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마이클 밀러 위원, “늘어나는 의료비용 디지털헬스로 해결 가능”
“미래 먹거리로 주목받는 헬스케어 산업에서‘디지털 역량’은 글로벌 경쟁력을 가르는 핵심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대한병원협회 미래헬스케어위원회 & HIMSS는 9월 15일 서울 코엑스 ‘KHF 2023’ 제5세미나실에서 ‘2023 K-디지털헬스케어 서밋’을 개최해 헬스케어산업의 중요성과 함께 디지털헬스케어가 구현할 미래의 모습을 소개했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개최된 ‘2023 K-디지털헬스케어 서밋’은 다양한 분야 많은 전문가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행사 규모를 확대하고 프로그램도 다양하게 준비했다.
김상일 대한병원협회 디지털헬스케어위원장은 개회사에서 “이 자리에 의료계뿐만 아니라 금융, 통신, 전자, 보험 등 많은 디지털관련 산업 분야에서 참석하신 것과 같이 이제 디지털로 연결되는 초연결 융합의 시대가 다가왔고 디지털 역량이 세상을 움직이는 핵심가치로 떠오르고 있다”면서 “의료 분야 또한 디지털로 인한 변혁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만큼 대한병원협회는 여러분들과 함께 first mover로서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선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대한병원협회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미래헬스케어위원회를 조직한데 이어 올해에는 디지털헬스케어 전시회 참관 및 해외 연수와 미국 보건의료정보관리시스템협회 HIMSS와 업무협약 체결하는 등 의료기관의 디지털 전환과 의료 혁신에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부응코자 대한병원협회는 박람회 명칭을 ‘국제 병원 및 헬스테크 박람회’로 변경하고 국내 최대 디지털헬스케어 전시회 및 학술대회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김상일 위원장은 “미래 먹거리로 주목받는 헬스케어 산업에서 ‘디지털 역량’은 글로벌 경쟁력을 가르는 핵심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는 최고 수준의 5G 네트워크 및 우수한 IT인프라 경쟁력을 갖추고 있고, 의료 IT 전문 스타트업에 대한 활발한 투자와 제휴를 통해 글로벌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 진출을 위한 발판을 지속적으로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향후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와 의료데이터 활용 관련된 법·제도 기반이 마련될 경우, 국내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 위원장은 “특히 DTx 산업은 디지털 헬스 전략의 핵심 요소로 부상하고 있고, DTx 활성화 촉진을 위해 각국 정부는 규제, 급여 등재 등 제도적 기반을 정비하고 있다”면서 “아마존, 구글, 애플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은 각 회사별 플랫폼 기술과 자체 IT 기술력을 기반으로 디지털 헬스케어 제품의 직접 출시를 통해 사업 확장 및 디지털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국내 빅테크, IT 기업 역시 ICT 기술 기반한 데이터 처리, 분석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헬스케어 시장 진출을 도모하고 있으며 이통 3사는 IT 기술의 핵심인 데이터와 인공지능을 활용해 의료 데이터 분석 및 의료서비스 제공하는 플랫폼을 적극 개발 중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기술의 개발 및 발전과 인력 교육뿐만아니라 지속적인 정부의 지원 및 제도 마련 등을 통한 K-디지털헬스케어 인프라 구축과 기반 조성이 더욱 필요하다”며 “의료계와 산업계 및 정부가 함께 디지털헬스케어를 전망하고 미래 의료 산업의 방향을 모색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개회사를 갈음했다.
한편, 마이클 밀러(Michael Miller) WHO, 디지털화 및 보건 정보 시스템 위원회(Committee for Digitalization and Health information Systems) 위원은 이어진 기조연설을 통해 ‘디지털 기술이 건강 재정 및 보편적 건강 보장(UHC) 목표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고 몇 가지 가능한 방법’을 제안했다.
마이클 밀러 위원은 의료조직 및 디지털 기술 혁신, 시스템 아키텍처, 프로그램 관리 및 거버넌스 분야의 전문가이자 프로그램 책임자로 그는 영국, 카타르, 호주, 싱가포르를 비롯한 여러 국가에서 의료 혁신과 관련된 업무를 수행했으며 WHO Digital Health Technical Advisory Group(DHTAG) 전문가 명단 및 비즈니스 인텔리전스 및 AI를 포함한 ‘Committee for Digitalization and Health Information Systems Standards(디지털화 및 보건 정보 시스템 표준 위원회)’의 위원으로 임명됐다. NHS England 40 New Hospitals Program의 디지털 기술 특별 고문이자 의료 표준 및 시스템 기술 및 용어에 대한 영국 표준 연구소(BSI)의 특별 고문이기도 하다.
