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답게 기억하기 위해 장기기증 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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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게 기억하기 위해 장기기증 결심
  • 박현 기자
  • 승인 2016.06.08 12: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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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세 정동영 님, 남해에서 14년 투병생활 끝에
경상대학교병원에서 장기기증으로 6명의 소중한 생명 살려

2002년 뇌출혈로 수술을 받고 생활을 하다 2008년 재발go 치료를 받아오던 정동영(49세) 님이 지난 6월4일 소변을 본 후 이상행동이 보여 병원으로 이송됐다.

119를 통해 남해병원을 경유 후 경상대학교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으나 결국 뇌사상태가 되어 평소 모든 것을 나눠주고 가고 싶다던 고인의 의지에 가족들은 장기기증을 결심했다.

그는 뇌사판정 절차를 거쳐 지난 6월7일 심장, 간장, 신장(좌,우), 각막(좌,우) 기증을 통해 6명의 소중한 생명을 살리고 하늘의 별이 됐다. 발인은 6월10일 남해 전문 장례식장에서 진행한다.

정동영 님은 경남 남해에서 태어나서 1985년 특전사 입대해 1989년 전역했다. 남해에서 버스 운전기사로 일하다 2002년 버스 운행대기 중에 갑자기 쓰러져 뇌출혈 진단을 받고 수술을 받았다.

다행히 다시 일어날 수 있게 됐지만 쓰러지기 전의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가기는 어려웠다. 산재로 인정되어 병원에서 재활치료를 받으며 지냈다.

발병 이후 편마비 증상까지 나타나 초기에는 본인의 모습을 받아들이기 힘들어 했지만 특전사 특유의 의지력으로 지팡이를 짚고 다니면서도 주변 사람들을 챙기는 밝은 모습을 보였다.

사람을 만나는 것을 좋아해 특전사모임, 동참모임 등에 늘 참석하고 혼자서 여행도 즐기며 바쁜 일상을 보내왔다.

뇌출혈 수술 이후 치료를 받으며 지내오던 중 2016년 3월에 뇌동맥류 진단을 받아 약물치료를 받으며 힘든 시간을 이겨오고 있었다.

2016년 6월4일 소변을 본 후 갑자기 이상행동을 보이며 말을 잘 못해 보호자가 급히 119에 연락 후 병원으로 이송해 치료를 받았지만 정동영님은 뇌사상태가 되어 가족과 이별을 맞이해야 했다.

14년 동안 투병생활을 하면서도 늘 씩씩하고 밝은 모습이었던 정동영님이 마지막 가는 길까지 남의 생명을 살리는 훌륭한 일을 하고 떠날 수 있도록 가족들은 한국장기기증원에 뇌사장기기증 의사를 밝혔다.

정동영 님은 생전에 장기기증에 대해 직접적인 말은 한 적은 없지만 본인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모든 것을 나눠주고 세상을 떠나고 싶다는 이야기를 가족들에게 자주 했었기에 본인의 뜻을 존중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정동영 님의 배우자는 농촌진흥청국립원예특작과학원에서 블루베리를 연구하며 직접 블루베리 농사를 지으며 가족의 생계를 이끌고 남편과 슬하의 딸과 아들을 보살펴왔다.

첫째 딸은 아픈 아버지를 보살펴주기 위해 간호학과를 진학했는데 그 뜻을 이루기도 전에 아버지를 떠나보내 더 슬퍼했다.

가족들은 정동영 님을 마지막 모습이 “아름다운 선행을 하고 떠난 자랑스러운 남편이자 아버지로 기억할 수 있기에 장기기증은 큰 선물”이라고 말하며 “기증을 통해 새 생명을 받게 되는 누군가도 행복하고 건강한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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