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가입 대상과 특례 적용 대상 등 구체적 내용 논의 진행 못하고 있어
의료사고처리특례법 제정안의 종합보험공제 항목과 관련해 의료계와 환자·소비자단체 간 이견이 커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이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보건복지부 의료기관정책과 관계자는 의료개혁특위 의료사고안전망 전문위원회 논의 상황과 관련해 8월 7일 전문기자협의회 취재에서 “지난 2월 정부가 발표한 의료사고처리특례법 제정안 초안 중 종합보험공제와 관련한 이견을 좁히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의료안전사고안전망 전문위원회는 8월 1일 회의에서 의료분쟁 조정 혁신방안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고, 8월 중 환자·소비자단체, 의료계, 법조계 등이 참여하는 정책토론회 등을 거쳐 8월 말까지 최종안을 의료개혁특위에 보고할 예정이다.
지난 2월 정부가 발표한 의료사고처리특례법 제정안 초안에 따르면 종합보험공제란 발생한 피해 전액을 보상하는 보험으로, 의료인이 의료행위를 하는 과정에서 의료과실로 환자에게 상해가 발생했다 하더라도 공소를 제기할 수 없고, 특히 응급환자에 대한 의료행위·중증질환·분만 등 필수의료행위 과정에서 환자에게 중상해가 발생했다 하더라도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또 종합보험공제에 가입하면 필수의료행위를 하던 중 환자가 사망하게 되는 경우에도 형 감면을 적용받을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의료기관정책과 관계자는 “종합보험공제 제도를 제대로 도입하려면 누구를 가입시켜야 하는지 등 구체적인 것을 정해야 하는데 관련 논의는 매주 진행 중이지만 아직 구체적인 내용 논의에 이르지는 못했다”며 “의료인들의 보험 가입을 의무화하려면 민형사상 부담 완화 등 인센티브를 줘야 하는데 환자단체의 반대가 커 아직도 (원론적인)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환자·소비자단체는 특정 직역(의사)에 특례를 줘서 (의료사고 발생 시) 환자의 재판을 제기할 권리를 뺏어서는 안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는 것이다. 즉, 보험에 가입했을 때 소환을 늦추거나 수사를 좀 덜 받게 하는 등의 편의를 넘어 (환자의) 소 제기를 아예 막아서는 안 된다는 것.
의료기관정책과 관계자는 “이런 부분들에 대해 의료계와 환자·소비자단체 간 이견이 커 논의를 계속 진행 중이며, 양측 주장에서 합의점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라며 “풀기 어려운 문제지만, 다행인 것은 어렵다고 해서 뒤로 미뤄두고 있는 것이 아니라 해결을 위해 계속 논의를 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낙관했다.
그는 이어 “보험 가입 의무화가 되면 의료분쟁조정법을 개정하거나 의료사고처리특례법을 제정하는 등 고쳐야할 것이 너무 많다”며 “의료기관 운영자를 보험가입자로 할 것인지, 아니면 의사 개인을 대상으로 할 것인지, 또 간호사를 포함시킬 것인지, 필수의료만 대상으로 할 것인지 여부 등 구체적인 내용들도 정해야 하는데 아직 여기까지 논의가 이르지 못했고 보험 제도를 도입했을 때 어떤 문제가 있고 어떤 논의를 해야 하는지를 리뷰하고 있는 정도”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보험제도 도입 시 민간보험사에 맡길지 공제조합을 새로 만들지도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는 것.
이런 상황에서 보건복지부는 실무적인 검토를 계속 진행, 이달 말경 발표 예정인 의료개혁특위 1차 과제에 조금이라도 진전된 내용을 넣기 위해 노력 중이다. 하지만 1차 과제에 포함됐다 하더라도 언제까지 법 개정 혹은 제정을 하겠다는 등의 구체적인 내용은 빠질 수 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그 외에 환자대변인제 등은 예산만 있으면 진행할 수 있는 내용이어서 큰 어려움은 없다는 입장이다.
