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고지혈증 안전지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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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고지혈증 안전지대 아니다
  • 박현
  • 승인 2006.09.13 17: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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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지혈증환자 78%가 고혈압, 당뇨, 대사증후군 질환 동반
웰빙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고조되고 서양에 비해 고칼로리 및 고열량 음식의 섭취가 적다고 자부하던 우리나라가 더 이상 고지혈증에 있어서 안전지대가 아님이 밝혀졌다.

한국지질 동맥경화학회 (이사장 서울대의대 순환기 내과 박영배 교수)는 우리나라 고지혈증환자의 78%가 고혈압, 당뇨병, 대사증후군과 같은 심혈관계 관련 동반질환을 갖고 있으며 전체 환자의 38%만이 각 심혈관계 위험 요인에 따라 정해지는 치료 목표치에 도달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했다.

이는 전국 5대 도시의 주로 의원에서 고지혈증 치료를 위해 스타틴 제제를 복용하고 있는 환자 1천945명의 진료기록 카드를 분석한 결과이다. 스타틴 제제는 간에서의 콜레스테롤 합성을 차단해 주는 약물로 고지혈증 치료를 위해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쓰이고 있다.

이 결과에 대해 한국지질 동맥경화학회 신현호 교수 (성균관의대 제일병원 순환기 내과) 는 “고지혈증과 함께 고혈압, 당뇨병은 뇌·심혈관 질환을 야기하는 주요 위험 질환이다. 이들 질환을 동시에 갖고 있는 환자는 뇌졸중이나 심장마비, 돌연사 등의 심혈관질환의 발생위험이 단일 질환을 갖고 있을 때보다 10~14 배 높다. 더욱이 콜레스테롤 수치가 1mg/dl 올라갈 때마다 심장병의 발생위험은 2∼3% 증가한다는 것을 고려할 때, 이와 같이 여러 질병에 노출된 고위험군의 환자들이 고지혈증치료를 위해 약물을 복용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치료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은, 여전히 환자들이 심각한 심혈관계질환에 대한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것이다 " 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환자들이 콜레스테롤 조절에 실패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서는 직접적으로 조사하지 않았다. 그러나 학회는 가장 주된 이유로서 국내 건강보험 고지혈증 약물치료 급여지침이 의사들의 적극적인 고지혈증치료를 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국내 보험기준은 심혈관질환이나 당뇨병 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LDL 콜레스테롤이 아니라, 총 콜레스테롤수치를 기준으로 하고 있으며 위험요인에 따른 치료 목표치가 제시되어 있지 않다. 또한 위험요인에 대한 정의를 "심근경색증의 기왕력, 허혈성 심질환, 고혈압, 당뇨병"으로 제한하고 있어 심혈관질환의 고 위험군에 대해서만 좀 더 치료의 적극성을 인정하고 있는 셈이다. 세계적 고지혈증 치료 기준으로 인정되고 있는 미국 국립 콜레스테롤 교육프로그램 (NCEP ATP-III) 에서 "흡연, 낮은 혈중 HDL 콜레스테롤, 가족력, 연령" 등을 심혈관계질환의 위험을 야기할 수 있는 위험기준으로 제시하고 이 중 2개 이상의 위험요인이 있을 때부터 더 적극적인 치료를 권장하고 있어, 우리나라 보험기준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또한 환자들의 생활습관 역시 고지혈증 관리의 실패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기 위해서는 약물치료와 함께 적절한 생활요법이 병행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조사에 참여한 고지혈증 환자 절반 이상(53%)이 운동부족이었으며 43%는 비만이었고, 남성환자의 경우 절반(50%)이 흡연을 하고 있었다.

한국지질 동맥경화학회 김광원 교수(성균관의대 내분비 내과)는 “고지혈증환자들에게는 약물 치료와 함께 식이요법이나 운동과 같은 생활요법도 함께 권고하고 있지만 일상생활에서 이러한 지침을 환자들의 자발적인 관리 하에 지켜가는 것은 기대하기 어렵다. 따라서 약물치료가 병행되어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고지혈증치료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스타틴계 약물은 간에서 합성되는 콜레스테롤은 차단하지만, 음식물 속에 들어 있는 콜레스테롤의 흡수를 막지는 못하는 한계가 있다. 최근에는 간에서 콜레스테롤의 합성을 차단할 뿐만 아니라, 음식을 통한 콜레스테롤 흡수까지 차단하는 복합약물의 효과가 단일 약물보다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데 효과적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다수 발표되고 있다” 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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