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주 의원, “몰수 마약 보관과 관리 근본적으로 개선해야”
몰수한 마약을 보관하는 보건소의 마약 관리가 부실한 것으로 드러났다. 마약 분실·도난시 대형 마약 범죄사고가 발생할 수 있어 몰수마약 보관과 관리를 근본적으로 개선해야한다는 지적이다.
더불어민주당 김영주 의원(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은 10월 13일 식품의약품안전처 국정감사에서 전국 보건소의 몰수마약류 보관, 관리 및 폐기 실태를 점검한 결과 보건소의 몰수마약류 보관이 매우 부실하다고 밝혔다.
앞서 올해 6월 춘천시 보건소는 10억원 상당의 필로폰과 대마 등 마약 5종 500g을 금고 밖에 보관하다 분실소동이 발생 한 바 있다.
검찰은 필로폰, 대마, 코카인 등을 압류하거나 병원·약국에서 사용기간이 경과, 변질·부패·파손 등으로 보관이 어려운 마약류는 보건소에서 이를 보관·폐기처분을 한다. 이를 몰수마약류로 부른다.
몰수마약은 분실, 도난 시 범죄에 사용될 소지가 있고, 보건소에 보관하고 있는 몰수마약은 수 천만원대부터 수 백억원대에 달할 수 있어 보관과 관리 시 매우 엄격한 보안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는 것.
식약처 ‘몰수마약류 관리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몰수마약은 분실·도난·훼손되지 않도록 이동이 어렵고 쉽게 파괴할 수 없는 이중의 잠금장치가 된 철제금고나 이중철제 보관함에 보관해야 한다.
그러나 김영주 의원이 몰수마약 철제금고 혹은 철제 보관함 보유 여부를 확인해 본 결과 강원도 영월군은 금고가 아닌 업소용 냉장고에 몰수마약을 보관하고 있었다.
또 강원 정선군 보건소는 금고안에 마약이 가득 차 있었으며 춘천시 보건소도 금고 용량이 부족해 외부에 마약을 보관하다 외부보관 사실을 망각해 분실소동이 발생했다.
이밖에도 강원도 홍천군, 경기화성시 서부보건소 등은 목재 캐비닛에, 충남 공주·서산, 전남 진도 등은 다른 장소로 쉽게 이송할 수 있는 소형 금고에 보관하고 있었고 전북 장수군, 충북 보은·옥천·증평, 충남 계룡·부여·서천, 강원 홍천·영월 등은 금고 자체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몰수마약을 보관하는 보건소 중 CCTV나 24시간 감시시스템이 없는 보건소가 절반 이상으로 드러나 사실상 도난에 무방비 상태라는 것.
김영주 의원은 “CCTV와 24시간 감시 시스템 설치 및 부실 보관·관리에 대한 제제 및 처벌 규정이 없는 등 ‘몰수마약류 관리 규정’이 매우 부실해 몰수마약류 관리에 대한 규정을 대폭 개정할 필요가 있다”며 “보관 장치의 규격을 통일하는 등 가이드라인은 물론 24시간 경비 인력이 없고 보안이 상대적으로 약한 보건소에 몰수마약을 보관하는 것에 대한 근본적이 검토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마약류 관리법에 몰수마약은 시·도지사가 관리·처분·폐기하도록 되어 있는데 마약을 압수한 검찰·관리를 맡은 지자체·지자체의 처분 상황을 보고·감독할 수 있는 식약처 등 역할과 권한이 나눠져 있어 각 기관의 관심부족 속에서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김 의원이 몰수마약류를 관리‧처분하고 있는 지방자체단체에 대해 감사‧조사를 실시한 적 있는지 묻자 식약처는 최근 5년간 실시한 바 없다고 답했다.
김 의원은 “몰수마약류 분실·도난 시 대형 마약범죄 사고가 발생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금고·CCTV·24시간 경비도 없는 보건소가 다수 확인되어 사실상 무방비 상태라는 것이 드러난 것”이라며 “이미 춘천보건소에서 사고가 발생한 만큼 이번 기회에 몰수마약류의 보관, 처리, 폐기에 이르기까지 제도를 전면 개편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