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분업 이후 감기나 소화불량 등 가벼운 질환으로 병의원을 찾는 사람이 크게 늘었다는 보고가 나왔다.
중앙대 의약식품대학원 정종호씨(한국경제신문 건강담당 기자)는 석사학위 논문 "일반의약품 활성화를 통한 건강보험재정 절감과 국민편익 증진방안에 관한 연구"에서 감기, 복통 등 이른바 "경미한 질환"으로 병원을 찾는 비율은 의약분업 전인 지난 2000년 상반기 5.4%였으나 2007년 5월 현재 67.4%로 크게 늘었다고 9일 밝혔다.
이번 연구에 따르면 2007년 5월 10~19일 인터넷을 통해 일반 국민 5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가벼운 질환이 생겼을 때 의료 이용 행태는 "의료기관 이용"이 67.4%로 가장 많았으며 다음으로 "약국에서 일반의약품 구입"이 30.4%, "그냥 참음"이 2.2% 순이었다.
그러나 지난 2001년 한국보건사회원 조사에서 의약분업 이전인 2000년 상반기에는 "의료기관 이용"이 5.4%에 불과했으며 의약분업 직후인 2000년 11월 25.7%로 급증했다. 같은 조사에서 의약분업 이전에는 상당수(57.6%) 환자들이 "약국에서 조제해 복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정종호씨는 "의약분업 이후 아프면 으레 병의원에 가서 치료해야 한다는 인식이 일반화됐고 1회 외래진료 이용 시 환자 본인이 부담하는 평균 금액(진료비+약값)이 우리 경제수준에 비해 높지 않아 가벼운 질환에도 병의원을 지나치게 찾는 의료이용 행태가 자리잡았다"며 "경미한 질환에 지나치게 의료기관을 많이 이용함으로써 건강보험재정이 과다 지출되고 이에 따라 암과 같은 중증 질환에 투입될 보험재원이 줄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정씨는 "인식과 제도 개선을 통해 일반의약품 이용이 활성화되면 시간과 비용이 절감될 수 있을 것"이라고 대안을 제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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