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개협 산하 보험정책단 8월 발족…수가 관련 정책 개선방안 연구 등
내년 1월 중에 공급자·수요자·정부 등 모두 참여하는 공청회 통해 논의
일명 요양급여비용계약 또는 수가협상이라 불리는 환산지수협상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적절한 새 수가정책 기준을 마련하기 위한 개원가 주도의 공청회가 열릴 전망이다.
의원 유형뿐만 아니라 각 공급자단체 유형별 대표들을 비롯해 수요자, 정부, 시민단체 등이 모두 참여하는 공청회로 꾸리는 게 목표다.
이를 통해 유형별 공급자단체들의 협력 거버넌스를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대한개원의협의회(회장 박근태)는 10월 13일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2024년 제34차 추계연수교육 학술세미나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앞서 대개협은 8월 16일 강창원 단장과 안영진 부단장을 주축으로 각과 의사회 보험담당 임원들이 모여 ‘대개협 보험정책단’을 발족했다.
대개협은 정책단 발족을 계기로 의협으로부터 협상 권한을 위임받아 2026년도 환산지수협상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할 예정이다.
박근태 회장의 주장에 따르면 현재의 환산지수협상에서 사용되는 SGR 모형은 산출 결과에 대한 실효성의 문제가 제기되고 있고, 적용기준 시점이나 사용된 거시지표 등에 따라 목표 진료비 산출방식의 타당성 및 진료비 관리 기능 미흡 등의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실제로 국민건강보험공단은 객관적 근거자료의 부재 및 그동안의 환산지수협상 시에 이용한 모델의 한계로 인해 매년 협상이 끝나면 새로운 모형을 도입하겠다고 하고 있으나 기본적으로 SGR 모형이 여전히 사용되는 실정이다.
박근태 회장은 “건보공단 재정운영위원회에 공급자인 의료단체가 배제된 상태의 환산지수협상은 기울어진 운동장일 뿐”이라며 “협상 직전까지도 재정 규모 및 결정 근거를 공개하지 않고 협상에 임하라는 것은 상대바을 협상 대상자로 인정하지 않는 태도”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협상이 결렬돼도 건보공단은 아무런 불이익이 없지만, 공급자인 의료계는 처음에 건보공단 측에서 제시한 수가 이하로 정해지는 관례에 따라 큰 피해를 받고 있으며, 이를 객관적으로 중재할 조정위원회도 없어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가 일방적으로 최종 결정을 통보하는 불합리한 구조라는 게 박 회장의 지적.
이에 대개협은 자료조사 및 분석을 통해 원가 이하인 수가의 문제점을 비롯해 적절한 수가정책 기준을 선제적으로 제시하기 위해 보험정책단을 발족하기에 이른 것이다.
앞으로 정책단은 건보공단뿐만 아니라 보건복지부, 기획재정부 등에 수가인상 요구안 제출, 관련 예산편성, 합리적인 협상 진행 등을 요구할 방침이다.
특히 올해부터 적용된 소위 ‘행위유형별 환산지수 쪼개기’에 강력히 반발한 대개협이다.
강창원 단장은 “상대가치를 건드려야 할 할 부분을 환산지수 계약에서 차등적으로 조정하겠다는 것을 어불성설”이라며 “행위유형별로 보상이 불공정하다면 상대가치 쪽에서 해당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불공정하고 불합리한 환산지수협상의 구조적 문제점을 객관적으로 지적하고 개선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대개협은 내년 1월 중에 모든 공급자단체들과 정부, 수요자 등이 한자리에 만나는 공청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박근태 회장은 “의협 의료정책연구원 및 보험국 등과 협력해 장기적인 수가정책 개선방안의 연구개발 및 지속 가능한 수가모델을 선제적으로 제안하고 다른 보건의료단체들과 함께 재정 순증을 위한 협력 거버넌스를 확립할 것”이라며 “내년 1월에 공급자, 수요자, 정부, 시민단체, 의료계 각 직역 대표 등이 모두 함께하는 공청회를 열겠다”고 공언했다.
즉, 의원 유형을 대표하는 대개협 외에 병원 유형의 대한병원협회, 치과 유형의 대한치과의사협회, 한의 유형의 대한한의사협회, 약국 유형의 대한약사회 등과 머리를 맞대겠다는 의미다.
강창원 단장은 “각과 의사회들과의 지속적인 회의 및 정부·수요자 측과의 만남을 통해 의견을 수립해 보험정책단의 취지를 이어갈 것”이라며 “각 보험정책 사안별로도 시기적절한 대응을 해 의료계의 협조와 공감대를 이끌어내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대개협은 개원면허제와 혼합진료 금지 즉, ‘필수의료정책패키지’는 필패(必敗)할 것이 뻔하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했다.
전문가를 기만하고 국민을 무시한 필수의료정책패키지는 애당초 의대정원 증원 발표의 파장을 무마하기 위해 급조한 정책이라는 이유에서다.
박근태 회장은 “혼한진료 금지와 개원면허제는 개원가의 피부에 가장 크게 와닿는 정책들인데, 시행된다면 지역의료와 필수의료를 살리기는커녕 향후 대한민국 의료서비스를 퇴행시킬 것”이라며 “필수의료정책패키지는 의료 현장 및 전문가의 목소리를 전혀 반영하지 않은, 전문가를 기만하고 국민건강을 무시한 포퓰리즘 정책이자 급조한 정책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라고 규정했다.
그는 이어 “명실상부 대한민국 각과 개원의 단체의 대표 협의회로서 현 정부의 밀어붙이기식 졸속 정책 추진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며 “필수의료정책패키지 추진을 당장 멈추고 원점으로 돌아가 전문가인 의사들의 의견과 자율성을 존중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