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 안에서 조이니 밖으로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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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 안에서 조이니 밖으로 나간다?
  • 최관식 기자
  • 승인 2012.12.13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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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발한 M&A 경향과 해외진출 사례 등 감안할 때 글로벌 무한경쟁 진입 본격화

정부의 강력한 약가통제 정책이 위력을 발휘하면서 국내 제약산업환경이 글로벌 트렌드를 닮아가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다.

세계 최대의 의약품시장인 미국을 비롯해 유럽과 일본 제약계가 글로벌 인수합병을 활발하게 성사시켜 오던 경향에 비춰볼 때 그간 우리나라 제약계는 무풍지대나 다름없었다.

그 배경으로는 국내 제약사들의 경우 오너십이 강해 쉽사리 회사를 시장에 내놓으려 하지 않는다는 점과 함께 굳이 품목과 규모의 경쟁을 통하지 않더라도 정부가 높은 비용으로 카피약 가격을 보상해 주는 만큼 ‘아쉬운’ 게 없기 때문이라는 점이 꼽혀 왔다.

최근 들어 이같은 트렌드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업계의 자구노력도 활발하지만 정부도 M&A(인수·합병) 전문펀드 조성을 위해 내년도에 200억원의 예산을 마련하고 M&A 기업 통합품목의 약가 우대 조치 등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불과 16건의 M&A가 이뤄졌던 국내 제약업계에 지난 1년간 7억6천만달러 규모의 27개 M&A 거래가 성사됐거나 진행 중이다. 가까운 중국과 일본, 인도가 같은 기간 각각 233건, 117건, 182건의 M&A를 성사시킨 것과 비교하면 아직 미미한 수준에 그치고 있지만 확 달라진 경향을 짐작하기엔 충분한 수준이다.

품목 M&A 및 지분투자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동아제약은 2010년 세계적 다국적 제약회사인 GSK로부터 1억2천600만달러 규모의 전략적 지분투자를 이끌어 낸 바 있다. 또 녹십자도 올해 150억원 규모를 투자해 면역세포치료 전문회사 이노셀의 최대주주가 됐으며 일동제약 지분도 꾸준히 사들이고 있다.

국내 제약계에서 최근 가장 큰 화제라 할 수 있는 것은 미국계 제네릭제약사 알보젠의 근화제약 경영권 인수다. 알보젠은 1천억원 규모를 투자해 총 지분의 50.5%를 확보하며 한국시장 진출 교두보를 확보했다.

한국콜마도 지난 2월 비알엔사이언스(전 보람제약)를 220억원에 인수해 콜마파마로 사명을 변경했다.

또 지난 9월 제넥신 지분 19.7%를 인수해 2대주주로 등극했던 한독약품은 사노피아벤티스와 결별 이후 사명을 ‘한독’으로 바꾸고 토털 헬스케어기업으로의 전환을 천명했다.

한독약품은 12월14일 오후 3시 한독약품빌딩 컨벤션홀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사명 변경과 아울러 이사 선임 등의 안건을 다뤘다.

한독약품은 이번 임시주총에서 IMM프라이빗에쿼티㈜ 대표이사인 송인준 씨를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했다. IMM프라이빗에쿼티㈜는 한독약품에 570억원을 투자해 30%의 지분을 확보, 2대주주로 참여한 회사이자 알보젠이 근화제약을 인수하는 과정에 관여했던 회사이기도 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독약품은 글로벌 제네릭 1위 기업인 이스라엘 국적의 테바사와의 합작회사 설립 루머가 업계 주변에서 꾸준히 떠돌고 있다.

최근 몇 가지 사례만 놓고 볼 때 국내 제약계가 더 이상 M&A 무풍지대가 아니라는 점을 짐작할 수 있음은 물론 활발해진 해외진출 동향 등을 감안하면 글로벌 무한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여지를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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