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저명한 의사들은 의사들이 제약업자와 의료기기회사들로부터 선물을 받으면 결국에는 환자들에게 손해를 끼칠 수 있는 만큼 의료업계의 선물을 받지 말도록 하자는 제안을 하고 나섰다.

하버드 의과대학의 데이비드 블루멘털 박사 등 11명의 의사는 25일자 미국 의학협회지에 발표한 성명에서 의과대학과 교육 병원이 먼저 이 같은 기준을 마련하고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만약 의료계 전반에 이 같은 조치가 취해지면 의사들의 일상생활이 변하게 되고 제약회사들의 지출도 줄어들게 될 것이라고 이 성명은 지적했다.

의료업계의 이해관계를 지난 수년간 연구해 온 블루멘텔 박사는 "이번 성명이
실천에 옮겨 질 수 있을 것으로 낙관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미국 법률은 의사들이 제약회사와 의료기기회사로부터 돈을 받고 특정 약물과
기기를 처방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으나 선물와 자문료에 대해서는 규제를 하지 않고 있다. 의사들은 자율적으로 마련한 윤리규정에서 "조그만 선물"은 인정하고 있다. 또 선물을 받았다고 처벌을 받는 경우도 매우 드문 것이 현실이다.

비록 일부이기는 하지만 의사들 중에는 제약회사와 의료기기회사로부터 자문료 명목으로 받는 사례비가 수입의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며 상당수 의사가 공짜 골프여행 등을 즐기고 있다.

구체적으로 위스콘신주의 한 저명한 의사는 의료기기 메이커로부터 8일간 자문
에 응하고 40만 달러를 받았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다.

의사들은 성명에서 일선 의사들이 전문적 지식을 바탕으로 처방을 한다고 자부하고 있으나 선물이 어떤 형태로든지 영향을 끼치는 만큼 선물을 받는 행위를 완전히 금지해야 한다고 결론을 내리고 있다.

이에 대해 미국 제약연구.제조업자협회의 켄 존슨 대변인은 제약업계는 자율적인 윤리규정을 가지고 있다면서 의사들의 선물받기 금지 규정 제정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존슨 대변인은 "우리는 의사들의 독립적 판단에 영향을 끼쳐서는 안된다는 원칙에 따라 간단한 식사대접과 샘플을 제공할 뿐"이라고 주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