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가문의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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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가문의 부활
  • 윤종원
  • 승인 2006.09.1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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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겨운 "가문의 부활"

"조폭 코미디"에 조폭이 빠지니 "팥없는 단팥빵"이 돼버렸다. 시리즈 영화가 세 편까지 잘 버텨내기 쉽지 않다는 걸 "가문의 부활:가문의 영광Ⅲ"(감독 정용기, 제작 태원엔터테인먼트)도 피해가지 못했다.

작년 추석 개봉해 전국 570만 관객을 동원하며 "가문의 영광"보다 더 좋은 흥행 성적을 거뒀던 "가문의 위기". 그때 그 출연진이 그대로 나와 영광을 재현하려한 작품이며, 철저히 추석 시즌에 맞춰 제작된 기획상품이다.

"가문의 영광"이 조폭 코미디답지 않은 따스함으로 소재의 확장을 꾀하면서 흥행몰이에 성공했고, "가문의 위기"가 김수미, 신현준, 김원희, 탁재훈 등 새로운 배우 조합으로 밉지 않고 허를 찌르는 유머로 성공한 반면 "가문의 부활"은 화려한 볼거리에 비해 정작 무릎을 치게 하는 유머와 코미디가 좀체 보이지 않는다.

"가문의 위기"를 통해 친밀도가 높아진 배우들의 결속력은 강화됐지만 냉정하게 서로를 들여다보지 못하는 함정에 빠진 듯하다. "가문의 위기"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는 과거 장면으로의 지나친 회귀는 자칫 "그들만의 리그"로 보일 만큼 그들은 신났고, 객석은 피곤하다.

검사 며느리를 맞는 것을 계기로 조직폭력배 백호파를 해단한 홍덕자 여사(김수미 분) 가문은 김치사업으로 업종을 전환한다. 바람난 남편조차 집으로 다시 불러들일 만큼 뛰어난 홍 여사의 음식 솜씨가 유감없이 발휘된 것.

승승장구하는 이들 앞에 진경(김원희)을 장인재(신현준)에게 빼앗긴 데다 조폭과의 연루로 교도소에 간 명필(공형진)의 복수가 기다리고 있다. 한 순간에 "엄니손" 식품은 망하고 가문의 세 아들과 두 며느리가 힘을 합해 재기를 꾀한다.

"조폭이 S대 출신 엘리트를 사위로 삼으려다 벌어지는 해프닝"과 "조폭이 검사를 아내로 맞으면서 벌어지는 해프닝"이라는 간결 명확한 내용이 담긴 전편들과 달리 3편은 딱히 한마디로 표현하기 힘들다는 것부터 웃음의 포인트가 중구난방이다.

물론 배우들의 개인기는 전편보다 더 뛰어나다. 특히 영화의 중요한 축을 담당한 탁재훈은 나날이 영화배우로서 입지를 굳혀가는 듯하다. 또한 신현준의 독특한 스타일의 유머도 여전하며, 30대로 분장한 모습을 자주 선보인 김수미의 내공은 역시 만만찮다. 그렇지만 참신함이 보이지 않는다.

그럼에도 "가문의 부활"이 올 추석 가장 강력한 흥행 우승 후보임은 분명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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