이날 그는 전 세계 의료 시스템이 증가하는 수요와 인구 통계학적 변화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의료서비스 제공을 위한 재정적인 지속가능성이 현재 문제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마이클 밀러 위원은 “만성 질환, 비감염성 질환(NCD)이 현재 전 세계 의료비 지출의 가장 큰 요소를 차지하고 있다”며 “전 세계적인 임상의 및 관련 전문가 부족, 최근의 유행병 및 사회적 거리두기에 대한 대처로 인해 완전 통합 EMR(Electronic Medical Records) 및 실질적인 보상(Virtual Wards)에 대한 상당한 수요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보편적 건강보장(UHC)은 모든 국민이 경제적 어려움 없이, 필요한 시간과 장소에서, 그들이 필요로 하는 전 범위의 양질의 보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것을 의미한다. 건강 증진에서 예방, 치료, 재활 및 완화 의료에 이르기까지 필수적인 보건 서비스의 전 연속체를 포괄한다.
UHC는 1948년 WHO 헌법에 기초하고 있다. 이 헌법은 건강을 기본적인 인권으로 선언하고 모두에게 도달 가능한 최고 수준의 건강을 보장할 것을 약속하고 있다.
모두를 위한 건강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서는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건강과 가족 및 지역사회의 건강을 위해 양질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양질의 의료를 제공하는 숙련된 보건 종사자들과 사람 중심의 진료, 보편적 건강보장에 투자할 수 있는 정책적 결정이 필수라는 것.
마이클 밀러 위원은 “보편적 건강보장은 강력하고 사람 중심의 일차 의료 서비스를 필요로 한다”면서 “건강 시스템은 그들이 섬기는 지역 사회에 뿌리를 두고 있고 그들은 질병과 질병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것뿐만 아니라 웰빙과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을 돕는데도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과 영국 같은 몇몇 주요 선진국에서의 수명이 감소하고 있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며 디지털 헬스의 중요성을 시사했다.
그는 디지털 헬스는 건강 결과를 발전시키고 보편적 건강보장 범위(UHC)와 건강 관련 지속 가능 개발 목표(SDGs)를 달성하기 위해 입증된 가속기라며 디지털과 건강에 대한 포괄적 eHealth 결의안 이후 거의 20년 동안 120개가 넘는 세계보건기구(WHO) 회원국이 국가 디지털 헬스 정책 또는 전략을 개발했지만 이 중 많은 것이 비용이 들지 않거나 새로 건물을 지을 필요가 없는 내용들이라고 했다.
마이클 밀러 위원은 “디지털 헬스 트랜스포메이션은 자원 할당의 단편화와 국가 요구에 대한 정열, 그리고 가변적인 디지털 솔루션의 정의와 품질 수준으로 인해 도전을 받기도 한다”면서 “국가들은 제품 중심의 디지털 헬스에서 나아가기 위한 지원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디지털 헬스에 대한 가시성과 투자에 대한 부족은 수년간 국가, 개발 파트너 및 기술 파트너의 중복을 줄이고 영향을 최적화하려는 노력을 좌절시켰다며 예를 들어, 2022년 보고서에 따르면 저소득 및 저소득 국가에 대한 현재 자금 수준 및 디지털 건강에 대한 국내외 투자 격차에 어느 정도 인지 정보가 누락돼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촉발된 디지털 기술의 급속한 배치와 규모 확대는 디지털 헬스 혁신에 대한 국가들의 욕구를 가속화 했다”며 “따라서 투자를 조정하고, 환경을 활성화하고, 품질 보증된 기술 지원을 강화하면서 디지털 헬스 혁신 여정에서 국가의 자율성을 촉진하고 복잡한 디지털 건강 생태계에 대응할 수 있는 글로벌 플랫폼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디지털 헬스 글로벌 이니셔티브(GIDH)는 글로벌 디지털 헬스의 최근 및 과거 이득을 통합 및 증폭하는 동시에 상호 책임을 강화하고 미래 투자의 영향력을 강화할 것을 제안한다며 GIDH는 네 가지 기본 축에 초점을 맞추어 투자의 중복 및 제품 중심의 디지털 헬스 전환과 같은 과제를 해결해, 디지털 헬스에 대한 공평한 접근을 촉진하는 WHO 관리 네트워크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마이클 밀러 위원은 전 세계적으로 1차 의료와 병원, 정신건강관리, 사회복지시설 등 환자 중심의 통합관리 모델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면서 치료를 우선시하는 시스템에서 건강 악화를 예측하고 예방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의 전환을 피력했다.
특히 2000년부터 2019년까지 전세계 사망 및 장애의 주요 원인으로 비감염성 질환이 증가하고 있다는데 주목했다.
WHO의 2019년 세계 건강 추정치(Global Health Estimates)에 따르면, 비전염성 질환(NCD)은 이제 세계 10대 사망 원인 중 7개를 차지하고 있고 이것은 2000년 10대 사망 원인 중 4개가 더 늘어난 것으로 지난 20년간 질병과 부상으로 인한 사망률의 변화 추이를 보여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 추정치들은, 유엔의 지속 가능한 개발목표 의제에 명시된 바와 같이 심혈관질환, 암, 당뇨 및 만성 호흡기질환의 예방과 치료, 그리고 전 세계 모든 지역의 부상 문제 해결에 전 세계적으로 집중해야 할 필요성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면서 “우리가 비감염성 질환의 예방, 진단, 치료를 빠르게 강화해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일깨워 준다”고 말했다.
그럼 의료 분야에서 디지털 기술을 최적화해 사용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무엇보다 전장의무기록시스템의 전세계적인 통합이 우선돼야 한다는게 마이클 밀러 위원의 생각이다.
