무, 고충에 대해 더욱 잘 이해할 수 있고 직종이 다른 선생님들과도 긍정적인 관계를 구축하고 후일에 의사로서도 임상환경에서의 팀워크 발휘에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홍식 의대학장은 “강의를 통해 탄탄한 뼈대가 세워진다면 살과 근육은 강의가 아닌 다른 무언가로 채워지게 되는데, 우리나라 의학교육은 살과 근육을 만드는 데 부족한 커리큘럼”이라며, “환자의 몸을 실제로 만져보고 돕는 경험은 강의실에서 배우는 것과 확연히 다를 것이기에 앞으로 살과 근육을 키울 수 있는 글로벌 리더십 프로그램을 많이 기획할 계획이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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