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보건의료인력종합계획 수립해 체계적 대응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간호사 처우개선과 간호인력 확충 필요성이 의료현장을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이를 해결 하기 방안으로 간호관리료 정상화 등 수가를 통한 보상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와 주목된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위원장 나순자, 이하 보건의료노조)과 대한간호협회(회장 신경림)는 5월 12일 오후 2시 삼성동 코엑스 컴퍼런스룸 300호에서 ‘코로나19 최전선 간호현장을 말한다-코로나19 이후 간호사 노동환경과 간호정책 개혁과제를 중심으로’ 보건의료정책 좌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현장 간호사들은 코로나19 대응과정에서 드러나 열악한 근로 환경의 원인을 높은 업무강도와 일상적인 간호인력 부족에 있다고 진단했다.
고지연 강동성심병원 간호사는 인력 부족이 가장 근본적인 문제라고 꼽았다.
고 간호사는 “높은 업무강도는 결국 퇴사로 이어지고 경력 간호사 자리는 신규간호사가 채우고 있다”면서 “경력자 부재와 교육의 부재는 인력 부족의 악순환을 불러온다”고 지적했다.
대구동산병원으로 긴급 의료지원을 다녀온 안수경 국립중앙의료원 간호사는 “간호사 2명이 환자 41명을 케어했다”면서 “더 이상 간호사들에게 사명감과 헌신만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 코로나19 이후 인력 충원으로 안전하고 적절한 치료가 가능하도록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진 주제별 토론에서 전문가들은 간호사들의 근로조건 개선을 위해서는 다양한 수가 정책 등이 결합된 종합적인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는 데 입을 모았다.
먼저 정재수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정책실장은 간호인력 확충을 위해 △처우 등 간호사 노동조건 개선 △과잉공급 병상 통제 △의료진 업무범위 표준화 △간호사 배치기준 상향 등을 제시했다.
정 실장은 “전국 1700여개 병원 중 531개 병원이 급성기 병원이고 이 가운데 실질적으로 2차 병원이 340개 정도가 되는데 모든 병상에 간호사를 다 채워야 한다는 것은 효율적이지 못하다”며 “반드시 필요한 곳에 우선 채워줄 방식이 필요하다. 340개 병원에 선순환 형태의 배치기준 강화 시범사업을 진행하자”고 제안했다.
그리고 정 실장은 “340여개 의료기관에 간호사 배치기준을 급격히 늘리려면 신규 정원 확대가 필요하고 다양한 수가 정책 등이 같이 결합되는 종합적인 설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신영석 보건사회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장기근속 간호사들을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제대로 된 보상이 우선한다는 입장이다.
간호사를 고용하는 의료기관에 많은 재원을 줘야 하지만 간호사 관련 수가는 입원료에 유일하게 포함돼 있고. 진료비는 하나로 묶여 구분이 안된다는 것.
신 선임연구원은 “입원료에서 간호관리료가 차지하는 비율이 25%로 이 부분이 적정한 것인지 회계 조사를 해보니 상당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특히 진료비에 들어가 있는 간호사 몫을 이야기하려면 모든 직역에 대한 것을 논의해야 하고 지금 현재 인력수 또는 간호대 정원수로 보면 시행하기가 어려운 점도 있는 만큼 단계적 정상화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그는 “우리나라만 의사대비 간호사 수가가 거의 4배 차이가 나고 일본만 봐도 2배도 차이가 나지 않는다”며 “의사, 간호사, 약사 등 모두 망라해서 어떻게 구조적으로 해결할 것인지에 대한 정책적인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의견에 보건복지부는 보건의료인력종합계획을 통해 대책을 마련한다는 생각이다.
홍승령 보건복지부 간호인력TF팀장은 “코로나19 사태가 우리 의료체계의 부족한 점을 그대로 드러냈다는 점에 깊이 공감한다”면서 “장기적 관점의 보건의료인력 종합계획을 만들어 체계적으로 보완 대책을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간호인력에 대한 문제는 의료이용량, 의료체계, 의료기관, 업무분장 등 여러 가지 문제를 함께 가지고 있어 종합적인 것을 함께 봐야 한다는 의미다.
끝으로 홍 팀장은 “코로나19 상황에서 간호인력체계를 더욱 강화해야 하는 방향설정이 필요하다”며 “위기를 대비한 고정적인 인력체계를 만들어가는 부분과 유동적으로 상시적 활용 체계를 만드는 데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