전 세계 국가들은 전 세계적으로 100억 달러를 EMR(Electronic Medical Record) 시스템에 사용해 왔다. 그러나 데이터는 종종 격리된 상태로 남아 있기 때문에 환자 기록을 임상의나 관련 전문가가 접근할 수 있는 단일 평생 기록으로 통합할 수가 없었다.
그는 “이 문제는 결과를 개선하고 오류를 줄이고 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EMR의 이점을 상당히 제한하고 있는 만큼 이를 해결해야 한다”며 “50여 년 전에 이미 언어의 상호운용성의 문제가 발견되었지만, 내 경험으로는 아직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국가는 없다”고 단언했다.
마이클 밀러 위원은 전 세계적으로, 의료 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기술적 문제는 의미(언어) 상호운용성 문제로 인한 격리된 환자 데이터의 어려움과 이로 인한 단일 통합 평생 환자 전자건강기록(EMR)을 생성할 수 없다는 의견이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 문제의 핵심에서 다양한 환자 기록 시스템에 걸친 ‘의미 보존’의 문제를 생각해 봐야 한다”며 “예를 들어 종양, 신생물, 종괴, 암종, 덩어리라는 단어들은 특정한 형태의 암을 앓고 있는 환자에게 무엇이 잘못되었는지를 묘사할 수 있고 모두 특정한 의미의 공통점을 공유하나 이 용어들이 정확한 동의어는 아니다”고 했다.
다시 말해 일부 일반적인 용어들은 진단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질병의 주요 증상인 덩어리 가리킨다는 것. 암종은 암보다 더 정밀한 진단이라는 진단 용어들 사이에서도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마이클 밀러 위원은 “의료 분야에서 많은 의사소통 문제는 관련된 사람들이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질 때 발생한다”면서 “컴퓨터 소프트웨어에서 단어가 범주를 정의하는 레이블과 같이 적절한 맥락 없이 사용될 때 문제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이어 “컴퓨터화된 환자기록 시스템에서 당뇨병과 같은 특정 질환을 가진 모든 환자들을 찾아내는 것이 점점 더 필수적이지만 단순히 단어가 어떤 경우에 발생하는지 기록을 검색하는 것만으로도 대부분 성공을 거둔다”며서 “다만, 그 외의 많은 경우에는 실패한다”고 설명했다.
‘당뇨병’이라는 단어를 사용해 검색을 하는 경우 정확한 단어를 사용해 진단을 기록한 환자만 발견할 수 있지 ‘당뇨병’이나 ‘NIDDM(비인슐린 의존성 당뇨병)’의 일반적인 축약으로 등록된 환자는 보지 못한다는 의미다. 여기에는 ‘당뇨병 의심’, ‘당뇨병 걱정’, ‘부모가 당뇨병을 앓고 있다’와 같은 다른 맥락의 단어를 기록에 포함하고 있는 환자도 포함될 수 있다.
이러한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 통제된 임상 용어들, 즉 코딩 시스템들이 개발돼 왔다. 세계보건기구 국제질병분류(ICD)의 경우 약 5만5,000개 용어, 국제보건용어표준개발기구는 SNOMED CT(Systemized Nomenclature of Medicine Clinical Terms) 약 45만 개의 개념(용어)을 사용 중이지만 그 어느 것도 전체 헬스케어 요건을 포함하지 못해 헬스케어 전 영역에 걸쳐 추가적인 어휘에 대한 필요성이 존재한다.
그렇다면 의료 분야에서 의미(언어)의 상호운용성이 왜 그렇게 중요할까?
고품질의 포괄적인 환자 데이터를 사용하는 것은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비용을 최소화하며 사망 및 심각한 부상으로 이어지는 오류를 줄이는데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마이클 밀러 위원은 미국에 기반을 둔 연구에 따르면 미국에서 신원 오류 또는 ‘잘못된 환자 오류’로 인해 매년 10만 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다.
또한 의료는 우리 경제의 가장 복잡한 부문 중 하나로 포괄적이고 정확한 환자 데이터를 생성하는 것은 근본적이 필수적인 요구사항이다.
지난 1968년 3월, Larry Wed 박사에 의해 ‘통합된 평생 환자 EMR–안내하고 가르치는 의료 기록’이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발표된 지 반세기가 넘었다.
불행히도, 현재까지 전 세계적으로 미화 1,000억 달러 규모의 시스템에 대한 전 세계적인 지출 이후 단일 통합 평생 EMR을 제공할 수 있는 국가는 아직 없다.
마이클 밀러 위원은 “전 세계 의료 시스템이 고령화, 수요 증가, 기대 수명 증가, 임상 직원 및 관련 전문가 부족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재정 지속가능성에 대한 문제에 직면해 있다”며 “UHC를 진전시키기 위해, 우리는 EMR이 제공하는 필요한 혜택을 수확하고, 결과를 개선하고, 비용을 절감하면서 포괄적이고 규제된 표준을 통해 보다 예방적인 의약품과 통합된 돌봄 시스템을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민호‧omh@kh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