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공백 후 수도권·비수도권 격차 심해져
3대 암(위암, 대장암, 간암)을 진단 받고 수술까지 1개월 이상 대기한 환자의 비율이 10년 사이에 8.7%p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10년 전에는 3대 암 진단 후 수술까지 1개월 이상 대기한 환자 비율이 수도권과 비수도권 모두 약 28%로 비슷한 수치였는데, 10년간 격차가 점차 벌어져 지난해에는 수도권 33.7%, 비수도권 40.9%로 급격한 차이를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는 의료공백 후에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격차가 더 심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장종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더불어민주당)은 10월 7일 2024년도 복지위 국정감사에서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10년간 시도별 3대 암 수술 대기 기간’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해당 자료에 따르면 3대 암 수술을 받은 환자들 중 암 진단일부터 수술까지 1개월 이상 대기한 환자 비율은 2014년 28.1%에서 2023년 36.8%까지 증가했다.
2022년에는 가장 높은 수치인 40%를 기록하기도 해 과거에 비해 암 수술을 오래 기다리는 환자들이 많아진 것을 통계로 확인할 수 있었던 것.
또한 지난 10년간 3대 암 수술 환자 수는 2017년까지 증가세를 보이다가 점차 하락해 2023년에는 오히려 2014년보다 14.6%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는데, 같은 기간 동안 진단 1개월 내 수술을 받지 못한 환자의 비율은 갈수록 높아지는 양상을 보였다.
3대 암 환자 중에 진단일부터 수술까지 1개월 이상 대기한 환자 비율을 수도권과 비수도권으로 나눠 비교해보면, 2014년 수도권 환자 비율은 28%였던 반면 2023년에는 그 비율이 34%까지 상승해 10년 사이에 6%p가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가장 높은 수치를 보인 해는 2022년으로, 수도권 3대 암 환자 중 진단 1개월 이후에 수술을 받은 환자 비율이 36.6%를 기록했다.
비수도권의 상황은 더욱 심각했다.
비수도권 3대 암 환자 중 진단 1개월 이후에 수술을 받은 환자의 비율은 2014년 28.2%에서 2023년 39.3%까지 10%p 넘게 늘어났다.
가장 높은 수치를 보인 해는 수도권과 마찬가지로 2022년이었으며 비수도권 3대 암 환자 중 진단 1개월 이후에 수술을 받은 환자의 비율이 무려 43.1%에 달했다.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격차는 2014년에는 수치가 0.2%p 차이로 거의 비슷했으나 2023년에는 5.3%p까지 격차가 벌어졌다.
특히, 장종태 의원은 의정갈등으로 인해 지난 2월부터 계속되고 있는 의료공백 사태가 3대 암환자의 수술 대기 기간에 영향을 주지 않았는지 살펴보기 위해 올해 2~4월 암 진단 환자 수와 암 수술 환자 수를 전년 동 기간과 비교했다.
그 결과 2~4월 3대 암 진단을 받은 환자 중 진단부터 수술까지 1개월 이상 대기한 환자의 비율은 36.6%로, 전년 동기 대비 34.4%와 비교해 2.2%p 증가했다.
이에 더해 해당 통계를 수도권과 비수도권으로 나눠 비교해보니 수도권은 오히려 0.1%p 감소했고, 비수도권은 35.8%에서 40.1%로 4.3%p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의료공백 사태로 인해 비수도권의 환자들이 더 많은 피해를 본 것으로 분석됐다.
의료공백 사태 이후 전년의 3대 암 진단 환자 수와 수술 건수 감소분을 비교해보면 3대 암 진단 환자 수는 9.2% 감소한 반면 수술 환자 수는 23.1% 감소했고, 진단 1개월 내 수술을 받은 환자의 수는 25.7% 감소했다.
의료공백 사태로 암 진단을 받은 환자 수가 감소한 수준 이상으로 수술 건수가 많이 줄었고, 이는 수술이 필요한 환자들이 제때 수술을 받지 못하고 대기하는 경우가 늘어난 것과 다름없다는 게 장 의원의 지적이다.
장 의원은 “의정갈등으로 8개월째 이어지는 의료공백 사태 때문에 하루라도 수술이 급한 암 환자들이 수술을 받기 위해 전보다 더 오랫동안 대기해야 하는 피해를 입고 있는데, 비수도권 환자들의 피해가 더 큰 상황”이라며 “암 수술을 위한 인프라나 인적자원을 지금보다 더 확충할 필요가 있고 특히, 비수도권 환자들의 비율이 더 높다는 것은 지역 의료체계에 더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