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줄기세포가 치매 예방과 치료에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발표됐다.
서울의대 서유헌 교수팀과 알앤엘바이오 줄기세포기술원 라정찬 박사팀은 정맥 내로 투여한 사람지방줄기세포가 혈액뇌장벽(BBB)을 통과해 뇌로 이주했음을 확인하는 한편 알츠하이머 모델동물의 학습, 기억능력 및 신경병리 기능이 크게 향상됐음을 확인했다.
특히 그 메커니즘에 항염증과 신경보호 작용이 있는 IL-10 및 신경영양인자 상향 조절이 관여됐음을 확인했다.
이 연구결과는 세계적인 의과학 학술지인 PLOS One 9월26일자 온라인에 발표됐다.
연구팀은 치매가 유발되도록 형질전환된 알츠하이머 모델생쥐에게 생후 3개월령부터 10개월령에 이르기까지 2주 간격으로 사람지방줄기세포를 정맥투여 후 생체 추적을 위해 형광 표지한 세포 신호의 체내 분포를 조사한 결과 후각망울을 제외한 모든 뇌 부위에서 형광신호가 검출됨으로써 정맥 내로 투여한 지방줄기세포가 뇌로 이주했음을 확인했다.
지방줄기세포의 치매 치료 효과를 기능적으로 평가한 행동검사 및 병리분석 결과 줄기세포를 투여한 알츠하이머 모델의 공간 학습 능력이 거의 정상 수준 정도로 향상됐으며 뇌 조직에서 관찰되는 신경반 숫자도 크게 감소했음을 확인했다.
또 뇌세포 파괴의 원인물질인 베타아밀로이드(Aβ) 및 C단 단백질 (APP-CT) 수준이 줄기세포 투여에 의해 유의적으로 감소됐다. 이는 줄기세포가 이들 독성 단백질들을 분해하는 효소(neprilysin)의 증가를 유도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뇌에 생착된 지방줄기세포는 해마 부위의 내인성 신경전구세포 및 주변 세포의 증식 및 신경분화를 유도했으며 시냅스 및 수상돌기 안정성을 크게 향상시킨다는 결과도 확인했다.지방줄기세포가 여러 가지 항염증인자 및 신경성장인자, 특히 IL-10의 발현을 현저히 증가시켜 뇌신경세포사멸을 억제함으로써 치매를 예방할 수 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서유헌 교수는 9월27일 조선호텔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안전하고 면역거부반응이 없고 윤리적인 문제가 전혀 없는 자가지방줄기세포의 정맥 내 주사를 통해 현대인의 대표적인 난치 질환인 치매를 정복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 것을 의미 있게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어 “현재 서울의대에서 임상윤리심의를 신청 중에 있다”며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시험에서도 효과가 확인된다면 치매치료의 혁명적인 결과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동물실험 결과는 말기치매는 어렵겠지만 초·중등도의 치매나 경도인지장애(MCI)에서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그는 덧붙였다.
연구팀은 올해 안에 인체를 대상으로 하는 임상시험을 거쳐 2016년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