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룽표 액션
추석 시즌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영화가 있다. 청룽(成龍) 주연의 홍콩 액션물이다.
청룽 영화로 매년 짭짤한 재미를 본 수입사들이 올해는 "BB 프로젝트"(원제 Rob-B-Hood, 감독 천무성陳木勝)를 내놓았다. 이번 작품은 어린 아이 납치사건을 소재로 삼았다. "흑협" "흑사회" 시리즈로 국내에 이름을 알린 홍콩 스타 구틴록(古天樂)이 가세했다.
상습 도박꾼 뚱땅(청룽)과 바람둥이 파트너 난봉(구틴록)은 돈이 되면 무엇이든 훔치는 2인조 전문털이범. 하지만 돈을 도박과 여자로 번번이 탕진해 빚쟁이에게 쫓기기 일쑤다. 그러던 어느 날 이들은 병원에서 물건을 훔치던 중 우연히 갓난아기를 구하게 된다. 아기가 자신의 자식이라고 믿는 한 남자가 옛 애인이자 홍콩 갑부의 아내인 아이 엄마를 찾아와 실랑이를 벌이다 실수로 아이를 아래층으로 떨어뜨리고 만 것. 이를 뚱땅이 구한 뒤 무사히 아이 엄마에게 넘겨준다. 사건 도중 아이 엄마의 옛 애인은 추락사한다.
이 사건은 아이 유괴사건으로 이어진다. 아이 엄마 옛 애인의 아버지는 거물급 갱단의 두목. 그는 아이가 손자일 것이라는 생각에 납치하기로 결심한다.
이후 갱단 두목은 뚱땅과 난봉에게 아기 유괴를 의뢰한다. 문제는 이들 사이에 중개인이 있었다는 점. 이 때문에 뚱땅 일당과 갱단 두목은 서로의 존재를 모른다. 뚱땅과 난봉은 아이를 납치한 뒤 TV를 통해 아이가 갑부의 자식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자 아이 부모에게 더 많은 돈을 받아내려고 아이를 의뢰인에게 보내지 않는다. 한편 갱단 두목은 아이 납치에 성공했다는 소식이 없자 직접 부하들을 풀어 아이 납치에 나선다.
영화는 뚱땅과 난봉이 졸지에 아이를 맡게 되면서 벌어지는 해프닝에 초점을 맞췄다. 이들은 우유 먹이고, 기저귀 갈고, 함께 놀아주느라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흡사 영화 "세 남자와 아기 바구니"를 보는 듯하다. 여기에 뚱땅 일당과 갱단 사이에 아이를 놓고 벌이지는 쫓고 쫓기는 추격전이 더해진다.
"BB프로젝트"는 여타 청룽 영화와 크게 다르지 않다. 영화가 어떻게 전개될지 이미 머리 속에 그려지기 때문. 그렇지만 관객은 뻔한 스토리에도 웃음을 참지 못한다. 청룽이 매년 관객몰이에 성공하는 것은 진부함 속에서도 그만의 독특한 매력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영화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위앤뱌오(元彪)의 등장이다. 국내에는 "원표"라는 이름으로 널리 알려진 위앤뱌오는 뚱땅의 친구라는 이유로 그의 뒤를 봐주는 경찰로 출연했다. 그가 청룽과 한 영화에 얼굴을 내민 것은 1984년 개봉작 "프로젝트A" 이후 12년 만이다. 나이 든 얼굴은 어쩔 수 없지만 위앤뱌오의 액션만은 여전하다.
청룽은 이달 초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이 작품을 소개하면서 "앞으로 액션 연기를 사양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그렇지만 이 작품이 그의 액션을 볼 수 있는 마지막 영화는 아니다. 청룽에게는 "러시아위3" 등 이미 출연 계약을 한 액션 영화가 줄줄이 기다리고 있다고.
28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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