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유전자를 가진 사람이 흡연할 경우 자가항체 생성과 관계없이 한국인의 류마티스 관절염 발생위험을 최소 10배 가량 높인다는 사실이 3월25일 국내 연구진에 의해 밝혀졌다.

또 이 유전자가 없는 사람도 흡연하면 류마티스 관절염 발병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양대학교류마티스병원 방소영, 이혜순, 배상철 교수팀은 최근 국내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 513명, 정상인 1천101명을 대상으로 HLA-DRB1 SE 유전자와 4가지의 특이 ACPA 자가항체(항CCP항체, 항enolase항체, 항vimentin항체, 항fibrinogen항체)를 검사하고 흡연이 류마티스 관절염 발병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HLA-DRB1 SE 유전자로 인해 ACPA를 가진 사람이 흡연할 경우 4가지의 특이 ACPA 종류에 관계없이 류마티스 관절염 발병 가능성이 최소 10배에서 최대 15배 가량 증가했다. 이들 ACPA가 없는 사람은 흡연하면 HLA-DRB1 SE 유전자와 관계없이 류마티스 관절염 발병률이 약 5배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배상철 교수는 “이 연구결과는 HLA-DRB1 SE 유전자와 흡연이 항CCP항체와 항enolase 혹은 항vimentin항체가 동시에 있는 사람에게만 류마티스 관절염 위험성이 있다는 기존 서양의 연구 결과를 뒤집어, HLA-DRB1 SE 유전자와 흡연이 ACPA 양성뿐 아니라 음성인 모든 류마티스 관절염 발생위험을 높인다는 새로운 발병기전을 제시한 것으로 금연의 중요성을 일깨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처럼 서양의 연구와 다른 결과가 나타난 이유는 서양인과 한국인의 유전자 차이 때문이며, HLA-DRB1 SE 유전자가 아닌 한국인 고유의 0901 대립유전자 등이 류마티스관절염의 발생에 관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 교수는 또 “유전적 원인 뿐 아니라 환경적요인과 이 요인들 간의 상호작용을 찾아내 류마티스 관절염 발병기전 및 조기진단 바이오마커를 밝혀내고 나아가 이를 치료에 응용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기 위해 더 장기적인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 류마티스 학계에서 가장 저명한 것으로 평가받는 ‘Annals of the Rheumatic Disease’ 3월호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