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지급·지연 불편 절반 이상 겪어…파견 기관에도 도움 못 되는 것으로 인식
의대정원 증원 사태로 인해 파견된 공중보건의사들의 처우가 열악한 것은 둘째치고 수당도 제대로 지급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나 향후 논란이 될 전망이다.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회장 이성환)은 5월 3일부터 10일까지 현 의료사태에 대한 대응으로 각 지역의 병원에 파견된 공보의와 남겨진 비파견 공보의에 대한 실태조사를 최근 진행했다.
2024년 기준 전체 공보의 1,213명 중 563명이 설문에 참여해 46.4%의 응답률을 기록했으며 이 중 파견된 경험이 있는 공보의(파견자)는 212명(37.7%), 파견된 적 없는 공보의(비파견자)는 351명(62.3%)였다.
파견자 212명은 일반의 70명(33.1%), 인턴의 87명(41.0%), 전문의 55명(25.9%)로 구성됐다.
우선, 파견 경험자 212명 중 ‘대체인력으로 파견 기관에 도움이 되지 못했다’고 평가한 경우는 108명(50.9%)으로 집계돼 ‘전공의 집단 사직에 따른 대체인력’이라는 파견 취지가 무색했다.
이 중에서 도움이 되지 않은 이유에 대한 복수 응답 조사 결과 ‘단순 업무의 반복(64.8%)’, ‘본인의 수준을 넘어선 술기 및 업무(35.2%)’, ‘파견지 의료진과의 의사소통 어려움(29.6%)’ 등이 지목됐다.
또한 ‘파견 자체가 파견기관의 입장에서 얼마나 도움이 되었는가’라는 질문에 ‘도움이 되지 못했다’고 응답한 수가 119명(56.1%)으로 과반이 넘었다.
의료취약지에 배치된 공보의의 수도권 및 대도시 병원 파견에 대한 인식 조사에서 ‘부정적’이라고 답한 공보의는 168명(79.2%)으로 집계됐는데, 부정 평가 이유에 대한 복수 응답 결과 △지역의료공백 우려(86.4%) △낮은 유효성에 대한 의구심(70.4%) △공보의의 업무 과중화(69.8%) 순으로 응답률이 높았다.
이와 함께 파견 방식을 묻는 질문에서 ‘파견지와 원 근무 배치기관이 일치하지 않음’이 110명(51.9%), ‘파견지와 연고지의 불일치’가 151명(71.2%)으로 나왔으며 이를 토대로 종합적인 파견지 선정 합리성 평가에서 ‘비합리적이다’라고 평가한 응답자가 93명(43.9%)으로 집계됐다.
비합리적 평가 이유에 대한 복수 응답 설문 결과 ‘본 배치기관과 멀리 떨어진 시·도’가 60명(64.5%), ‘무연고 지역’이 59명(63.4%), ‘파견 병원 무연고’가 56명(60.2%)이었다.
특히, 파견 수당과 관련해 ‘수당 지급에 있어서 불편한 경험이 있음’으로 응답한 파견자는 125명(59.0%)에 달했다.
그 이유에 대한 복수 응답 조사 결과에서 ‘수당 지급 지연 중(아직 못받았음)’이 75명(61.5%), ‘지급 받았으나 지연됨’이 38명(31.1%), ‘특정 수당 항목 미지급’이 23명(18.9%)으로 확인돼 공보의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성환 회장은 “공보의 파견 수당 체불은 지금도 해결되지 않고 있으고, 4월 파견 수당도 들어오지 않은 경우가 많아 공보의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명확한 가이드라인도 없이 재량에 맡긴다면서 구체적인 민사 책임 보호 장치 부재로 파견이 시작된 것처럼, 이번 수당 문제도 지자체와의 책임 돌리기식 안일한 대처가 가시화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회장은 이어 “결국 앞으로 의대생들은 의무사관후보생으로 3년 이상 복무해야 하는 군의관이나 공보의로 지원하지 않고 현역으로 군대를 다녀오게 될 것”이라며 “이 같은 ‘뉴노멀’은 이미 상당한 수준에서 현재 진행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