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배경으로 휴머니즘 다룬 갱스터 초치
"할리우드 영화와 한국 블록버스터 영화 외에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좋은 작품을 통해 영화의 다양성을 찾고 싶었습니다. 작년보다 대중과 더 호흡할 수 있는 영화를 골랐죠. 특히 올해는 월드컵도 있는 만큼 독일과 아프리카에 친숙할 수 있는 영화를 소개할 예정입니다."
작년에 이어 올해 "KBS 프리미어"를 기획한 이관형 KBS PD의 말이다.
작년 극장과 TV 동시 개봉 프로젝트로 화제를 모은 "KBS 프리미어"는 올해 작은영화제 형태인 "KBS 프리미어 페스티벌"로 행사가 진행된다. 15일부터 롯데시네마 영등포관(21일까지)과 부평관(29일까지)에서 "화이트 마사이" "늑대의 제국" "오르페브르 36번가" "갱스터 초치" 등 4편이 국내 영화팬을 찾는다. 이 영화들은 올 여름께 KBS TV에서도 전파를 탄다.
이 중 남아공ㆍ영국의 "갱스터 초치(Tsotsi)"는 특히 KBS의 이런 기획 의도와 잘 조화되는 작품이다. 2006년 아카데미 최우수외국어 영화상을 받은 영화는 폭력에 찌든 "깡패" 초치(프리슬리 크웨니에개)가 아기를 통해 영혼이 순화되는 과정을 그린다.
남아공의 작가 아솔 푸거드의 동명 소설이 원작인 영화는 인종차별이라는 민감한 주제를 우회적이면서도 현실감 넘치게 그리고 있다. 가슴을 울리는 감동 스토리를 바탕으로 빈부의 격차, 에이즈, 소년 범죄 등의 심각한 병폐를 두루 다룬다.
폭력적인 아버지와 에이즈를 앓는 어머니로부터 도망친 초치는 요하네스버그에서 깡패 두목이 된다. 본명이 데이비드인 그는 남아공 원주민어로 깡패를 뜻하는 초치로 불린다.
그가 이끄는 일당은 지하철에서 살인을 하는 등 별다른 죄책감 없이 범죄를 저지른다. 그러다가 초치는 일당 중의 한 명을 두들겨 팬 후 무리를 떠난다.
방황하던 그는 부자촌의 흑인 여성을 상대로 차를 빼앗는다. 도주하던 도중 차 안의 갓난아기를 발견한 그는 직접 키우기로 결심하고 쇼핑백에 넣어 집으로 데려온다.
하지만 아기를 다뤄보지 못한 그는 좌충우돌하며 어려움을 겪는다. 기저귀 대신신문지를 동원하고, 연유가 묻은 아기 입에 개미가 들끓는 상황도 맞는다. 배가 고파서 보채는 아기를 위해 이웃집 여인을 총으로 위협, 아기 젖을 요구하기도 한다. 이 여인은 초치의 진심을 알고 연민의 정을 보낸다.
그러면서 초치는 아기를 "데이비드"라고 부르며 자신과 동일시하게 된다. 버림받은 자신의 어린 시절과는 달리 행복하게 키우기 위해 노력한다.
분유와 장난감을 구하기 위해 아기의 집에 다시 침입하기까지 한다. 이런 일련의 사건을 겪으며 초치의 폭력성은 서서히 무뎌져 간다.
개빈 후드 감독이 연출을 맡아 2005년에 제작됐으며 상영시간은 94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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