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연사 부르는 비후성심근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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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연사 부르는 비후성심근증
  • 최관식 기자
  • 승인 2013.02.21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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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대병원 흉부외과 홍준화 교수 "수술로 장기생존율 크게 높일 수 있어"
수술로 치료 가능한 비후성심근증을 모르고 지내다 돌연사하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다. 대다수의 비후성심근증 환자나 가족, 심지어 일부 의사들까지도 수술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거나 막연한 두려움으로 확실한 치료방법을 찾지 못한 채 고통 받다 급기야 죽음에까지 이르는 안타까운 상황에 처해 있다는 것.

중앙대병원 심장혈관센터 순환기내과 김상욱 교수는 “비후성심근증 환자를 흉부외과에 의뢰해 심근절제수술 후 환자를 정기적으로 추적 관찰해 보면 증상의 호전이 뚜렷하게 있고 알코올 주사요법과 약물치료보다 수술적 치료가 나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미국 메이요클리닉에서는 연간 약 150∼200건의 수술이 시행되고 있는 반면 국내에는 수술이 잘 알려지지 않거나 수술 경험이 있는 흉부외과 의사가 많지 않아 수술이 치료로 추천되는 비율이 낮다.

▲ 정상 심장(왼쪽)과 비후성심근증 심장(오른쪽). 노란색 화살표는 혈액의 출구를 나타낸 것으로 비후성심근증 심장(오른쪽)에서 혈액의 출구가 매우 좁아져 있음을 알 수 있다.
흉부외과 홍준화 교수는 “비후성심근증으로 진단되면 베타차단제나 항부정맥제 등 적절한 약제를 우선 복용해야 하지만 증상이 호전되지 않고 두꺼워진 심장근육으로 인해 심장에서 피가 뿜어져 나가는 ‘혈액 유출로’가 폐쇄된 환자의 경우에는 수술적 방법으로 두꺼워진 심장 근육을 잘라내는 ‘심근절제술’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근절제수술은 가슴 앞쪽 한 뼘 이하의 작은 절개를 통해 대동맥 판막 아래쪽의 근육을 엄지손가락 크기 정도로 잘라내는 방법으로 평균 일주일 정도의 입원이 필요하고 2∼3주 후에는 일상생활이 가능하며, 최근의 연구에 의하면 증상을 호전시키는 것은 물론 부정맥, 급사의 위험을 줄여 장기생존율을 높이는 데 효과적이며 수술 성공률 또한 상당히 높은 편이다.

홍준화 교수는 “비후성심근증은 20∼30대 젊은층의 급사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데, 이 질환은 유전적 성향이 강하므로 직계 가족 중에 돌연사하거나 비후성심근증을 가진 사람이 있다면 가족 전체가 심장초음파 등의 정밀검사를 통해 질환 유무를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운동 중이나 운동 직후에 흉통이나 어지럼증, 맥박 이상이 느껴지거나 속이 울렁거리고 지나치게 숨이 차오르면 지체 없이 전문의를 찾아 비후성심근증이 진단되면 수술 여부를 심각하게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홍 교수는 또 “증상이 심하지 않거나 약물로 증상이 잘 조절되는 경우에는 굳이 수술을 하지 않는 것이 최선이지만,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생명이 위험할 수도 있다”며 “수술을 통해 최악의 상황을 피해갈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의 많은 환자들이 수술적 치료가 있다는 사실 조차 모른 채 돌연사에 이르는 안타까운 상황이 초래되지 않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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