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배아 유전자 검색한 맞춤아기 첫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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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배아 유전자 검색한 맞춤아기 첫 탄생
  • 윤종원
  • 승인 2006.11.15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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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천성 질병을 물려받지 않도록 수정 후 배아 상태에서 유전자 검사를 거친 "맞춤 아기"가 영국에서 처음으로 태어났다.

프레디 그린스트리트와 토머스 그린스트리트 쌍둥이 형제는 2주 전 런던 가이스 앤드 성토머스 병원에서 아무런 질병없이 건강하게 태어났다고 BBC 인터넷판이 14일 보도했다.

두 아이의 부모는 난치병인 낭포성 섬유증 유전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미 이 병에 걸려 고생하는 딸을 두고 있다.

쌍둥이의 부모는 건강한 아기를 낳기 위해 배아를 자궁에 이식하기 전 질병에 걸렸는지를 검사하는 "PGH(pre-implantation genetic haplotyping)" 검사를 받았다.

이 검사는 낭포성 섬유증뿐만 아니라 헌팅턴병, 척수성 근위축증, 듀센 근이양증 등 최대 6천종에 이르는 질병을 유전자 검색을 통해 미리 알아낼 수 있다. 이 검사법은 한 유전자의 돌연변이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배아세포의 DNA 전체를 살펴봄으로써 질병을 빨리 찾아낼 수 있다.

의료진은 그린스트리트 부부의 배아가 이 병에 걸렸는지를 검사한 후에 건강한 배아를 골라 엄마 캐서린의 자궁에 이식했다.

캐서린은 "한 시점에서 우리 부부는 더 이상 아기를 가질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건강하고 행복한 아기를 둘이나 얻는다는 것은 정말로 굉장한 일"이라고 기뻐했다.

킹스컬리지 부인과의 피터 브로드 교수는 "자궁 이식 전 유전자 검사법은 계속해서 아기를 유산했거나 혹은 심각한 선천성 질병으로 고통을 받거나 사망한 아기를 둔 가정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맞춤아기의 출생에 대해 유전자 검사를 통해 질병에 걸린 배아를 폐기한다는 점에서 생명 윤리에 위배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민간단체인 생식윤리논평의 조세핀 퀸타발은 "그것은 태어난 아기가 아니라 출생이 허용되지 않은 아기에 대한 이야기"라며 "낭포성 섬유증에 걸린 아이들에게 사회가 낭포성 섬유증 환자를 원치 않는다는 나쁜 메시지를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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